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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느긋한 미국, 조급한 북한, 안달난 한국, 비핵화 삼국지 - 핵도 보유하면서 남북경협 하고 싶은 金, 도와주려는 文, 수를 읽은 트럼프 - 김정은 편들면서 대북제재 완화 요구한다면 또 한 번의 '문재인 굴욕' 당할 …
  • 기사등록 2018-09-23 10:15:49
  • 수정 2020-05-28 15: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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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비핵화 3국지. 좌로부터 김정은,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KCNA, 백악관, 청와대 via WT DB]


[또다시 보낸 김정은 친서; 북한은 조급하다!]


김정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또다시 친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만큼 조급하다는 의미이다.


김정은의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으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북한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에는 남북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북한이 핵 사찰(nuclear inspection)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김정은 친서에 담긴 비공개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돼 온 ‘핵 사찰’은 핵무기와 핵물질, 핵시설 등을 신고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직접 검증하는 과정을 뜻한다. 북한이 이런 의미의 핵 사찰에 합의했다면 트럼프가 종전선언의 대가로 김정은에게 요구해온 핵 신고서 제출에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입장을 잘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인 김정은의 속 마음이다.


김정은은 하루빨리 대북제재를 완화시켜야만 한다.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경협을 이루려면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완화 또는 해제 조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승인없이 남북경협을 시도할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은 미국과의 1차례 정상회담, 한국과의 3차례 정상회담을 내부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연히 북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북한전문 매체들에 의하면 미국과 한국과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졌으면 당연히 북한에 뭔가 떨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은 스스로도 북한 내부에 ‘이제는 경제발전’이라고 수차례 광고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회담 이후의 경제적 성과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경제적 성과가 나는 시기를 무작정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장마당과 돈주들의 태도도 심상치 않다.


김정은으로서는 하루빨리 ‘경협을 통한 북한 경제 살리기’를 해야만 하는 시점이다.


그렇다고 핵을 모두 내어주면서 경제적 성장을 이루려 하지는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핵을 일정 부분 내어 줄 수는 있으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핵우산 제거와 맞물려야 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결국 ‘미국이 없는 남조선’, 곧 미군이 철수된 남한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김정은의 통일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김정은의 의지와 미국의 비핵화전략이 충돌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김정은은 어떤 방법으로든 미국을 적당히 속여 대북제재를 해제하려 할 것이다. 김정은은 그렇기에 조급하다. 대북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되어야 그 다음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정은과 보조맞추기, 한국은 안달이 났다!]


평양정상회담에서의 문재인·김정은 케미는 남달랐다. 문 대통령은 심지어 김정은이 말한 ‘미래의 핵’ 해제조치에 대해 미국이 이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주제넘은 소리까지 했다.


25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 문재인 청와대는 평양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집행에 안달이 나 있다.


김정은의 요구나 당부를 속히 해결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무너지는 경제를 덮을 수 있는 카드는 남북관계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후속조치가 분명한 성과가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평양선언에서 북한에 약속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김정은의 서울방문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지율 60%를 유지하면서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탄핵’을 통해 만들어진 정권이다. ‘촛불이 만들어 준 정권’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 촛불이 탄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중도세력의 지지, 심지어 보수우파 일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문재인 정권이 안정적으로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남북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해야만 한다.

그 분기점이 이번 평양정상회담이었다.


그렇기 떄문에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성과물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이 결국 문재인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모멘텀이 된다.


그러니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떄문에 NLL과 DMZ의 과감한 포기까지 하면서 평양선언을 이끌어 낸 것이다.


만약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엄청난 암초를 만나게 될 것이다.


[김정은 조급증 확인한 미국, 여유만만!]


전쟁이나 싸움은 항상 급한 사람이 지도록 되어 있다.

미국은 지금 김정은과 문 대통령의 심리를 읽고 있다.


예전같으면 김정은의 친서를 받았으면 즉각 대응했을 것이다. 곧바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을 결정한다든지 다른 행동이 뒤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미국은 분위기를 잡았다.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뭔가 이루어진 결론’이 아닌 ‘이루어질 듯한 예고편’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이은 김정은의 친서를 받고도 의례적인 칭찬을 하기는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바로 그것이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는 하지만 앞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코멘트로 지금 서두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아마도 다가올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읍소해도 그 자리에서 쉽게 결론을 내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언질만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2일(현지시각)에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VOA를 통해 분명히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언명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여유만만이다.


미국은 여유를 가지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대응하겠다는 것이고 북한이 변죽만 울리지 말고 핵리스트 제출 및 ‘과거의 핵’에 대한 폐기 조치없이는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변죽이 아닌 본질을 이제는 확실하게 건드리겠다는 의미가 지금 미국이 갖고 있는 생각인 것이다.


그렇기 떄문에 이번 미국을 방문하게 될 문재인 대통령은 적당히 북한 편 들어주려 해서는 큰 창피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미국 간다면 우리는 또한번의 ‘문재인 굴욕’을 바라보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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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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