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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존재감 완전히 상실한 러시아 해군, “웃음거리로 전락한 러시아 잠수함” - “러시아의 자존심이 농락당하고 있다!” - 러시아 해군은 이미 소멸 상태, 존재감 사라졌다! - 사실상 멸문지화에 이른 흑해함대와 발틱함대
  • 기사등록 2025-10-15 11: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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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자존심이 농락당하고 있다!”]


“푸틴의 해군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의 러시아 해군을 가리켜 나토가 하는 말이다. 그만큼 러시아 해군은 이미 무력화되었으며, 해군을 통해 나토를 공격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중해에 남은 마지막 잠수함이 기름 유출로 돌연 부상한 후 예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해군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영국의 BBC는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잠수함 중 하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을 부인한 가운데,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3일에 러시아 해군 함대의 상태에 대해 ‘절름거리고(limping) 있다’며, ‘가장 가까운 곳의 기계공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조롱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나토는 지난 9일 “프랑스 해군 구축함이 영국 해협(English Channel)이 시작되는 프랑스 서부의 브르타뉴 지방 근처에서 수면으로 떠오른 러시아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영국 군함과 헬리콥터가 이 해협을 지나가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네덜란드 당국은 11일, “잠수함이 북해에서 견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러시아 잠수함은 이후 흑해 함대 소속의 디젤 추진 공격형 잠수함인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로 확인됐다. 2014년에 취역한 이 잠수함은 칼리브르(Kalibr)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고, 승조원은 50명, 길이는 약 70m다.


이 잠수함과 관련해 스위스 밀리터리 리뷰의 국방 전문가이자 편집장인 알렉상드르 바우트라베르스는 “이 디젤-전기 잠수함이 비교적 현대적”이라면서 “고장이 잦았던 1940년대와 1950년대 잠수함과는 수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별로 정교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보로시스크함 등의 킬로급 잠수함은 러시아 함대에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기보다는 대량 생산을 목표로 설계되었다”면서 “러시아는 이 잠수함들에 비밀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잠수함들을 많이 수출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매체인 프랑스24는 “노보로시스크는 최신형 킬로급 모델 중 하나이며, 2014년 8월에 취역했다”면서 “이 잠수함은 2024년 9월에 러시아 흑해 함대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해군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뤼테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나토 행사에서 “러시아 잠수함 노보로시스크의 문제는 한마디로 러시아 해군의 비참한 상태를 상징하는 사례”라면서 “지금 사실상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존재감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장 난 잠수함 한 척만이 외롭게 순찰을 마치고 절름거리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면서 “1984년 톰 클랜시의 소설 ‘붉은 10월을 찾아(The Hunt for Red October)’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기계공을 찾아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서 뤼테 나토 사무총장이 말한 ‘붉은 10월을 찾아’라는 소설은 1990년 동명(同名)의 영화로도 개봉된 바 있는데, 소설은 냉전 시절 소련의 최신형 핵추진 잠수함 ‘붉은 10월(Red October)’의 선장과 승조원들이 미국 망명에 나서고, 미ㆍ소 양국이 긴장 속에 이 잠수함을 추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술적 결함 적극 부인하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잠수함의 예인과 관련해 러시아 해군은 이 잠수함의 기술적 장애를 적극 부인하면서 지중해 작전을 마치고 귀항하는 항로에서 국제 항행 규정에 맞춰 영국 해협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매체인 모스크바타임스는 14일, “러시아 해군은 지난주 프랑스 해안에서 잠수함 한 척이 기술적 문제에 부딪혀 강제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주장을 13일 부인했다”면서 “프랑스 해군이 스텔스 디젤-전기 공격 잠수함 노보로시스크가 지난 9월 말 지브롤터 해협에서 연료 누출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은 완전한 가짜뉴스이며, 국영 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노보로시스크호는 아무런 고장도 없었고 지중해에서 계획된 배치에서 돌아오는 길에 국제 항해 규정에 따라 영국 해협에서 수면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 잠수함은 영국 해협을 지날 때에 ‘무해(無害) 통항(innocent passage)’ 규정에 따라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일상적인 절차라고 한다. 분석가들은 이 잠수함이 지중해에서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했거나, 승조원이나 장비를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운송했을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군 정보 기밀을 폭로하는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VChK-OGPU)은 지난 9월 27일 “지중해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인 74미터 길이의 킬로급 노보로시스크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했으며, 연료가 이 잠수함 바닥으로 유출되면서 폭발 위험이 있었고, 기술적인 문제로 수면 위로 떠올라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채널은 이어 “잠수함에는 고장을 수리할 예비 부품도 없고 자격을 갖춘 전문가도 없다”면서 “잠수함은 폭발 위험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24’도 “노보로시스크함은 지난 9월 26일 지브롤터 해협에서 부상했다”면서 “미 해군 해상 초계기도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 상공을 며칠 연속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24는 이어 “노보로시스크함이 직면한 또다른 문제는 러시아 근처에 항구가 없어서 노보로시스크호를 수리하려면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예인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해도 NATO 회원국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해군은 이미 소멸 상태, 존재감 사라졌다!]


