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충돌후 화재, “충돌후 문잠기고 배터리에 불붙어”]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샤오미(小米)의 전기차가 중국의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불이 나면서 탑승자 3명 전원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충돌 사고 직후 문이 잠기면서 열리지 않아 탑승자들이 탈출하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샤오미가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불안‘이 되었다는 소리들이 나온다.
중국의 관영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1일, “지난 3월 29일, 동부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쑤치)이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폭발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사고 후 피해자의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사고가 난 차량의 동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샤오미 SU7이 교통사고 후 폭발했는데, 자동차 잠금장치가 해제되지 않으면서 문이 열리지 않아 탈출할 수가 없었고 결국 탑승한 세 사람이 모두 숨졌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족은 그러면서 “샤오미는 도대체 왜 이런 미완성 기술의 차량을 출시해 사람을 해치느냐”면서 불만을 터뜨렸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펑파이신문은 이어 “샤오미 측이 특별 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해 경찰·유가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면서 “전날에도 차량 주행 데이터 및 시스템 작동 정보를 경찰에 제출했으며 앞으로도 조사에 철저히 임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사건 처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샤오미 고객센터는 “비상 해제 장치를 통해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샤오미 SU7 모델 사용자 설명서 ‘차량 내부 개폐 방법’ 부분에 “내부 도어 잠금 해제 버튼이 작동하지 않거나, 긴급 상황에서 문을 열어야 할 경우, 문 안쪽의 기계식 비상 손잡이를 당겨서 수동으로 열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고객센터 측은 ‘차량 판매 시 이런 수동 개폐 방법을 소비자에게 안내하느냐’는 매체 질문에는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며 “현재까지 이 문제와 관련된 민원 접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SU7은 샤오미의 표준버전으로 라인업은 표준·프로·맥스 등 3종이 있다. SU7은 전자제품 회사로 유명한 샤오미가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3년 만인 지난해 3월 출시한 첫 모델이다. 포르쉐 타이칸을 닮은 디자인에 샤오미의 스마트 환경을 자동차로 확장했고, 배터리는 중국 비야디(BYD)와 세계 1위 업체 닝더스다이(CATL)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지난달 슈퍼카급 전기차 'SU7 울트라' 예약 판매도 시작했다.
[사고 이어지는 샤오미 전기차, 먹통되고 마음대로 부딪치고...]
문제는 샤오미 전기차의 사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데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차 ‘SU7′이 첫 주행 후 40㎞를 채 달리지 못하고 멈춰버렸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현지매체인 중화망은 지난해 5월 9일, “푸젠성 샤먼시에서 샤오미 SU7 차량이 주행 39㎞ 만에 시스템 오작동을 일으켜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에 대해 차주 A씨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영상을 올리면서 차량을 인도받고 센터를 출발한 후 39㎞ 만에 고장나버렸고 결국 가족들과 견인 트럭이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상 속 A씨 차량은 비상등을 깜빡이며 갓길에 정차돼 있다. 내부 화면에는 ‘차량이 곧 정지되니 안전하게 차를 정차시키고 온라인 서비스 센터에 문의해 달라’ ‘구동 시스템 결함으로 기어를 변경할 수 없다’는 경고 문구가 뜬 상태였다.
이 사고와 관련해 샤오미 측은 “이미 해당 차량의 반품 절차가 완료됐다”며 “차량 회수로 인한 사용자 손실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샤오미측은 그러면서 “시스템 오류로 인한 문제일 수 있다”면서도 “차량 검사 결과 구체적인 고장의 원인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샤오미의 SU7은 이외에도 차량이 균형을 잃거나 핸들이 말을 듣지 않는 등 이른바 ‘먹통’ 사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전기차, 주차기능 오류로 하루에 70대 잇따라 '쾅쾅쾅']
샤오미 전기차는 지난해 11월에도 갑자기 주차기능 오류가 발생하면서 70여대가 사고로 파손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 매체인 ‘시나홍콩’은 지난해 11월 23일, “14일 정오부터 15일 이른 아침까지 중국 현지 각지에서 70여 대의 SU7 표준버전 차량이 주차 중 충돌 및 긁힘 사고를 당했다”면서 “사고 차량의 공통점은 모두 ‘자동 주차 기능’을 사용했다는 점”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샤오미는 “자동 주차 기능은 운전자가 주차 공간 근처까지 차를 몰고 가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량이 자동으로 주차 공간을 인식하고 주차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지만 사고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시나홍콩은 이어 “베이징에 거주하는 쑨펑은 14일 오후 6시쯤 평소처럼 차를 몰고 집으로 귀가해 지하 주차장에서 자동 주차 기능을 사용하던 중 차량 후면이 주차 기둥과 충돌하는 사고를 겪었다”면서 “더욱 당황스러운 점은 차량의 후진 레이더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했고 충돌 방지 경고음도 울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시나홍콩은 “이 운전자는 충돌 후에도 자동 주차 프로그램이 계속 작동해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면서 “지난 4월 차량을 구입해 이 주차장에서 자동 주차기능을 여러 번 사용했지만 문제가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나홍콩에 따르면 청두에 살고 있는 A씨도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그의 차량은 인도 4일 만인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3시쯤 자동 주차 기능으로 주차를 시도하던 중 차량 디스플레이 화면이 주차 기둥을 인식했음에도 자동으로 제동하지 않고 결국 기둥에 충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후진 레이더 경보가 울리지 않아 언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의 차량 뒷부분은 심하게 긁혔고 미등도 파손됐다. 쑨펑 등 비슷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은 위챗 그룹채팅에 가입했는데, 이 그룹 통계에 따르면 70명 이상이 이같은 피해를 당했다.
