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주한미군 패트리엇 일부 중동으로 이전 배치, 그 이유 알고보니... - 美, 주한미군 ‘패트리엇’ 시스템 2개 포대 중동으로 옮긴다 - 주한미군의 양대 요격 체계중 하나인 패트리엇 - “패트리엇의 이동배치, 주한미군 축소와는 거리가 멀다”
  • 기사등록 2025-04-05 04:58:30
기사수정



[美, 주한미군 ‘패트리엇’ 미사일 일부 중동으로 옮긴다]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핵심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일부 포대를 중동으로 옮기기로 한미 군당국간 협의가 이루어졌다. 항간에서는 사드 포대가 옮겨가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드는 그대로 두고 패트리엇 포대 일부만 이전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두고 말이 많다. 일부에서는 주한미군에 대한 조정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말하기도 하고, 또다른 편에서는 악화된 중동전쟁으로 인한 일시적 조정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맞는 말일까?


▲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사진=미8군]


우리 정부 관계자는 3일, “한·미는 최근 주한미군에 배치되어 운용중인 저고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패트리엇 전력 중 2개 포대를 한반도 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데 합의했다”면서 “이동 지역은 중동이 유력하며, 순환 배치 기간은 3개월 미만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수송기 수십 대가 중동 바레인의 한 공군기지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를 두고 이미 패트리엇 포대가 이동한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됐다.


[주한미군의 양대 요격 체계중 하나인 패트리엇]


패트리엇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와 함께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양대 요격 체계 중 하나로, 원래 현재 무기 시장에서 미국의 가장 경쟁력 있는 방공 시스템 중 하나다. 적군이 발사한 비행물체(순항 미사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항공기)가 목표물에 닿기 전에 격추하는 방공 체계로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린다.


한국어로는 ‘애국자’로 번역할 수 있는 패트리엇(PATRIOT)의 명칭은 ‘목표물을 가로채는 단계적 배열 추적 레이더(Phased Array Tracking Radar to Intercept on Target)’의 약자다.


패트리엇의 유효 사거리는 70~80㎞이며, 지상에서 최대 고도 24㎞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최대 속도는 마하 6, 순항속도는 마하 3.0~3.5로, 특히 965㎞ 밖에서 방어를 계획할 수 있어서 주민·부대·건물을 보호하는 ‘안보 담요(security blanket)’로 불릴 정도로 지상 방어군에게는 든든함을 부여해 준다.


이에 대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패트리엇 시스템은 감시·추적·교전 기능이 하나의 유닛으로 결합한 다른 대공 방어 시스템과 완전히 차별화된 체계”라며 “사람은 최종적으로 ‘발사 결정’만 내리면 되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패트리엇의 구조는 미사일·발사대·레이더·관제소·발전기·안테나 등 8가지 요소를 모바일로 연결한다. 레이더는 먼 거리에 있는 적의 비행 물체를 탐지하고, 관제소는 해당 물체의 비행 궤적을 계산한 뒤 자체 미사일을 프로그래밍해 발사를 조정한다.


그리고 패트리엇 1개 포대는 최대 8개의 발사대를 비롯한 발전 장비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마다 미사일 요격체가 4개씩 들어 있다. 또한 발전기는 발사대 트럭과 다른 차량으로 움직이며, 전기를 공급한다.


이러한 패트리엇 시스템에 대해 독일 매체 타게스샤우는 “패트리엇 시스템은 구성 요소를 여러 곳에 분산 배치해 시스템을 한꺼번에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지난 1990년과 1991년 감행됐던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러시아산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그 후 패트리엇은 분쟁지역에 미군의 핵심 무기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5년 이후 패트리엇 시스템이 요격한 탄도미사일만 150여기에 이를 정도로 성과도 대단하다. 현재 이 시스템은 나토 동맹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에 배치되어 있다.


지금 한반도에 배치되어 있는 패트리엇은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에 주한미군에 처음 배치됐고, 한국 공군도 2008년부터 패트리엇 포대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이후 패트리엇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HAD·사드)체계 등과 함께 한·미의 주요 대공 방어 체계로 꼽혀 왔다.


사실 패트리엇 시스템의 비용도 만만찮다. CSIS는 “패트리엇 1개 포대 비용을 최대 11억 달러(약 1조5900억원)로 추정된다”면서 “발사대 한 대당 가격은 1000만 달러(약 144억원), 요격 미사일 한 기엔 400만 달러(약 58억 원)가 든다”고 밝혔다. 또한 “포대 하나를 작동하는 데 병력도 거의 100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왜 한반도 배치 패트리엇을 중동으로 옮기는가?]


앞서 미 NBC 방송은 지난 3월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등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시아 지역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를 중동으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보도에서 언급된 아시아 지역이 한국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 측이 이런 패트리엇 포대를 한반도 밖으로 이전하는 사례는 전례가 없는 일이기는 하다. 이렇게 한반도에 배치된 패트리엇 시스템을 중동으로 이동배치하기까지 미국 당국도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중동 정세가 워낙 심상치 않고 당장 후티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과 맞물려 이란 핵시설 공습 및 전반적 타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지역에 미군을 향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추가 배치가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12월 말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 시스템을 지원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을 때, 처음에는 미온적이었다가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에 공격을 집중하자 마음을 바꿔 1개 포대를 배치해 준 바 있다.


중요한 것은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이 전 세계에 15개 포대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중 일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배치됐다.


그렇기 때문에 국지적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숫자가 부족한 패트리엇 시스템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중동분쟁에서 절대적으로 패트리엇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그래도 안보 상황이 안정적인 한반도 배치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중동으로 잠정 이동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미 당국은 “중동에서의 임무를 완수하면 한국에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동지역으로의 패트리엇 시스템 배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후티반군의 미 해군의 항공모함과 미군기지 등을 향한 공격이 한층 격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일에는 후티반군이 미국의 첨단드론인 MQ-9리퍼를 격추시키기도 했다. 대당 가격이 3000만 달러(약 433억원)에 달하는 리퍼를 후티반군이 예멘 현지에서 제작한 미사일로 격추시켰다는 점에서 미국이 받는 충격은 컸다.


미 제너럴 아토믹스가 생산하는 리퍼는 세계 최고의 무인 공격기로 꼽힌다. 날개 길이 약 20m로 27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헬파이어 미사일과 레이저 유도 폭탄 등으로 공격이 가능해 2020년 1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최정예 부대 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 등에 동원됐다. 이 때문에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 또한 후티반군에 대한 발본색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란에 대한 압박도 거셀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대대적 공격을 준비하다보니 당장 패트리엇 시스템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매일 밤낮으로 후티반군을 공격한다. 점점 더 강하게”라며 “후티반군이 더는 '항해의 자유'에 위협이 되지 않을 때까지 (공습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패트리엇의 이동배치, 주한미군 축소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번 조치가 하필 한반도의 것으로 차출했다는 점에서 안보상 우려가 크기도 하지만 일단 다행스러운 것은 사드체계까지 이동하기로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중동으로 일시적 이동배치하는 패트리엇 시스템이 평택의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전체의 방어 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더더욱 미국이 판단하기로는 사실상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상당량의 무기 체계를 러시아로 보내버린 상황에서 한국을 향한 도발을 이행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일시적으로 패트리엇 시스템만 반출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 안보 상황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고, 새롭게 선출될 대통령이 만약 한미동맹을 가볍게 여기거나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미 밝혔던 것처럼 “각 지역 위협은 해당국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자칫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한국이 도맡아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누가 대한민국의 조타수가 되든지간에 한미동맹 강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208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