그런데 노보로시스크함 문제가 아니더라도 러시아 해군은 이미 폐군되었다고 할 정도로 존재감은 희미하다. 흑해 함대만 하더라도 이미 우크라이나의 무인 해상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40% 가량이 파괴되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공격권 밖으로 크게 물러나 있다. 흑해 함대의 경우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격침된 것을 비롯해, 24척 이상이 격침되거나 크게 파손됐다.


이런 가운데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6월 8일, “러시아 해군의 유일한 항공모함인 쿠즈네초프함(Admiral Kuznetsov)이 올 봄 7년 만에 러시아 북부의 무르만스크 항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끝내 출항하지 못했다”면서 “1985년 진수되어 6년 후 소련 함대에 취역한 58,000톤급 쿠즈네초프함은 지금도 무르만스크의 부두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쿠즈네초프 항공모함은 스키점프 방식으로 되어 있어 마치 중국의 산둥함을 연상케 하는데, 그렇다보니 당연히 미국의 항공모함과는 성능이나 파워면에서 절대적으로 비교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었다.


그런데 쿠즈네초프함의 해상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러시아 해군의 항공능력도 그만큼 퇴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전문가들은 그동안 쿠즈네초프함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을 해 왔지만 러시아군은 이에 대한 대응을 전혀 준비해 오지 않았다.


사실 쿠즈네초프함은 33년 전 취역한 이래 단 7번의 순찰만 했을 정도로 그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가장 최근에 항해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해안에서 3주 동안 운용되었었는데, 당시 순항중 30여대밖에 적재하지 않은 전투기 가운데 두 대나 이착륙 실패로 잃기도 했다. 이는 사실 항공모함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사고율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이 문제가 심각한 쿠즈네초프함을 폐기하고 차라리 최신형으로 항공모함을 새로 제작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산업계는 쿠즈네초프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항공모함을 건조할 능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러시아의 조선산업이 소련 붕괴 이후로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쿠즈네초프와 같은 일부 오래된 대형 함정은 여전히 운항 중이지만, 신규 건조는 거의 전적으로 잠수함뿐만 아니라 프리깃함, 초계함, 해안 경비함 등 더 작고 단순한 수상함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 페름 대학교의 군사 전문가인 파벨 루진(Pavel Luzin)은 “가장 큰 문제는 엔진”이라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련 시절 소련 해군의 해상 엔진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서 제작했다. 그런데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엔진을 포함한 주요 방산 품목을 더 이상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유사한 엔진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서방의 제재는 외국으로부터의 발전엔진 수입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가 항공모함용 대형 엔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멸문지화에 이른 흑해함대와 발틱함대]


러시아는 지난해 3월 해군 총사령관을 경질했다.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해군 함정 하나 제대로 없는 우크라이나에 의해 흑해함대가 사실상 가동 불가능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에겐 치욕적 사건이다.


그런데 흑해함대는 이미 2022년 크렘린의 침공 초기에 배치한 다양한 유형의 해군 함정 약 80척 중 1/3 이상이 우크라이나의 해상드론 등의 공격으로 힘을 잃었다. 그만큼 러시아 흑해함대의 피해가 실로 엄청나다는 의미다. 그동안 흑해를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송로까지 막았던 러시아 해군은 이젠 흑해에 얼씬거리지도 못할 정도로 패퇴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흑해기지인 세바스토폴에 배치되어 있던 흑해함대는 이젠 아예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인 노보로시스크로 이동 배치됐다. 그리고 지금은 아예 우크라이나와 연한 흑해로 나오지도 않고 있다. 사실상 흑해함대의 군사능력이 상실된 것이다.


그렇다면 발틱함대는 어떨까? 한때 '소련의 바다'라고 불린 발트해가 스웨덴과 핀란드 등이 나토에 가입하면서 사실상 '나토의 호수'로 변했다. 이 말은 그동안 유럽 국가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했던 러시아의 발틱함대가 이젠 러시아의 해상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를 완전히 잃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러시아 해군은 사실상 핵심 전투력 자체가 완전히 묶이게 된다. 그러니 푸틴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흑해에서 보여주었던 러시아의 전투력을 본다면 발틱함대의 수준도 뻔해 보인다. 함정 하나 없는 우크라이나에 그렇게 당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발틱함대 역시 나토군과 겨룰 정도는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푸틴의 해군이 이젠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지금 푸틴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전세역전 카드는 핵무기 뿐이다. 그래서 수시로 핵위협 카드로 전쟁 확대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러시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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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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