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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05 17:53:52
  • 수정 2018-08-05 20: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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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무역전쟁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그 종점은 어디일까? [Rabel Pepper via RFA]


최근 G7 정상회의 사진 한 장을 모두들 보았을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과 비슷한 장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한 나머지 정상들과 마주보며 대치하는 장면으로, 마치 원수를 대하는 모습 같습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G7이 ‘제로 관세, 제로 보조금, 제로 장벽'을 시행할 것을 주장하는 G7 경제 통합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고, 독일의 동의도 얻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마 독일이 이에 동의한 것은 표면적으로 시장 분담금 등 복잡한 요소 때문일 것이며,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의견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시장 규모가 크고 경쟁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7개 국가 간 경제 통합화가 분명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정세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WTO 글로벌 다자 무역 규칙을 폐기하기로 이미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이 규칙은 처음에 미국이 만들고 시행하던 것인데, 더 이상 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새로운 더 높은 기준의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일본 및 기타 선진국들에 대한 무역 보호주의를 시행한다고 해서 이들 국가들이 중국과 같은 편에 서게 만들어 함께 미국을 보이콧하는 글로벌화에 역행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상 이들 국가들은 지재권 문제, 강제적 기술 이전, 기업 M&A 등과 관련 중국을 비난 공격하는 데 있어 미국과 다를 바 없고 입장이 완전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무역 분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입니다. 또한 이 분쟁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무역 분쟁만 놓고 보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말까지 미국과 일본이 무역 분쟁을 치렀고, 30년간 지속한 결과 일본 경제가 붕괴되어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되었습니다.


미중 간 충돌은 대국 간 힘 싸움으로써 최소 50년 심지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이 모든 것은 큰 역사적 게임의 시작일 뿐입니다.


2. 두 번째 문제인 ‘지금까지 미중 무역 분쟁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먼저 스스로 대단하다고 우쭐하는 정서입니다. 100년 동안 서방의 침략, 압박을 받아 온 우리에게는 대국이 되고자 하는 강력하고도 절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 경제가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국가적 자부심에 빠지고 우쭐대는 정서도 같이 따라왔습니다.


미중 무역전, 특히 중싱 사건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기술적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강력한 각성제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외국과 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사건 이후에야 사람들은 롤스로이스 사가 자사 제품 엔진이 언제, 어떻게, 어떤 고도에서 운행되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한 부품 업체 대표가 말하기를 세계적으로 2~3개 회사의 자동차 인젝션 기술이 가장 좋지만, 중국 군용차의 노즐로는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국산 노즐 품질이 좋지 않아도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 해외 업체에서 인젝션 기술을 통제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기술은 가장 핵심인 원천 기술 혁신, 원천 기술 진전 및 산업화(예, 칩), 인터넷 사유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규모의 경제의 시장 개발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는 ‘광군절(光棍節:중국 최대의 쇼핑축제)'의 경우, 알리바바이든 징동(京東) 그룹이든 모두 중국의 거대한 시장 경제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확장한 것이지, 원천 혁신 사고나 원천 기술 진보 및 산업화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과 산업화 기술, 그리고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발전한 것뿐입니다.


또한 이번 무역 분쟁은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 성장 모델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경제 구조, 경제 운영 체제 등을 더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 해주었습니다.


과거 우리는 시장을 통해 기술을 얻고 자금을 통해 기술을 사고 인재를 발굴해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술 발전을 이루었으나, 앞으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은 자주혁신만이 답입니다. 기술 분야의 혁신과 시스템 제도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더 깊은 차원의 교훈을 얘기하면 이번 미중 무역전 발발을 다음 세 가지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중국은 미국에 대한 전체·종합·시스템적 연구를 소홀히 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부터 올 3월까지 무역 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대국 간 힘 싸움 속에서 무역 경제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 외에 미국 정치 사회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드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극히 비정상적입니다.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세계 제1 패권국에 대한 시스템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우리는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지속적이고 이성적인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로 오판을 하거나 심지어 나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 두 가지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① 감정이 이성보다 앞섰고 비이성적인 사고들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는 전형적인 중국인들의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농민과 상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농민은 감성이 이성을 앞서고 상인은 이성이 감성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남부지방 순시 및 담화)'와 1993년 사회주의 시장 경제가 확립되고부터 오늘까지 20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중화민족이 농경민족에서 상업민족으로 된 과정이 2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때문에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이 자연스럽게 아직도 매우 강해 이성적으로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세계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과거 미국이 게리 로케(뤄자후이 骆家辉, 중국 화교)를 중국 대사로 파견하자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드디어 '중국인'을 파견했고, 미중 관계가 이로 인해 더 나아질 것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그는 중국계 화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뤄자후이는 자신이 더더욱 미국인임을 증명해야 했고, 그래서 중국에 대한 태도 및 입장은 더욱 강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 시점과 향후 미중 관계에서 우리는 이 같은 민족 근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더욱 이성적으로 미국을 인지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② 우리에게는 과거 다이톈추(戴季陶, 1891~1949, 국민당 우파 이론가) 선생의 ‘지식상의 의화단(권법으로 서양을 몰아내려던 운동)'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에서 ‘모든 대가를 치르더라도'라고 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글로벌 시대에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고 개혁이 심화되는 이 시대에 ‘모든 대가를 치르고서'가 말이 됩니까? 설마 개혁개방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입니까?


