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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경고에도 가자지구 맹공 이스라엘 '국제 왕따' 자초하나 - 영국·EU·캐나다 등 압박 강화…"트럼프도 인내심 고갈 중" - 전쟁 피로감·야권 비판도 커져…네타냐후, 안팎 압력에 딜레마
  • 기사등록 2025-05-21 11: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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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군 [사진-이스라엘 국방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에 가까운 군사작전을 확대함으로써 고립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주요 후원자인 미국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하고 주영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요르단강 서안 정착민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 확대에 대해 "섬뜩하다"고, 인도적 지원 제한에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내각 수반이 의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이같이 강경한 언어를 사용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영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논평했다.


아울러 영국이 이스라엘 내각의 강경론자를 겨냥한 제재,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 등 보다 실질적인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을 향한 제재는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스타머 총리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네타냐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끔찍한 행동을 계속하는 동안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뒤 회원국들이 EU-이스라엘 협정을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27개국 중 17개국이 재검토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표면적으로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렌 마르모르스테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의 FTA 협상 중단에 대해 "영국이 반이스라엘적 집착과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자국 경제를 해치려 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EU의 협정 재검토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이 직면한 복잡한 현실에 대한 완전한 몰이해에 기반한 것"이라며 "그런 입장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휴전하고 하마스가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도록 직접 석방하는 등 이스라엘과 소통 없이 주요 중동 사안을 처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선지에서 이스라엘을 빼놓고 중동 순방 일정을 소화했고, 이스라엘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정권으로 간주하는 시리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재를 해제해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처지에 대해 진심으로 우려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을 활용한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자국 내 우익의 지지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당시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그렇게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에 비판적인 미국 공화당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압력에 나서면서 미국 전체의 지원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정한 정치적 기반 탓에 쉽게 발을 뺄 수도 없다는 것이 네타냐후 총리의 딜레마다.


이스라엘 내각의 극우 인사들은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이 확대될 경우 정부에서 발을 빼겠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정치 지형상 극우 인사들이 이탈하면 다수 연정이 허물어지고, 새로 선거를 치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연합은 정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이스라엘 내부 여론의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좌파 야당 대표인 야이르 골란은 20일 네타냐후 총리의 확전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국가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국제 '왕따'가 되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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