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푸틴-트럼프 정면 충돌, “러시아, 美 우크라 휴전안 전면 거부” - 푸틴, “젤렌스키 집권하는 한 트럼프 평화안 수용 거부” - 중러 외교수장, 우크라 관련 논의... 밀착 가속화 - 분노하는 미국, 우크라 휴전 조속타결 가능성 '희박' 판단
  • 기사등록 2025-04-03 04:37:48
기사수정



[푸틴, “젤렌스키 집권하는 한 트럼프 평화안 수용 거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로써 트럼프-푸틴간의 브로맨스도 완전히 깨졌고, 미국의 대 러시아 응징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백악관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성명은 트럼프가 푸틴이 유혈사태를 멈추기 위한 협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직후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코프 외무부차관은 “우리는 트럼프로부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끝내라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전쟁을 끝내기를 원한다면 먼저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주요 요구, 곧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과 관련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주어야만 할 것”이라고 짚었다.


더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말하는 근본 원인이란 친 서방 성향인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말하는 것으로, 러시아는 계속해서 젤렌스키가 아닌 새로운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다른 대통령과 휴전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또한 '장기적인 평화'를 위한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군 철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강경하게 바꾼 상황에 공개된 랴브코프 차관의 인터뷰는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지난달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30일간 휴전안'을 사실상 거부한 뒤 추가 협상을 거쳐 30일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것에만 동의했다. 흑해 내 휴전에도 합의했지만 관련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더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이미 트럼프의 30일 휴전안을 반대한데다 이번에 또다시 미국의 평화안을 전면 거부하고 나섬으로써 충동적인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트럼프는 이미 러시아측이 우크라이나의 협상 상대자로 젤렌스키가 아닌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요구했을 때 엄청난 분노를 표시한 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헌법에 따라 전쟁이 진행중이어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022년 이후 예정된 모든 선거들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러시아가 젤렌스키가 아닌 새로운 대통령과 협상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휴전을 하지 않고 전쟁을 장기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중러 외교수장, 우크라 관련 논의... 밀착 가속화]


러시아가 이렇게 강경 모드로 전환하는데는 중국의 외교적 물밑 교섭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백악관이 러시아를 우호적 관계로 만들면서 중국과 러시아간 틈새를 벌려 보겠다는 의도가 상당히 틀어졌음을 뜻한다.


이와 관련,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교수장이 이날 우크라이나 평화와 양국 관계 발전 등을 주제로 회담했다”면서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위기의 근원 제거에 주안점을 두고 항구적인 유라시아 안보 프레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중국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한 뒤 “중국은 평화를 쟁취하는 데 이로운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평화의 친구들' 팀을 통해 계속해서 평화를 위한 국제적 컨센서스를 쌓고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왕이가 말한 '평화의 친구들'은 중국의 주도 하에 브라질·이집트·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잠비아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관련 국제 연대체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이 고위급 회담(중러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맥락에서 양자 관계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모든 분야에서 계속 발전하는 양자 관계 발전에 언제나 특별한 활력을 준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와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서로를 초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왕이 부장의 리아노보스티 통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그는 양국 간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확히 우리에게 지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보면 중국과 러시아간 외교적 벽을 쌓으려 했던 미국의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더 이상 중러 양국간의 결속을 미국이 방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임을 보여준다.


[분노하는 미국, 우크라 휴전 조속타결 가능성 '희박' 판단]


러시아가 이렇게 미국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전면 거부하고 나서자 트럼프 행정부는 분노로 들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4~5월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직들이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휴전을 압박하기 위한 새 계획 수립을 논의해왔다”면서 “논의에 참여한 이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선 비난의 대상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바뀌는 기류도 확연히 감지된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푸틴을 신뢰하면서 그가 평화에 헌신하고자 한다고 믿었지만 최근 백악관에선 푸틴의 의도를 두고 경계의 시선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제쳐두고 침략국인 러시아와 직접 대화를 진행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자국과의 광물협정 체결을 압박했고, 이런 태도는 우크라이나 측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미국 정부는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면서 러시아에 더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미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대해 점점 더 큰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 측에 협정 체결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관세 등 경제·외교적 제재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임스 휴잇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협상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에 깊은 좌절감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산 석유에 2차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푸틴 특사, 금주 미국행”…미국 달래기 나서나?]


미러간 충돌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가 이번 주 미국을 찾아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만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국 특사 간 만남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양국 관계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워싱턴을 찾을 계획”이라면서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고위 관계자가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과거 조 바이든 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만큼 미국 정부는 이번 방문을 위한 비자 발급을 위해 그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특사의 미국 방문에도 러시아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결국 푸틴을 향해 폭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미국의 상원에서도 강력한 대 러시아 제재를 의결하고 나서면서 분위기를 잡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2일, “미국 상원의 절반인 공화당 25명과 민주당 25명이 희귀한 양당 합의로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 가스, 우라늄 및 기타 제품을 구매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결의안은 이어 “미국 상원의 지배적인 견해는 러시아가 침략자이며, 이 끔찍한 전쟁과 푸틴의 침략은 지금 당장 종식되어야 하고 미래에 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결의안은 곧 하원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2일, 지정학 전략가인 마크 브롤린의 오피니언 글을 통해 “푸틴은 자신이 수많은 카드를 쥐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완전한 허세”라면서 “푸틴은 앞으로 더 이상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205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