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분노한 트럼프, “휴전합의 안하면 러 원유에 2차관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합의하지 않고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질질끄는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노하면서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에 2차 관세(Secondary Boycott)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휴전회담에 차일피일 미루면서 성의를 다하지 않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면서 “만약 푸틴이 계속 휴전협상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모든 구매자에 대해 미국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의 최근 발언에 엄청난 분노를 표시하면서 러시아에 대해 새로운 경제적 처벌을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푸틴은 지난 28일, 유엔 후원하에 우크라이나의 임시통치와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요구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젤렌스키를 쫓아내고자 하는 욕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이러한 발언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WSJ은 “트럼프는 푸틴이 젤렌스키의 신뢰성에 대해 언급했을 때 매우 짜증도 내고 화를 폭발했다”면서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를 끝내 불응할 경우, 미국은 러시아를 향한 2차 관세 부과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러시아의 잘못”이라면서 “(미국이 2차 관세 부과를 실시하게 되면) 러시아에서 석유를 사는 사람은 어떤 제품도 미국에 판매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트럼프의 푸틴을 향한 분노 폭발은 백악관에서 쫓겨나다시피한 젤렌스키에 대한 갈등이 벌어진 지 몇 주만에 푸틴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완전히 접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젤렌스키가 푸틴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했던 말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악관측은 러시아에 트럼프의 분노를 그대로 전달했으며, 빠르면 이번 주말에 푸틴과 다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사라토가 재단의 글렌 하워드 회장은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트럼프 측 자문위원들이 러시아의 협상 지연으로 인해 영향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의 크렘린에 대한 개인적 짜증이 커지고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3월 30일에 Truth Social에 올린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의 팽창주의와 함께 ‘러시아의 침략’을 언급했다”면서 “이 문구가 크렘린에 대한 비정상적인 비난이었다”고 말했다.
WSJ은 “러시아에 대해 25%의 2차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경제를 질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러시아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중국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계속 에너지를 수입하게 된다면 기존의 20% 관세에 25%를 더한 45%를 부과한다는 의미여서 중국에게도 엄청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로부터 가장 많이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는 중국과 인도 등이다.
WSJ은 이어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은 러시아 경제의 중추로서 이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서방이 그동안 부과했던 어떤 제재보다 러시아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최근 몇 년동안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면서 얻은 수입은 러시아 연방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이란, 핵 합의 안하면 폭격과 2차 관세 직면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란을 향해 “미국이 제안한 핵협정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면 폭격과 관세부과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지난 주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적 핵협상을 거부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관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들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란을 향한 직접적인 폭격이 가해질 것”이라면서 “폭격의 수준은 그들이 이제까지 당해본 적이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면 4년 전과 마찬가지로 2차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에 새로운 핵협정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오만을 통해 보냈다”면서 “그럼에도 이란은 미국이 최대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한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핵 협상을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한과 관련, 직접 협상을 거부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중재국 오만을 통해 전달된 공식 답변에서 “양측의 직접 협상 가능성은 거부됐다”면서도 “간접 협상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를 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것은 약속 위반으로 그들(미국)은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이란의 첫 공식 응답으로 미국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인도양에 '하늘의 유령' 보낸 미국, ‘무자비한 폭격’ 준비중]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한 ‘무자비한 폭격’이 빈말이 아니라는 듯 인도양에 ‘하늘의 유령’을 전격 배치했다. 미 공군의 글로벌타격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3월 27일 “B-2 폭격기들이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에 위치한 미 해군지원시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위성 사진과 이들 폭격기 조종사들이 민간 항공관제센터와 통신한 내용의 녹음 공개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군사전문매체인 워존(The War Zone)도 “이란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후티반군에 대한 폭격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인도양 전초기지에 공군력을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하늘의 유령’으로 불리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3대가 이미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 기지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워존은 이와 관련한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미국이 보유한 20대의 B-2 폭격기는 모두 화이트먼 기지에 배치돼 있다. 워존은 이와 관련해 “화이트먼에서 모두 5대가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로 발진했으며, 이중 한 대는 하와이의 히캄 공군기지에 ‘비상 상황’으로 착륙했다”고 전했다.
워존은 또 “3대 이상의 C-17 수송기와 10대의 공중급유기도 이 섬에 전진 배치됐다”면서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테헤란과 최단 거리도 3795㎞에 달해 이란의 미사일이 도달할 수 없지만, B-2 폭격기들과 미 전투기들은 공중 급유를 이용해 폭격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워존은 이어 “또 미국 유타주의 힐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F-35 전투기 4대도 지난 3월 22일 미 공군의 공중급유 부대의 지원을 받으며 이탈리아 시칠리아 상공을 지나 중동으로 향했다”면서 “공중급유 부대와 시칠리아 항공관제당국과의 통신 이후, 스텔스 전투기 F-35 4대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들 전투기들은 이미 디에고 가르시아에 위치한 미 해군지원시설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3월 20일 중동에 배치된 해리 S 트르먼 항모(航母) 전단을 1개월 연장 배치하도록 명령했고, 지난 2일 부산을 방문하고 태평양에 머물고 있던 칼 빈슨 항모 전단의 인도양 이동을 지시했다.
눈여겨볼 점은 미국이 B-2폭격기를 4대 가까이 배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지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미ㆍ중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을 때에도, 호주에 B-2 폭격기 4대를 배치해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 바 있다. 4대는 미국이 보유한 B-2 폭격기의 20%에 해당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카셈 술레이마니 이란 최정예부대 쿠즈(Quds) 사령관을 제거했을 때에도 모두 6대의 B-2 폭격기를 디에고 가르시아에 배치해 이란의 보복 조치를 억제했다.
B-2폭격기의 배치가 이렇게 상대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은 그만큼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B-2 폭격기는 적의 정교한 방공망을 뚫고 3만 파운드급 GBU-57/B MOP(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MOP(벙커버스터)는 현재 B-2만이 탑재 운용할 수 있으며, 지하 깊숙하게 위치한 이란의 강화된 핵ㆍ지휘통제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B-2는 작년 10월에도 예멘 후티 세력의 지하 미사일 강화 격납고 파괴에 동원됐다. 한 대당 모두 18t의 재래식ㆍ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디에고 가르시아: 걸프 전쟁ㆍ대테러전쟁의 발진 기지]
주목할 것은 디에고 가르시아 섬이 주는 의미다. 1814년부터 영국이 식민 지배하고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인도양의 차고스 제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1971년부터 영국과 미군이 함께 군사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지는 미국이 1990~1991년 1차 걸프 전쟁 때 이라크를 격퇴할 때도 매우 중요한 병참 허브로 활용됐다. 또 2000년대에는 탈레반과 알 카에다를 상대로 한 대테러전쟁에서도 중요한 발진 기지였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