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돋보기]또 속아달라는 金, 또 속아주겠다는 트럼프. 비핵화는? - 대화의 문 다시 연 미국, 실질적이며 강력한 비핵화 행동 北에 요구할 것 - 北 지금도 핵무기 생산중, 핵무기 감추려 새 건물짓고 숨기려 해 - 김정은, 비핵화 의사 있다면 당장 핵시설 가동 중단하고 미국 속이려들지 …
  • 기사등록 2018-09-12 08:56:25
  • 수정 2020-05-28 15:27:03
기사수정


▲ 좌로부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트럼프대통령 트위터, KCNA]


[미국에 고개 숙이며 “또 한번 속아달라”고 다시 대화를 구걸하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이 확인되었다.


지난 6일 판문점에서 열린 전사자 유해 추가 발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북장성급회담에서 미국측에 건네졌고 7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 김정은 친서의 핵심 내용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사과를 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방북하여 미북정상회담을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친서에서 폼페이오 4차 방북을 취소하게 만든 김영철의 서한은 자신이 확인하지 못해 생긴 불찰이라 양해를 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곧 지난 달 하순 김영철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호전적인 내용의 서한’에서 “북한에 새로운 것을 줄 게 없다면 평양 문턱을 넘을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김영철이 어떤 편지를 보냈는지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편지 내용을 정확히 보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양해를 구한 것이다.


북한의 체질상 김정은 자신이 확인도 안하고 폼페이오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고개를 숙인 것은 김영철의 서한으로 인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해 버리자 북한측도 당황했다는 것이고, 사실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북한측의 벼랑끝 전술을 이번에도 미국이 오히려 역으로 사용하자 북한이 또 고를 숙이게 된 것이다.


지난 6.12미북정상회담 추진 당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후 고개를 숙인 김정은의 데자뷰를 보는듯하다.


결국 대화의 모멘텀도 이어가고 또 시간을 벌어보자는 북한의 속셈이 이번 김정은 친서에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 친서에서는 비핵화 추진을 재확약하면서 기존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보다 구체화된 핵 신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핵시설 신고·사찰 약속 후 종전선언, 그리고 신고·사찰”의 단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이 친서에서 제안한 진전된 비핵화 구상이라는 것이 미국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구상 정도로도 환호를 지르며 ‘북한 비핵화의 문이 열렸다’고 손바닥을 치지만 미국의 생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즉, “핵시설 신고·사찰 약속 후 종전선언” 정도의 제안같은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없는 약속만으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실행할 수 있겠는가의 문제이다.


그리고 북한은 이러한 논의를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북간에 교착된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오해를 풀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방북해 논의해 주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다시 한 번 속아 달라”는 요청을 한 셈이 된 것이다.


[“또 한번 속아줄 수도 있다”는 트럼프]


김정은이 보낸 친서에 대해 미국의 외교안보라인 핵심들은 침묵을 지키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환하게 웃으면서 김정은을 치켜 세웠다.


“또다시 속아 주겠다”는 의사 표시인 것이다.


오늘 우리나라 언론들은 일제히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11월 중간 선거 이전인 10월 하순 워싱턴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를 위해 수일내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게 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미국, 북한에 대해 대화조건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 높아]


그러나 정작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를 통해 ‘이른 시일내에 방북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위해 북한과 사전 협상을 하게될 것이고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방북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이를 위해 해리해리스 대사가 직접 나서 판문점에서 북측과 협의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 진다.


중요한 것은 사실상 대화를 중단했던 미국 정부가 다시 대화할 수도 있다는 문을 빼꼼하게 열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로 보면 분명히 “또 다시 속아줄 수 있다”는 의미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함께 2차 미북정상회담을 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차 회담과는 상황이 많이 다른 것은 이번에는 중간선거 직전에 열리기 때문에 분명한 성과가 담보되지 아니하면 차라리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2차 미북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이전에 열게 된다면 이제는 북한 비핵화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말의 성찬이 아닌 실질적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은 친서에서 제시한 안이 아닌 훨씬 높은 수준의 비핵화 조치들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수준을 북측이 받아 들이지 아니하면 2차 미북정상회담은 더 늦춰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국이 이번에 반드시 받아내야 할 비핵화 조건은 ‘성실한 핵 리스트 제출’과 ‘핵탄두의 일부 반출’이다.


여기서 ‘성실한 핵리스트 제출’이라 표현한 것은 북한이 구두로 미국 측에 제시한 핵탄두의 숫자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북대화를 진행하면서 20개 정도의 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한마디로 얼토당토한 숫자이다.


미국 정보당국이 분석한 바로는 66개 정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핵에 대한 최고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도 북한이 최소 25~30개 정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 10일 미국의 NBC방송이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관리 3명을 인용해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들을 감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2018년 올해에만 핵무기를 최소 5~8개 정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보당국도 올해 6개 정도의 핵탄두를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러한 수치들과 전혀 맞지 않은 북한의 핵 리스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책상에 놓여 있는 것이다.


미국측의 요구는 간단하다.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의 길을 가기 원한다면 당장 핵관련 시설들의 가동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숨기려는 짓 역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미국이 파악하고 있음에도 또다시 환하게 웃어주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여기에 대해 최근 별세한 존 맥케인 상원의원 후임으로 신임 상원군사위원장으로 취임한 제임스 인호프 의원은 “위협에 곧바로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북한은 과연 얼마나 더 미국을 속일 수 있을까?

두고볼 일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3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장 추부길 편집장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