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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12 03:22:54
  • 수정 2018-08-22 15: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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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함께 탈당, 4선의원으로 ‘수도권 편대’ 완성. 국민의당 승리의 주역으로 활동
-계파 정치와 공천파동으로 불협화음 노출. 새정치에 대한 기대 소멸. 실망과 분노 불러
-민주당 몰락 예상보다 빨리 본격화. 현 국정 기조 바꾸지 않으면 문재인정권 멸망 필연

당의 상황은 어렵지만 당내 열기는 뜨겁다. 당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 정치 상황에서 이 당이 차지하는 위상은 결코 작지 않다. 바른미래당 얘기이다. 9월 2일로 예정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는 무려 10명의 후보가 등록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특히 국민의당 시절부터 안철수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해온 새정치의 원조라는 정치적 정통성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


[관련 영상: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 인터뷰]


▲ 김영환 전 장관 [WT DB]


김영환 전 장관은 수도권 4선 의원 출신이다. 안철수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독자 정치세력화를 시도했을 때 문병호 전 의원과 함께 안철수 진영의 수도권 편대를 완성한 최측근이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의 통합이나 연대 주장이 나와 호남권 의원들이 흔들릴 때 김 전 장관은 “나는 탈당이라는 강을 건너면서 솥단지도 버리고, 돌아갈 배도 불태웠다. 갈 사람은 가라. 나는 수도권에서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는 단호한 발언으로 당의 동요를 잠재우고 결과적으로 국민의당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당의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인 셈이다.


정작 본인은 총선에서 당의 사무총장으로서 선거를 챙기느라 자신의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거기에 민주당이 저격수를 내세우면서 399표 차이로 낙선했다.


김 전 장관은 여기에 대해 “지난 총선에서 안산에 출마해 낙선한 것이 개인적인 정치 역정 가운데 가장 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장렬한 전사로 당을 살린 정치적 의미가 컸다는 것이다.


-이번에 바른미래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배경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당이 참패했습니다. 인체로 비유하자면 심장과 폐가 멎어서 회생이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은 2016년 총선에서 한국 정치사의 ‘녹색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의석 39석을 얻고 정당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에 앞선 26.74%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유권자로부터 처참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멸하고 전지역에서 패배했습니다. 지지율이 급락해 3당체제가 붕괴하고 양당체제로 복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운명을 놓고 진지하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묻고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 역할을 제가 해야 한다는 점에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당의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것인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서 지지율 상승과 외연 확산 등을 기대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안철수-유승민 두 분의 통합 논의 과정의 부작용이 너무 컸습니다. 예상보다 의원들의 이탈이 많았고, 지지 기반과 지역 기반을 모두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밖에 선거를 앞두고 미북·남북 정상회담이 연타로 이어져 또다른 북풍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당이 제시할 수 있는 어젠다에 한계가 있었고, 선거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선거 전에 계파정치와 공천파동 등으로 당의 불협화음이 노출된 것도 타격을 주었습니다.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소멸됐고, 오히려 과거 정치보다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킨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의 정체성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이 사라졌고, 한국당의 2중대로 전락했다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정체성의 혼란이 커지다 보니 지지자들이 정의당으로 옮겨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새정치의 포기와 변질이 결정적인 요소였다고 봅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당의 추락에 큰 요인이 됐다는 말씀 같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바로 그 지점에 문제의 근원이 있는 것 아닐까요?


=물론 통합 이전에도 당의 지지율이 빠질만한 배경이 있었습니다. 특히 문재인정권 들어서 호남차별이나 인사편중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문재인정권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90%를 넘기면서 당의 기반인 호남에서의 위상이 흔들렸습니다.


통합 당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통합으로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제3정당의 외연을 확장한다고 했지만 결국 갈등과 부작용만 노정했습니다. 결국 시너지는 줄어들고 화학적 결합도 기대할 수 없게 됐지요. 이게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 됐습니다.


-국민의당 시절부터 정체성 문제는 계속해서 당의 고민이자 이슈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의 정체성을 놓고 보수냐 진보냐, 중도개혁이냐, 중도통합이냐 등등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를 놓고 따지기 시작하면 당은 분열에 빠지게 됩니다. 실용개혁이나 실사구시 논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이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창당 시점에 우리가 강조했던 것이 ‘국민의 편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는 것이었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흔히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로 개인보다 당이 중요하다고 표현하곤 합니다만, 지금은 선민후당(先民後黨) 즉, 당보다 국민이 더 중요하다는 정신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당리당략, 표, 인기 이런 것을 따지고 일희일비하기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자세로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최저임금 대폭인상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했습니다. 2년 정도의 차이가 과연 중요할까요? 당의 정체성 얘기가 나오면 이런 문제가 떠오릅니다.