이러한 사고에 대해 샤오미는 “자동 주차 기능의 시스템 오류가 사고 원인이었다”고 인정하면서, “모든 수리 비용을 부담하고, 수리 기간 동안 하루 150위안(약 2만9000원) 상당의 샤오미 포인트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륙의 수치’가 된 샤오미 전기차, 출시도 전에 사고 속출]
사실 샤오미 전기차는 브랜드 가치 때문에 출시도 전에 9만대의 사전 예약 판매를 받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샤오미의 첫 전기차가 시승 운전 중에 잇단 사고에 노출되면서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수치’가 되어가고 있다는 조롱이 나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중국의 자동차 관련 웹사이트인 ‘Car Scoops’와 Lai Times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4월 1일,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의 시승 운전 중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에는 ‘SU7’의 시승 운전 중 사고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Car Scoops’는 이어 “가장 주목을 받은 사고는 지난 3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일어난 사고로 베이블루 색상의 SU7 차량이 코너를 돌다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것으로, 샤오미측은 고객의 운전 미숙 탓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사고 차량은 아직 차량 번호판도 받지 않은 시승 제품이었고, 분명히 전문 기사가 시승 운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단순한 운전 미숙이 아닌 샤오미 SU7의 근본적 결함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도로 상태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비가 내려 도로가 축축한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노면 상태를 탓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 또한 차량이 갑자기 좌우로 급하게 회전을 하면서 거의 3차선에 가까운 도로의 좌우측을 충돌하면서 결국 스톱했다는 점에서 차량의 조향장치 등에 뭔가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정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이 영상을 접한 중국의 네티즌들도 한결같이 SU7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었다.
문제는 SU7의 사고가 그때가 처음 아니라는데 있다. 지난해 2월 3일에는 SU7 차량이 앞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은 우측 헤드라이트가 부서지고 앞 범퍼도 심하게 파손됐다.
또 지난해 2월 8일에는 중국 북부 헤이하시 인근에서 영하 33도의 극한 추위 속에서 샤오미 SU7의 차량성능을 시험하던 가운데 눈길에서 미끄러지면서 도로 연석을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샤오미측은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를 하고 운전 시험을 했어야 하는데 이를 미처 교체 장착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라고 해명했지만 듣는 이들이 찜찜할 수밖에 없는 변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3월 29일에는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SU7 차량이 연석에 부딪힌 뒤 휠이 찌그러지고 타이어가 펑크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렇다면 샤오미의 SU7 차량은 왜 이렇게 사고들이 줄을 잇는 것일까? 일단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샤오미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이번 사고는 차량 결함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차량 안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Car Scoops는 SU7의 잇단 사고와 관련해 “듀얼모터가 탑재된 SU7 사륜구동 모델은 최고출력 673마력, 최대 토크 838N·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2.78초만에 시속 100㎞의 속력을 낼 수 있다”면서 “가속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량은 출발 후 1초 동안 약 30m를 이동하게 되는데, 운전자가 이를 다루기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SU7의 이러한 차량 성능 때문에 초보자나 운전 미숙자의 경우 단시간에 빠른 속력이 나는 SU7의 성능에 적절히 반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가속 성능을 경험하고 싶다면 전문적인 도로 구간이나 폐쇄된 테스트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SU7이 통제력을 잃고 도로를 벗어나 도로 연석에 부딪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여럿 게재됐는데, 이러한 사고의 원인이 바로 SU7의 가속 성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Car Scoops’는 “일부에서는 자동차 상황에서 나타나는 속도가 트랙션 제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안후이성에서의 고속도로 사고도 이러한 원인이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샤오미의 전기차가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수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샤오미가 지난해 9월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사업목적에는 ‘자동차 판매업’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샤오미 전기차의 한국 상륙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BYD 전기차의 한국 판매 상황을 보면서 샤오미 전기차도 한국 상륙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전기차를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한 번 더 고민할 것을 추천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신문은 BYD전기차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보도를 해 드렸던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