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주서 미사일 쏘는 골든돔 재임중 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 공간 및 기술을 활용해 미국 본토를 지키는 미사일방어(MD)망 '골든돔'(Golden Dome)을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비용도 최소 244조원, 최대 755조원이나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여러 가지 한계점들도 지적되면서 과거 레이건 시대의 ‘스타워즈’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니까 가능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과연 트럼프는 골든 돔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골든돔’에 대한 초기 자금으로 250억 달러(34조 71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우주군 참모차장인 마이클 게틀라인 장군을 골든돔 사업의 수석 책임자로 지명했다”면서 “골든돔은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거대한 사업이지만 국가 안보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에 약 1,750억 달러(242조 9175억원)가 소요될 것이며 향후 3년에 걸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모두 추정치일 뿐”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250억 달러는 의회를 통과하는 ‘대단하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 예산 및 감세 관련 트럼프 대통령 기조를 반영한 포괄적 법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또한 “골든돔의 계획, 건설, 운영, 유지 관리, 그리고 비용 부담에는 국방부, 의회, 현직 및 차기 대통령, 방산업체, 그리고 군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또한 골든돔의 보호를 받는 데 관심을 표명했지만,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그러면서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을 대륙 규모로 재현하는 것의 타당성과 막대한 비용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최한 발표 행사에서 “골든돔의 설계를 결정했다”면서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전면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1월까지는 골든돔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에 대해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할 것”이라면서 “골든돔 건설이 완성되면 지구 반대편과,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역대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알래스카가 이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플로리다·조지아·인디애나주 등도 사업 추진 과정에 혜택을 볼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주기반 요격체계인 골든돔, “북-러-중 공격 대응”]
골든돔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 이를 미국에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골든돔 구상은 적의 미사일을 발사전(前) 단계, 최초 비행단계, 비행중 단계, 목표물을 겨냥해 하강하는 단계 등 총 4단계에 걸쳐 탐지하고 요격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여타 미사일방어 체계와 같은 개념인데, 가장 큰 특징은 우주 기반 요격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를 통해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 능력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며 “북한이 오는 2035년까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0기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지난 40년간 우리의 적들은 재래식 탄두 또는 핵탄두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 그 어느 때보다 고도로 치명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해왔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힘을 통한 평화인 바, 골든돔은 적대국들이 더 선진적이고 더 치명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하는 동안 미국 본토가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스타워즈’ 계획의 트럼프판인 골든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사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미사일 역량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미소 냉전기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이른바 '스타워즈' 구상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구상(SDI)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과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혀 중단했다. 하지만 이 구상이 소련과의 군비 경쟁을 가중해 소련을 소모전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냉전의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작한 과업,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영원히 종식시키는 일을 진정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기간 비현실적' 지적, “이스라엘 아이언돔과 상황달라”]
이렇게 계획은 거창하지만 문제는 실현 가능성과 유효성, 적절성 등을 과연 증명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다. 임기도 불과 4년인데 임기 중에 골든돔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또한 비용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트럼프가 골든돔 미사일 방어망을 내놓는 와중에 알아야 할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 구상의 문제점을 짚었다.
더힐은 “첫째로, 트럼프가 제시한 비용이 구상을 실현하기에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총 비용이 1천750억 달러(약 244조원)에 이를 것이며, 이 가운데 1차로 247억 달러(약 34조4천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힐은 “스페이스X, 팰런티어, 안두릴이 협력해 구체화해서 미국 국방부와 논의한 것으로 지난달 보도된 골든돔 구상에 따르면, 미국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관측·추적용 인공위성만 적어도 400기, 많으면 1천여기가 필요하며, 이와 별도로 미사일이나 레이저 무기로 무장한 공격용 인공위성이 약 200기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전문가들은 전체 골든돔 시스템 비용이 적어도 수천억 달러일 것이고 조 달러 단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더힐 뿐만 아니라 미 의회예산국도 “향후 20년간 최대 5천420억 달러(약 755조원)가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1천750억 달러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더힐은 “둘째로, 골든돔 시스템 구축사업 중 많은 부분을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가 수주할 것이 확실한데, '대통령 특별고문' 자격으로 정부 일을 하고 있는 머스크가 직위를 이용해 자신의 사업체가 돈을 벌도록 돕는 일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럼프의 지난번 대통령선거운동 자금으로 2억7천만 달러(3천800억 원)를 기부했다.
더힐은 “셋째로, 기술적 실행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도 인공위성을 이용해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전략적 방위 구상'(SDI),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추진했지만, 기술력의 한계와 예산 부족으로 연구와 개발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결국 1993년에 계획이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그런데 골든돔도 목표물이 비행중일 때 우주에서 이를 요격하는 기술, 고에너지 레이저나 마이크로파를 특정 방향으로 집중해 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연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다층으로 이뤄진 기존의 미사일 기반 방공기술을 개선하는 편이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데 알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알래스카주의 포트그릴리와 캘리포니아주의 밴던버그 우주기지에 설치된 지대공 방공미사일과 레이다 등을 통해 장거리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장거리미사일보다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수도인 워싱턴DC는 중단거리 지대공 방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로 방어되고 있다.
더힐은 이어 “넷째로, 적의 미사일 공격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는 골든돔이 방어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을 했고, “다섯째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을 본뜬 '골든돔' 구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상황이 너무나 달라서 현실에 부적합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힐은 그러면서 “아이언돔은 국토가 작은 이스라엘이 단거리 로켓과 포 공격을 막기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된 것이므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 미국의 가상적국들의 대륙간탄도탄(ICBM) 공격을 아이언돔과 같은 방식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짚었다.
이 골든돔과 관련해 트럼프 옆에 있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대통령님의 이번 발표는 공약이행 목록에 또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이 골든돔은 미국을 위한 ‘게임 체인저’”라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러한 격찬이 과연 그대로 이루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일을 해낸다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엄청난 예산만 낭비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