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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최대 위기 맞은 애플 아이폰 - 중국 때린 관세전쟁, 최대 피해는 애플 - 폭락하는 애플 주가, 첫날에만 무려 9.3% 하락 - 생산 본거지를 중국에 두었던 애플의 엄청난 실수
  • 기사등록 2025-04-08 04:38:54
  • 수정 2025-04-08 04: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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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때린 관세전쟁, 최대 피해는 애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부과한 관세 여파로 미국인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이 최대 피해자 중의 하나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생산 원가가 최소 30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년동안 애플의 팀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관계가 애플의 성장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7일, “거대 기술 기업과 대통령의 친밀한 관계가 무역 전쟁의 혼란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했으며,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팀쿡을 가리켜 훌륭한 경영자라고 칭찬한 적이 있다”면서 “사실 트럼프는 애플의 실리콘 밸리의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별로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기업 외교가인 쿡은 그와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백악관의 불규칙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꾸준히 헤쳐나가고 있었다”고 짚었다.


이러한 로비로 말미암아 애플은 중국산 스마트워치와 기타 부품의 수십억 달러 수입에 대한 면제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지적이다.


그런데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정책은 팀쿡의 해외 기지 전략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렸다. 애플 아이폰의 대부분이 제조되는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의 갈등을 예상하고 조용히 생산 시설의 일부를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옮겼는데, 이들 나라들에도 엄청난 관세가 부과됐기 떄문이다.


이와 관련해 로젠블랫 증권(Rosenblatt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해 아이폰 가격이 최대 43%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가장 비싼 아이폰 16 프로 맥스의 가격은 현재 1,599달러(234만원)에서 2,300달러(337만원)로, 가장 저렴한 아이폰은 799달러(117만원)에서 1,142달러(167만원)로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관세로 인한 인상분 일부를 가격으로 반영하지 않고 회사가 부담하게 된다면 당장 회사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최소 수십억 달러의 수익이 감소될 것”이라는 것이 로젠블랫증권의 분석이다.


[폭락하는 애플 주가, 첫날에만 무려 9.3% 하락]


이러한 시장전망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방침이 발표된 3일 당일에만 9.3% 하락하여 회사의 시장가치가 무려 3110억 달러(456조원)가 사라졌다. 이러한 폭락은 지난 1월 엔비디아의 6000억 달러에 이어 기업 가치 하락폭으로는 두 번째로 큰 수치였다.


이러한 폭락은 4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추가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시총 3조 달러(약 4400조원)가 붕괴됐다. 이날 애플의 시총은 2조8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 중 시총 3조 달러를 상회하는 업체는 사라졌다.


이 일로 인해 팀쿡이 받는 충격은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25년 전 애플이 중국으로의 전환을 결정하고, 그 후 점진적으로 중국에서 생산을 분리하는 과정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팀쿡이기 때문이다.


[생산 본거지를 중국에 두었던 애플의 엄청난 실수]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돌아온 직후인 1998년에 처음으로 애플에 고용되었던 그는 생산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기면서 폭스콘과 같은 계약업체를 통해 복잡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중국 공급망을 구축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인도와 베트남 등에도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정책은 대 중국 압박 강화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상당히 높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애플의 지역 다각화전략을 완전히 흔들어놓고 말았다.


실제로 애플이 현재 에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생산하는 베트남은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였는데, 46%의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이는 중국의 54%의 실효 세율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애플과 그 제조 파트너들이 일부 생산을 중국으로 옮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을 고려하면 그다지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문제는 미중간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애플이 중국에서도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의 공장 일부를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면서 중국 내에 거센 반발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애플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 또한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중국 당국은 중국내 애플 공장의 숙련된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것을 막았으며, 이러한 트러블은 당장 애플의 중국내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점유율은 2년연속 하강곡선을 그었다.


올해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의 약 15%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애플이 생산량의 4분의 1을 인도에 기반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계획이 실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26%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 애플의 생산 기조 자체를 무너뜨렸다]


사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세계를 향한 관세정책은 특히 애플의 생산 기본 원칙을 완전히 뒤흔들어 버렸다. 애플은 그동안 ‘디자인은 캘리포니아의 애플에서, 생산은 전 세계 사람들의 손으로’라는 대전제를 기본으로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리는 스마트폰 제조사로 키워왔다.


이는 단적으로 2007년 이후에는 아이폰이 미국 본토에서는 한 대도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미국 안에는 매년 1억대가 팔리는 아이폰의 생산 공장이 하나도 없다.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이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의 제조 공장으로 모여 완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팀쿡이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애플 공급망의 생태계인 것이다.


실제로 WSJ와 북미 시장조사 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아이폰 핵심 부품들은 대부분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인 AP(Application Processor)는 대만 TSMC의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급 공정에서 제조되고,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화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눠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통신칩은 미국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제조한다. 또한 D램 메모리는 미국 마이크론에서 공급받지만, 생산은 대만·일본에서 이뤄진다. 그리고 낸드 메모리(저장장치)는 일본 키옥시아에서 공급받고, 세 개의 카메라도 일본산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들도 본체 프레임과 배터리를 맡아 공급 중이다. 이 부품 가격을 다 더하면 549.73달러(약 80만3400원)정도 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아이폰은 결코 미국에서 생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 대당 30달러 수준인 조립 비용은 미국에선 10배로 치솟고, 디스플레이부터 저장 장치까지 미국서 생산한다면 이는 엄청나게 높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으로 공장을 가져오라는 트럼프의 요구, 수용가능할까?]


물론 애플의 팀쿡 CEO는 트럼프와의 관계를 활용하여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 완화를 추진하려 할 것이다. 그는 이미 앞으로 4년동안 미국에 5천억 달러(733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애플의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가져오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애플의 제품은 고급형 맥컴퓨터 등 소수에 불과하다. 더더욱 아이폰의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에는 중국의 폭스콘 공장같이 80만명 이상의 인력을 모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장벽을 넘는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으로 관세율이 낮은 인도(관세율 25%)에서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법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 공장에서의 생산 비율을 급격하게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또한 문제가 있다.


이런 점에서 애플의 팀쿡은 최대의 위기를 만났다. 어떤 방법으로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모든 과세 부과 대상에서 애플만 제외시켜야 하는 절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팀 쿡 CEO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대통령을 설득해 아이폰 관세를 면제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트럼프 2기에서도 과연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을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을까? 현재 예상하기로는 그러한 예외 품목을 두게 되면 전체 관세 부과의 명분이 우수수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미션’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애플은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 리스크,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눈여겨볼 것은 애플의 이러한 위기가 삼성전자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다. 현재 상황을 놓고 볼 때 삼성 역시 관세폭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애플에 비해 타격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베트남·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관세는 중국보다 낮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의 미국 가격은 1299달러로 애플 아이폰16 프로 맥스(1,599달러)보다 저렴하다. 그렇다면 관세를 적용해도 아이폰보다 소비자 판매가격이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조사한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8%로, 1위 애플(65%)에 이은 2위로 나타났다. 3위는 중국 레노보(10%)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전쟁으로 말미암아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유럽 시장에서 더욱 활기를 띨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24%)였던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4분기 들어 1위(31%)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위(32%)에서 2위(28%)로 밀려났다.


그러나 만약 애플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관세 면제조치를 받게 된다면 삼성전자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로 빠져들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전체 생산 스마트폰의 약 절반을 생산하고, 미국이 관세 26%를 부과하는 인도에서 30%가량 생산한다. 나머지 약 20% 물량을 한국(25%) 구미공장과 브라질(10%), 인도네시아(32%) 등에서 제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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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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