트럼프라는 개인에 대한 연구부족도 ‘지식상의 의화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永不放弃/Never give up)>라는 제목으로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된 중국어 트럼프 자서전은 매우 얇은 책입니다. 저는 세 번 읽으면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보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미국 대통령을 인식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우리는 너무 그를 과소평가 한다는 겁니다. 물론 세계도 그를 얕보긴 합니다. 또한, 그가 너무 ‘이랬다저랬다'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그를 잘 모르는 것은 진지하게 그를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선 튼튼히 기초를 세운 다음에 생각하고 세밀하게 설계합니다. 논리가 매우 뚜렷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빌딩은 기울어지고 팔 수 없으니까요.


비지니스맨으로서 그의 특징은 상대에 대한 믿음이 강할 때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여 마지노선을 무너뜨려 위협하면서 목적을 이룹니다. 전력으로 상대를 공격할 때에는 돌연 부드럽게 변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도 합니다. 자서전에서 그는 몇 차례 벼랑 끝에 처했던 일들과 다양한 상대들과 싸웠던 경험들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트럼프가 잘 변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우리가 그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문제인데, 그렇다면 ‘이번 충돌이 중국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도전은 이론이나 실제로나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심지어 이러한 도전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다양한 이론들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우리의 우수한 대책들에 대해서도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과거 40년 중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덩샤오핑 개혁개방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개방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미국 주도의 글로벌 시장 경제 시스템이 우리에게 들어오도록 한 것입니다. 혹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정치 경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서 이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들은 손해를 본 반면, 중국인들이 이익을 거두었다고 생각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더 이상 ‘역글로벌화'는 없습니다. 글로벌화는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글로벌화 과정에서 일어난 분열입니다. 글로벌화 분열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글로벌화와 관련한 세계 주요 대국들 간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혹은 아예 인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규칙 및 제도를 더 이상 우리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모든 경제 이론 및 연구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더 두려운 도전은 사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번 분쟁이 장기적인 대국 충돌 과정으로 변한다면 우리는 냉정하게 우리와 미국의 거대한 차이를 인식하고 겸손히 미국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포퓰리즘의 反美로 가거나 심지어 ‘옥쇄 정신(玉碎: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으로 미국의 모든 것을 보이콧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겪어봤기에 저는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 사상 등에서의 심각한 도전은 앞으로 중국 개혁개방 과정,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큰 문제입니다.


2) 미국의 경제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여 미국 사회 구조 변화 및 그 주류 이데올로기 변화에 대한 연구도 부족해 미국 정치 구조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왜 중국을 겨냥하는 것일까요? 대중 무역 적자는 구실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이 분열된 게 아니라 미국 사회 분열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사회는 경제 구조 금융화로 인해 심각히 분열되었고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지고 중산층은 파산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러스트벨트 3개 주는 원래 모두 민주당과 힐러리를 지지하다가 마음이 변했고, 이것이 트럼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취임 이후 트럼프는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분열된 미국 사회를 어떻게 봉합하느냐 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 해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영리하게 중국이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중국 위협'은 최근 몇 해 미국에서 나오는 주된 이슈이자 실질적으로 서방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교묘하게 이를 이용해 ‘중국 문제' 혹은 ‘중국 위협'을 손 안의 카드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미국 경제 구조, 사회 구조, 정치 구조의 변화까지 깊이 연구해야 오판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0년 전 자본주의 발전과 관련해 내린 마르크스의 결론이 시공간적 제한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는 정확합니다. 바로 생산력이 생산 관계를 결정하고 경제 기초가 상층 건축물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미국 경제 구조의 변화가 사회 구조의 변화를 결정하고 일정 정도 미국 정치 이익, 국가 핵심 이익의 변화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가 2년 혹은 6년 후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미국은 대통령 교체로 인해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본적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게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3)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 즉, 패권 방식,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 부족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공업화 국가의 시각으로 포스트 공업화 국가 미국을 인식합니다. 무역국가의 입장에서 금융국가 미국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또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에서 이뤄낸 성취에 근거해 스스로 국제 지위를 매기는 일종의 환상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연구하여 내린 결론은 중국 굴기는 ‘달러 시스템 내의 지위 상승'이라는 겁니다. 이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인 결론입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저는 이에 반대합니다.


제 연구의 결론은 위안화의 국제화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달러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대체될 수 없습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 시스템 내에서의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점은 일부 매체들이 매우 무책임하고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협의의 민족주의 정서로 국민들을 선동한다는 겁니다. 40년 간 우리가 달러 시스템에 들어가 주된 수혜자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국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국채 대량 매수 등)


또한 이 시스템 속에서 리스크와 비용을 주로 감당하는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논리입니다. 화와 복이 같이 온다는 말처럼 앞으로 우리들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트럼프의 비장의 무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이란,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그리고 얼마 전 중국이 사들인 미국 국채를 동결해야 한다는 미국 의원들까지... 소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그널들은 양국 분쟁이 심화되면 실제로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찌 되었던 화폐 금융은 미국의 최후의 비장의 무기이자 승리의 열쇠로, 그들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을까요?

