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부 서열 3위, 친 시진핑 계열 허웨이둥 돌연 실종]
중국군의 수뇌부가 혼란에 빠져 있으며, 시진핑은 군부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렸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시진핑을 옹위해 왔던 이들이 역으로 숙청당하고 있으며, 이렇게 반시진핑을 주도하는 이들이 시진핑의 통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진핑의 권력 통제가 이미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안전부의 반란과 함께 시진핑이 맞고 있는 초유의 위기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27일,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허웨이둥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미 직위에서 해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허웨이둥과 관련된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미국의 워싱턴타임스는 “허웨이둥이 실종된 지 일주일이 넘었다”고 밝혔다.
[친시진핑파의 잇따른 실종 및 해임, 군부내 반란 신호?]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허웨이둥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서열 3위이면서 완전한 친시진핑 계열이고 또 지난해 11월 시진핑의 복심이라 할 정도로 친시진핑파였던 먀오화(苗華)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도 숙청을 당했다는 점이다. 이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권력의 최정상에 오르기 전 17년간 정치적 기반을 닦아왔던 푸젠성 출신들로 엮어진 ‘푸젠방(福建幇)’의 핵심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푸젠방의 핵심들이 숙청당하고 있다는 것은 일단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시진핑이 스스로의 수족을 잘라내면서까지 군부내 부패를 청산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을 볼 때 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진핑 스스로 수족을 자르는 것이라면 그 후임으로 더욱 더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인물을 앞세워야 하나 그러한 인사작업을 전혀 하지 못하면서 계속 푸젠방 핵심이 군부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군부 내에서 푸젠방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반시진핑 계열의 군부 권력들이 푸젠방의 핵심들을 숙청하고 있음에도 시진핑이 이에 대해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사실상 자신을 대리해 왔던 먀오화가 돌연 숙청당했고, 올해 3월 들어 인민해방군의 3인자인 허웨이둥까지 실종되고 있음에도 시진핑이 이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현재의 중국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CMC)의 제2 부주석이자 당 정치국 위원인 허웨이둥은 지난 3월 11일, 중국의 형식상 최고 국가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NPC) 폐막식에 참석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그 뒤 다양한 정치 행사들이 이어졌음에도 허웨이둥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그가 구금상태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 관련된 전직 탐사기자이면서 미국에 거주하는 자오란지안은 소셜미디어 X에 “허웨이둥은 지난 3월 11일 전인대 회의 종료후 전격 연행되었으며, 이후 심장마비를 일으켜 중국 공산당 최고 관리들을 치료하는 전용병원인 301병원에 사실상 구금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중앙군사위원회는 그의 행적이나 연설 등 모든 자료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자오란지안은 이어 “허웨이둥 외에도 푸젠방의 여러 군 지휘관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허웨이둥의 비서는 물론이고 푸젠성 출신의 여러 지휘관들도 수사대상에 올라와 조사가 진행중”이라 밝혔다.
중국문제 전문가인 차이센쿤도 25일, “동부전구 사령관인 린상양도 ‘대만해협 전투 계획’을 유출한 혐의로 전날 체포되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중국의 군부가 완전히 친시진핑파와 반시진핑파로 분열되어 있으며, 지금 국면은 반시진핑파가 친시진핑 계열의 푸젠방 구성원들을 완전히 솎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등쥔 국방부장도 지난 3월초 갑자기 국무원 전체 회의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각설이 나돌았다가 다시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미 등쥔 부장은 국방부장으로서 역할을 사실상 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부에 대한 통제도 손을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시진핑의 섣부른 군부 통제 욕구가 반란을 불러왔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2년 최고 지도자로 올랐을 때, 군부에 대해 사실상 교류도 없었다는 점에서 군부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는데 열과 성을 기울였다. 그래서 시진핑은 초기에 군부를 인정하면서 함께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2기를 넘어 3기, 그리고 사실상 영구집권으로 나아가면서 자신감도 붙었고, 그래서 군부를 확실하게 통제하기 위한 인사조치들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물론 군부를 친시진핑파 일색으로 채우기 위해 시진핑은 부패라는 카드로 자신과 소원한 군부 인사들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진핑의 군부장악 욕심은 즉각 군부의 반발로 이어졌다. 여기서 시진핑이 착각한 것이 하나 있다. 중국의 군부가 머리 몇 사람 정리한다고 해서 분위기가 시진핑 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중국 군부의 인맥이 뿌리가 깊고 이리 저리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태자당이나 인민해방군의 고위직들을 완전히 적으로 만들게 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푸젠방과 사실상 동맹관계에 있었던 산시방(陕西帮) 출신의 장유샤가 등을 돌리면서 역으로 푸젠방을 겨냥한 숙청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의회 전문지인 더힐(The Hill)은 지난 19일, 중국 전문가이자 정치분석가인 고든 창(Gordon Guthrie Chan)이 “중국 군부가 분열되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China’s military is going to war against itself)”는 제목의 기고 글을 통해 “중국 군부의 분열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태일 수 있다”면서 “시진핑은 지난 10년간 군부 인사들을 숙청해 왔지만 이제 반시진핑파가 시진핑의 충성파들을 숙청하고 있으며, 심지어 인민해방군의 주요 선전기관은 시진핑의 통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짚었다.
고든 창은 이어 “중국인민해방군은 1971년 쿠데타 시도 실패후 도주하던 린바오 장군이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부 3인자인 허웨이둥까지 사실상 구금상태에 있다는 것은 이미 시진핑의 권위는 무너졌으며, 최대의 위기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든창은 “눈여겨볼 것은 허웨이둥의 실종과 함께 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군수사령부 사령관인 자오커스(赵克石) 장군도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면서 “군부의 분열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이젠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든창은 이어 “현재 군부 내에서 숙청되고 있는 인물들은 시진핑에게 충성하는 산시강(陝西剛)과 푸젠성 군벌(푸젠방, 福建域)의 두 파벌 장교들”이라면서 “시진핑은 이제 군부의 이러한 자파 숙청에 대해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신문이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대충돌, 도전받는 시진핑 체제”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3083회)에서 설명했던 중국 공산당 이론지인 치우스(求是)와 군부의 매체인 해방군보와의 충돌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해방군보는 지금 시진핑이 주도하고 있는 ‘단일지도체제’가 아니라 군부의 핵심들과 함께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군부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마디로 군부가 시진핑을 향해 지도 방식 자체에 강력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진핑과 군부가 갈라섰다고 봤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러한 해방군보의 기사들을 바로 장유샤가 주도해 썼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고든 창은 “만약 시진핑이 군을 장악하고 있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짚었다. 사실상 장유샤가 주도하여 시진핑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든 창은 이어 “중국 공산당은 물론이고 군부의 핵심 파벌들이 시진핑의 통치에 대해 극심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은 지금 시진핑의 지도부가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시진핑, 위기 돌파위해 돌연 대만 전쟁 일으킬 수도]
이런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진핑이 자신에게 닥쳐온 실각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돌연 대만과의 전쟁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차이센쿤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시진핑이 자신의 권좌와 관련되어 실존적 위기를 맞게 되면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대만과의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자오란지안은 반대로 “군부가 이렇게 분열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이 전쟁을 일으키려 해도 군부가 이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면서 “시진핑의 전쟁 요구는 오히려 군부의 반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연구소의 연구원이자 국가안보연구부 부장인 션명쉬는 “이미 중국 군부 구조가 시진핑 일파가 몰락하고 장유샤 측근들이 장악하고 있다”면서 “장유샤의 권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어떠한 명령도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