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사라지지 않았다!”, 중화권 경계심 다시 고조]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4주동안 홍콩에서는 이미 코로나19 감염증으로 30여명이나 사망했고, 양성 반응자들도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당국은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사설을 통해 “코로나19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금의 중화권에서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경계를 닞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SCMP는 이어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4주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30명인데, 이는 이 기간 중증 성인 환자 81명 가운데 약 40%가 사망한 것으로 사망 비율이 상당히 높다”면서 “센터의 역학 조사에 따르면 중증 환자의 83%가 65세 이상 환자였으며, 90% 이상은 기존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SCMP는 “코로나 확진 비율도 지난달 6∼12일 6.21%에서 이달 4∼10일 1년 만에 최고치인 13.66%로 증가해 지난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공황 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보건 당국은 향후 몇 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특히 어린이, 노인, 만성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짚었다. 눈여겨볼 것은 홍콩에서의 코로나 19 감염자수가 한달만에 두 배로 늘었다는 점이다.
[환자 넘쳐나는 소아과 병동, 코로나19 확산 우려]
SCMP는 또 다른 기사에서 “홍콩 공립병원 소아감염병 과장은 현재 그의 병동에 최근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했다면서 전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었는데 지금 병동은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 환자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SCMP는 이어 “일부는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환자들은 2∼3일간 39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린다”면서 “이 감염병 과장은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SCMP는 또한 다른 의료 전문가의 말을 빌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어린이를 포함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 소아감염학회 회장인 마이크 콴 박사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예전에는 우리 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병동 전체가 코로나19 확진 어린이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중증은 아니지만 2~3일 동안 섭씨 39도의 고열을 앓았던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 중 누구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지금이라도 특히 어린이들은 예방접종을 맞고 자신을 보호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콴 박사는 이어 “연구 결과 감염된 어린이의 약 10%가 미각과 후각을 잃는 등 6개월에서 1년 동안 지속되는 증상을 겪으며, 인지 기능 장애와 두통도 겪는다”면서 “예방접종이 증상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콴 박사는 또한 “다발성 염증 증후군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5~6명 있었으며, 사망 위험이 있는 환자는 중환자실로 보내졌다”면서 “아직도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대략적으로 2~3주 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4월부터 확산세를 보였던 코로나19는 앞으로 2~3개월 동안 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에드윈 추이 록킨 중앙관리자는 “센터 추산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요양원 거주자의 75%, 지역 사회 거주자의 90%가 아직 추가 접종을 받지 못했다”며 “고위험군 거주자(노인과 만성 질환자 모두)에게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중화권의 코로나19]
한편 홍콩의 백신 관련 과학위원회 위원장이자 홍콩대학교 라우 유릉 교수는 “이번 달 하수구의 바이러스 부하량이 지난 52주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정점이 곧 도래할 수 있다”면서 “확진자 수는 하수 발생보다 며칠 늦게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조금 더 늦게 정점에 도달할 것이 확실하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SCMP는 “최신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하수에서 검사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1인당 유전자 사본 수는 리터당 약 71만 개로, 4주 전의 39만 개에서 급증했다”고 밝혔다.
라우 유릉 교수도 “노인, 요양원에 거주하는 장애인, 만성 질환 환자는 지난 6개월 동안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심각한 증상을 피하기 위해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적이 없는 환자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고 경고했다.
라우 유릉 교수는 이어 “현재 백신은 JN.1 균주를 퇴치할 수 있지만, 가장 우세한 균주는 KP.3”라면서 “모든 변종이 서로 관련되어 있고, 확산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KP.3에 대한 백신 연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 등 중화권 여행시 주의해야, 중국 본토도 확산 일로]
이런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홍콩에 코로나19가 확산 일로라면 당연히 중국 본토에서의 코로나19 감염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이야 원래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진실을 은폐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 본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 본토에서도 지난달 이후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8일, “코로나19 양성률이 지난 3월 30일∼4월 6일 7.5%에서 5월 4∼10일 16.2%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약 1달여 사이 양성률이 2배 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홍콩에서의 증가 추세와 유사하다.
이에 대해 시안교통대 제2부속병원 감염내과 탕솽쑤이 주임의사는 “지난 2주 동안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는 이전보다 거의 두 배 증가했다”며 “다만, 아직 상당한 규모에 이르지는 못했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13일, 차이웨이핑(蔡衛平) 광저우 제8인민병원 감염병센터 의사의 견해를 인용해 “최근 마지막 코로나19 급증은 약 10개월 전인 지난해 7, 8월에 나타났다”면서 “항체가 사라질 때 쯤 다시 유행하는 건 예상됐던 일로 관리가 가능한 범위”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코로나19가 일정 주기로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 보건 당국의 이러한 발표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전국 각급 병원의 외래 및 응급실에서 코로나19는 독감 유사 사례 검출률 1위로 기록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1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비율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중국 보건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사망자가 상당히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는 보건의료 수준이 상당히 높은 홍콩에서 지난 4주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의 일부 지방 보건 당국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파하고 있기는 하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현재 코로나19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고지했다.
싱가포르도 이달 들어 약 1년 만에 처음 감염자 통계 업데이트를 발표했을 정도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한 주 동안 추산 확진자 수는 1만4200명으로, 앞선 주에 비해 28% 늘었다. 입원자 수도 같은 기간 30% 증가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감소세에 따라 약 1년 전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다시 통계치를 공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인기 가수 천이쉰(陳奕迅)은 웨이보를 통해 “코로나19에 걸려 16~18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중화권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홍콩을 중심으로 중국 본토는 물론이고 싱가포르까지 코로나19는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출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가 더 확산된다면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실제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된다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은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지역들 모두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라는 점이다. 당연히 이들 국가들에 관광이나 업무 목적의 방문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방역 당국에서도 중화권 입국자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