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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 만나러 평양 간 러 쇼이구, 美-北 회담 중재 가능성 -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北도착…김정은 만난다 - 트럼프-푸틴간 전화회담후 美北연결 위한 가능성 - 푸틴 중재로 미북회담 열린다면 코리아패싱 가능성 커진다
  • 기사등록 2025-03-22 0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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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北도착…김정은 만난다]


우리 신문(Why Times)은 3200여회를 넘을 정도로 국제정세 분석을 해 오면서 국내외 주요 언론들의 보도 내용 등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팩트체크를 해 왔다. 그런데 이번 처음으로 과감하게 예측에 기반한 분석을 해 보려 한다. 러시아 타스통신의 뉴스가 그동안 정세분석을 해 온 우리의 레이더에 명확하게 걸린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관영 타스통신은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1일 북한의 수도 평양에 도착했다”면서 “쇼이구 서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이러한 짤막한 뉴스 외에 별다른 설명은 붙이지 않았다.


당장 타스통신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쇼이구 서기가 김정은을 만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쇼이구의 전격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추론들이 나왔다. 특히 쇼이구 서기가 그동안 북러관계의 주요 고비 때마다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 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상당히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평양으로 갔을 것이란 추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국방장관 시절이던 2023년 7월과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직책이 바뀐 이후인 지난해 9월 등 방북 때마다 쇼이구는 김정은과 만났고, 그 직후 북러관계에는 중요한 사안이 벌어졌다.

2023년 7월 방북 2개월 뒤인 9월 김정은은 전격적으로 러시아 연해주 극동지역을 방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4시간 회담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9월 방북 직후인 10월부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이뤄졌다.


그래서 일부 매체들은 쇼이구의 평양행을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종전회담이 한창인 가운데 이 문제에 대해 김정은에게 설명하기 위한 방북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물론 상당히 가능성이 큰 예상이다. 쇼이구 서기가 종전협상 상황에 대해 김정은에게 진행 내용을 공유하고 또한 북한군 포로에 대한 처리방향 등 북한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이 연장선상에서 북한군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전문가인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파병 북한군의 활약으로 최근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사실상 탈환한 상태”라며 “쿠르스크 승리를 위해 북한군이 흘린 피의 대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을 확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매체들은 김정은의 5월 방러 가능성을 두고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평양에 갔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모스크바로 초대했고, 5월 9일 80주년 전승절이 유력한 방러 시기로 거론된다. 실제 이를 계기로 김정은이 방러한다면 시간이 상당히 촉박해 준비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 15일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상을 만나고 김정규 외무성 부상과 회담했는데, 당시 '최고위급 접촉' 일정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분석에 일정 부분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미 루덴코 차관이 방북을 마치고 돌아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쇼이구 서기가 평양에 도착했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김정은의 방러 문제라면 루덴코 차관의 평양 방문으로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쇼이구의 평양행은 뭔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급거 날아갔을 것이란 의미다.


이와 관련해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루덴코 차관에 대한 의전 수위가 높지 않았고 북한 매체의 보도 태도 또한 건조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을 달래려고 쇼이구 서기를 부랴부랴 보냈을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푸틴간 전화회담후 美北연결 위한 가능성]


물론 그동안 나온 여러 추론들이 다 일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미국과 러시아간 종전회담이 완전히 타결된 것도 아니고, 일단 서로 간을 보기 위한 잽을 날린 정도의 수준이라서 현 상황에서 특별히 공유할만한 내용은 별로 많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의 공유라면 쇼이구까지 날아가 김정은을 만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쇼이구가 평양까지 날아가 김정은을 만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의 전화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평양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양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1시간 30분 넘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일단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휴전에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 후 올린 소셜미디어 글에서 “매우 좋았고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모든 에너지와 인프라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으며, 완전한 휴전과 궁극적으로 이 끔찍한 전쟁의 종식을 위해 신속히 노력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고위급 회담을 통해 '30일 전면 휴전안'을 도출했음에도 이날 두 정상 간 통화에서 합의된 핵심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부분 휴전'뿐이라는 점에서 미국 측은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30일 휴전안에 러시아도 동의할 것인가'를 묻자 “러시아는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질적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에너지·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만 자제될 뿐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묘사한 것처럼 양측의 군인이 매일 2천명 이상씩 죽어 나가는 전장에서의 공방은 여전히 계속된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전화회담을 통해 트럼프와 푸틴은 종전이라는 큰 그림에는 동의를 했지만, 세부 사항에서는 트럼프의 요구 사항이 별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푸틴은 오히려 기세등등하게 추가적 요구사항들을 트럼프에게 내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백악관의 분위기는 마치 양자간 대화가 큰 성과가 있는 듯 설명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또 푸틴은 왜 이렇게 당당한 것일까?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코멘트를 자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김정은을 가리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gorqhdbrnr)로 다시 지칭하면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올라가고 있는데 첫 임기 때 맺었던 김정은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다(I would)”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이 있는 직후인 15일,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두고 “뻔뻔스러운 악의 제국의 시대착오적인 작태”라며 “미국과 제국주의의 총파산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여전히 강경 기조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이 쓴 ‘미국의 배타적 이익을 절대시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전세계의 다극화를 적극 추동하게 될 것이다’란 제목의 글을 소개했다.


김명철은 글에서 “미 제국주의의 불가피한 쇠퇴와 그를 조금이나마 지연시키기 위한 역대 미 행정부들의 과욕적인 대외정책이 초래한 전대미문의 혼란과 불신, 대립과 모순의 악순환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우선주의의 재등장으로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북한이 그러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反트럼프적 태도를 지속할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북한의 반응이 나온 직후 러시아의 쇼이구 서기가 평양을 방문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추측을 낳게 한다.


우리 신문이 추정하는 것은 바로 트럼프와 푸틴간 1시간 30분여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가 반드시 논의됐을 것이고,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개선 문제도 거론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자 푸틴이 트럼프에게 환심을 살 요량으로 트럼프와 김정은간의 만남을 위한 다리를 놓겠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푸틴의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과의 관계 개선에 일조를 할 수 있다면 그러한 공로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상당히 유리한 카드를 쥘 수도 있고, 이를 기화로 트럼프로부터 일정 부분 양보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논의를 하기 위해 사실상 푸틴의 분신이라고 할 수도 있는 쇼이구를 평양으로 보내 美北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리 신문은 판단한다.


한가지 우려는 만약 우리 신문의 예측대로 쇼이구의 방문을 통해 진짜로 미북정상회담의 물꼬가 열린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회담에서 그에 걸맞는 양보를 푸틴이 트럼프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푸틴의 중재로 美北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그야말로 ‘코리아패싱’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조태열 외교장관은 지난 21일, 향후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패싱’ 당할 일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푸틴이 중재를 서는 美北정상회담이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쇼이구의 평양행은 여러 가지로 마음에 걸린다. 우리 외교당국이나 정보부처에서는 쇼이구의 방북에 대해 모든 레이더를 개방하고 치밀하게 그 내용을 추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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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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