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서 300마일 러 엥겔스 공군기지 심각한 피해 발생]
우크라이나의 드론떼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의 핵심 공군기지에 보관중이던 크루즈 미사일 96기가 파괴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이는 크름반도에서의 해상드론으로 인한 상당한 피해에 연이은 것인데다 러시아 벨고로드에 또다시 우크라이나군이 침공한 것과 맞물려 러시아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부는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00마일 떨어진 엥겔스(Eagles)-2공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드론 떼 공격으로 총 96기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참모부는 “비축돼 있던 러시아 미사일들은 대부분 2차 폭발에 의해 파괴됐으며, 이 미사일은 앞으로 3회에 걸쳐 우크라이나 폭격 작전에 쓰일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엥겔스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로 폭격하는 러시아 공군의 Tu-95 폭격기 1개 편대, 초음속 Tu-22M3 Backfire-C 폭격기 편대를 운영하는 러시아 중항공사령부의 발진기지로, 그동안 여러차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나 주요 목표물들을 공격해 왔으며, 이에 우크라이나군도 이 기지를 타격 목표로 삼아 공격을 해 왔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022년 12월에만 3번 공격을 단행했고, 올해 1월에도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한 바가 있다. 이때도 Tu-22M3 백파이어-C 폭격기 최소 1대와 Tu-95MS 1대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군사전문매체 워존(War Zone)도 “러시아 엥겔스 공군기지의 탄약 및 무기 저장 벙커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 공격으로 거대한 불덩어리와 버섯 구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워존은 이어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피해가 활주로에서 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저장 구역에서 발생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최소 12개의 저장 시설과 인근 건물이 공격으로 파괴되었으며 여러 개의 큰 대형 웅덩이도 생겼다”고 전했다.
워존은 “엥겔스 기지의 심각한 피해는 드론으로 인한 1차 공격보다 그곳에 저장된 폭발물들이 터지면서 2차 폭발로 이어졌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2차 폭발을 고려한 의도적 파괴작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워존은 또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Tu-95MS 베어-H 폭격기가 파편에 의해 손상되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위성 이미지 상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설명에 따르면, 드론이 공격했을 때에는 Tu-95MS Bear-H 3대와 Tu-160 Blackjack 전략 폭격기 2대가 있었고, 일루샨(Il)-76 Candid 수송기도 폭격 직전에 도착했다”고 짚었다.
워존은 그러면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따르면, 베어 폭격기 조종사 최소 2명이 공격으로 사망했는데, 당시 폭격기에 탑승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매체인 아스트라(Astra)도 “군 비행장의 탄약 창고가 공격을 받았고 화재도 발생했다”면서 “공격을 받은 후 얼마 후 탄약이 폭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공격 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엄청난 폭발과 함께 도시 상공을 먹구름이 뒤덮고 있는 모습들이 올라왔다.
아스트라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은 최소 50대 이상으로 관찰되었으며, PD-2 등의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이 지역의 러시아 주지사 로만 부사르긴은 “이번 공격은 이 지역이 지금껏 겪은 최대 공격이었다”고 말했지만, 러시아군은 러시아측 피해는 밝히지 않고, 모두 54대의 우크리아나 드론이 요격됐다고만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주장대로 만약 한 차례 공격으로 크루즈 미사일 96기가 제거됐다면, 이는 상당한 전과(戰果)로 평가될 수 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의 공중 발사 크루즈 미사일의 비용을 유형에 따라서 50만(약 7억3000만원)~100만 달러(약 15억원)로 추정한다.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서도 러시아 방공망에 FPV드론 공격]
우크라이나군은 최근에도 해상드론을 통해 선박 2척과 헬리콥터 1대를 파괴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은 “러시아가 점령중인 크름반도에서 FPV(1인칭시점) 드론을 사용하여 러시아 레이더와 군사용 보트, 헬리콥터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러시아의 값비싼 방공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무력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러한 공격을 감행한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드론 147대와 탄도미사일로 보복 공격 감행]
우크라이나군의 기습적 드론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러시아도 3월 29일 밤과 30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과 147대의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샤헤드 공격드론과 탄도미사일로 보복공격을 해 왔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97대를 격추했고 25대가 타깃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전체 드론의 17%인 25대만이 우크라이나 내 타깃을 맞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많이 쓰는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의 폭발물 적재중량은 40㎏로, 파괴력은 경량 구조물이나 차량을 파괴하는 수준이고 목표 도달률도 10% 안팎이다.
그러나 대당 가격이 3만5000달러(약 5100만원)에 불과해, 대규모 공격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防空) 시스템을 계속 소진시키며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다. 드론 자체는 비효율적이지만, 전반적인 비용 대비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도 유형ㆍ용도에 따라 수천~수십만 달러짜리 드론을 공격에 사용한다.
[추가 공격 준비하는 러시아, “별다른 성과 거두지 못할 것”]
한편,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30일자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하여 휴전 회담과 협상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ISW는 이어 “러시아가 리만, 포크롭스크, 오리히우 방향에서 공세 작전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북부 수미 지역과 쿠르스크 주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몰아내려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활동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은 아직 이 지역에서 전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포크롭스크와 토레츠크 방향에서 국지적인 반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SW는 “러시아군 사령부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군부대의 재배치를 단행해야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 3년간의 전투에서 장갑차와 인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으면서 본격적인 대공세 작전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분석가들은 지난 2022년 겨울 이후로 러시아가 여러 전선에서 동시 공세로 복잡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짚었다.
ISW는 이어 “지금까지 크렘린은 병력 충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병력을 크게 늘릴 수 있을만큼 충분한 신병을 모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까운 미래에 극히 인기 없는 정책인 일부 예비군을 소집하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보 기관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전선의 특정 구역에 대한 공세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봄이 다가오면서 러시아는 6개월에서 9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는 1,000km 길이의 전선을 따라 다목적 공세를 수행할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어 “이를 위해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포크롭스크 방향과 같은 전선의 다른 구역으로 병력을 재배치할 수 있다”며 “이 작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 정보를 확인하며, “러시아가 수미, 하르키우, 자포리자 지역에 대한 공세를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 러시아군은 수미 지역의 국경을 넘으려 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소규모 공격 집단을 성공적으로 격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75년된 스탈린 시대 트럭까지 전쟁에 투입하는 러시아]
한편, 러시아군이 파괴된 군용 차량을 보충하기 위해 1950년대 소련시절에 설계되어 제작된 GAZ-69차량까지 전투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포브스(Forbes)는 “러시아의 장비 부족이 놀라울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면서 “1950년대 초반에 제작된 차량까지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이어 “1952년 최초로 제작된 오프로드 차량인 GAZ-69가 최근 전투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며, 적어도 한 대는 드론 방어용 스크린이 장착된 상태로 개조되었다”면서 “심지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하면서 라다 소형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포브스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소실된 장갑차와 중장비 차량만 2만대를 넘는다”면서 “전투에 투입할 차량이 부족하다보니 전기스쿠터와 말과 당나귀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그러면서 “이러한 전투 차량의 부족은 작전을 펼치는데 한계를 갖게 만들고 있다”면서 “기계화가 되지 않은 러시아 여단은 수가 적은 우크라이나군대도 밀어내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은 지금 전쟁 장비 부족으로 쩔쩔매고 있다. 푸틴은 겉으로는 허세를 부리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미국은 러시아를 더 이상 군사강대국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나토를 대신해 러시아군을 최약체로 만들어 주었고, 또한 더 이상 미국과 대적할 수 없는 상대로 만들어 주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