=우리 당이 국민의 편이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국민의 뜻은 ‘시장’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최저임금 1만원을 2년만에 달성하느냐 혹은 좀더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최저임금제는 원래 사회 양극화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일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입니다. 현재 상황은 정책 추진의 완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권은 무리하고 관념적인 자세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원래의 정책 의도를 달성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자영업 등의 폐업이 속출해 오히려 경제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책을 무리하게 운용하면 마치 약을 잘못 써서 환자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가 나옵니다. 원래 치료약인데 실제로는 독약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저임금제의 기본 존재를 부인하는 식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관리는 불가피한 점이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개입과 국가의 역할은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쪽에서 절도와 자제의 자세를 갖는 것이라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바른정당 출신 등 일부 세력의 이탈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요한 것은 당이 국민의 관심과 신뢰, 지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노력이나 역량으로 의원이나 당원들의 이탈을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당대표의 브랜드와 정체성, 메신저로서의 역할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당의 기반이 단단해질 때 의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당 밖의 의원들의 합류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낡은 인물이나 언어, 사고방식으로는 곤란합니다. 인적 교체도 못하면서 지지를 회복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이 진정으로 변화를 위한 결단과 노력을 보여줄 때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이것이 다시 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일단 관객을 끌어모아야 합니다.


요즘 말하는 이른바 ‘올드보이’는 곤란합니다. 민주당이나 민평당이라면 그런 인물이 지도부가 되어도 큰 문제가 아닙니다. 당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다릅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문자 그대로 당의 해체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오직 혁신과 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야권통합 또는 여권 발 정계개편의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사실 바른미래당은 이런 변화의 주역이라기보다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보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십니까?


=바른미래당이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이야기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레토릭 이상의 의미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추구해왔던 가치가 어떻게 지켜지느냐 하는 점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정국을 예상해온 부분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민주당은 예상보다 빨리 어려워지고 있고, 성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총체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지지율 하락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현 정권은 멸망합니다. 고금의 역사에서 이런 정권이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몰락하는 민주당을 대신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바른미래당이 꼭 그 정치세력의 중심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중도개혁 세력이 사라지면 우리나라 정치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라는 낡은 구도로 회귀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통합세력이 사라지고, 대한민국은 태극기와 촛불의 대립으로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재연될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아니더라도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중도통합, 국민통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세력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민주당을 대신할 수 있는 정권 수임 정당, 대안 정당의 출현이 가능해지겠지요.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당연히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노선이 우리와 같다면 제휴나 통합의 가능성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갈라서 나왔던 당시의 판단은 여전히 유효하고 옳았다고 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그런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패권과 진영논리를 추구하는 기존 노선을 수정하지 않는 한 손을 잡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의 그런 노선에 비판적인 인물들이 오히려 민주당을 나와서 바른미래당에 합류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국민을 통합하는 기술이 바로 정치입니다. 그래서 양극단을 배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발전할 수 없고 분열로 치닫게 됩니다. 국민적 에너지도 소멸됩니다.


민주당은 진보세력이나 운동권, 시민단체 등의 요구는 적극적으로 반영합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 전반의 이해관계와 충돌이 생기고, 분열이 심해집니다. 이렇게 해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추구한다는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른미래당의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의 거취가 큰 관심거리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안철수 전 대표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본인의 노력과 변화에 대한 준비가 중요합니다. 안철수와 당의 변화가 맞물려 거대한 함대를 만들면 안철수의 복귀도 쉽고 또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기 개혁과 당의 개혁 여기에 안철수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과거 새정치의 브랜드를 회복한다면 당을 리모델링할 수도 있고, 완전히 새 집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해온 본인의 정치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한계와 과오를 잘 되짚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학할 필요는 없지요. 안철수의 정치 활동이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그것은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 발전 과정과도 이어진다고 봅니다. 위대한 정치 지도자들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성장했습니다.


-안철수의 정치에서 ‘새정치’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새정치가 뭐냐?”고 묻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아침 일찍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게 새정치냐, 이런 의문도 있거든요. 그건 좋은 정치일 수는 있겠지만, 새정치는 아니란 얘기 같습니다.


=결국 새정치란 낡은 정치와 싸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계파정치, 진영논리와 싸우는 것이 새정치입니다. 그 방법은 결국 국민 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싸웠지만, 이것은 보수냐 진보냐 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도덕성, 진실, 정의 등 우리 사회의 문제인 겁니다. 여기에서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잘못된 인물, 관행, 사고방식과 싸워야 합니다. 그게 새정치입니다.


-혹시 다른 후보들을 평가해주실 수 있을까요?


=다들 어려운 처지에서 이렇게 당대표 선거에 나오시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후보들마다 일장일단이 있어서 단편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당이 위급한 상황에서 지금은 시험이나 시행착오는 용납될 수 없다고 봅니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게 드리는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 정치에는 바른미래당이 필요합니다. 양당 정치를 극복해야 합니다. 싸우는 정치에서 일하는 정치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은 이미 검증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이미 지지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당이 그런 지지를 받을 조건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 당이 시급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당이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연륜 있으신 분이 대표를 해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젊고 새롭고 개혁적인 인물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시선을 잡아야 합니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상황에서는 저 김영환이 대안이라고 봅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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