국내에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 간 중국은 스미스 경제학 원리 속에서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업이 발휘하는 작용을 알게 되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40년 후의 오늘날 우리는 결국 조지프 슘페터(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식의 혁신이 경제 사회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19차 보고 국가 최고지도자 발언 중, ‘혁신 국가 건설'이라는 웅대한 청사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한 겁니다. 그렇다면 혁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가와 개인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국가 측면에서 우리는 개혁해야 하고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체제와 제도를 없애야 합니다. 앞으로 여전히 과거 조상들의 4대 발명품에만 취해 있다면 분명 우리 후대에게 치욕이 됩니다. ‘조지프 니덤(영국의 박물학, 과학사회학 학자)의 난제(중국의 근대 과학은 왜 낙후되었는가)’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경제 글로벌화 시대의 국가 간 경쟁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20여 년 전 저는 제도 경쟁을 언급한 적 있습니다. 즉, 누구의 제도가 경제 성장과 발전에 더 유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혁하여 더 포용적이고 자주 경영, 자주 선택, 자주 유동적인 현대 시장 경제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3. 혁신과 관련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자리를 통해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 대한 제 바람을 얘기함으로써 당부로 삼고자 합니다. 6가지를 얘기하겠습니다.


첫째, 학습 능력을 기르고 유지하십시오.


입학식에서 매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에 왜 왔는냐?'는 겁니다. 2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학습 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학습 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길러야 모든 일이 순조롭고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학습 능력은 지식과 기술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지식이 많을수록 점점 반동화된다는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압니다. 베이컨의 ‘지식이 힘이다'라는 말 역시 시대적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보가 폭발하는 오늘날 정보와 기술은 늘 지나간 길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일생동안 자신의 학습 능력을 계속해서 기르고 습득해야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대학 교육의 취지입니다. 예일대학의 리처드 레빈 전 총장은 ‘예일대 졸업 이후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게 된다면 예일 교육의 실패다'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학습 능력은 책을 읽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세계를 보고 관찰하며 세계를 사고하고 맛보아야 길러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인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더 관용력이 있어집니다. 관용은 인류 최고의 지혜 가운데 하나로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둘째,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입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없으면 혁신 사회도 없습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70이 넘은 카메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를 본 뒤 ‘인류의 상상력에 기반하여 인류가 상상하는 세계를 만들었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카메룬 감독이 유년 시대의 생각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70세에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오늘날의 중국,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에게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


유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정해진 답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졸업식에서 원래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하지만, 저는 조금 엄숙하게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앞으로의 생활에서 호기심과 상상력이 없다면 그 인생은 비극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좋아하는 것이 없는 인생이라면 혹은 부모나 타인에 의해 좋아하는 것이 바뀌는 인생이라면 너무나 무서운 인생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 역시 무섭습니다. 그러므로 학습 능력에 독립적인 사고가 더해진다면 혁신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되는 겁니다.


셋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경제학은 자원이 부족한 조건 속에서 행위 주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계획 경제에서는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선택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이 이미 저를 대신해 선택했습니다. 농촌으로 하방(문화대혁명 후기에 도시의 청년들을 농촌과 산간벽지로 보낸 운동)가거나 아니면 공장에 가야 했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A나 B 혹은 C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고 리 혹은 자오 교수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시장 경제에서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필요합니다. 시장 경제는 바로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입시 교육 시스템 속에서 모두들 얼마나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대학 동기나 친구들이 전화가 와서 자녀 및 친척이 입시를 치르는데 어떤 전공이 좋은지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는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대부분입니다.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이 아마 이런 상황을 더 잘 알 것입니다. 이는 매우 슬픈 일입니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제 눈을 잘 바라보지 못합니다. 눈은 커튼에 가 있고, 저를 보지 않습니다. 문제의식이 없으니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자연히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학습 능력을 갖춘 이들은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이런 이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자연스럽게 혁신 능력도 매우 강해집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해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이미 좋은 직업을 택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제 경험을 참고하는 게 지금도 늦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경제학은 비교 우위 발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선택을 할 때에는 자신의 비교 열세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이 이성입니까? 이성은 바로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 혹은 자신의 부족을 아는 겁니다.


이를 잘 이해하게 되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결함 및 부족함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는 되도록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부족함을 피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비교 우위인 것을 선택하게 되어 더 기뻐하고 관용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융 기관에 취업해 잘 하고 있는 친구를 보더라도, 학교 때 성적이 더 좋았던 내가 금융 기관에 가지 못했다는 비정상적인 심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알면 친구가 분명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다만 그가 뛰어난 부분에서 나는 부족할 뿐임을 알게 되는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부족한 점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회피하지 마십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맹목적으로 따라하면 인생을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넷째, 심미(審美) 능력입니다.


세계 경제 지도를 펴보면 국가마다 비교 우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은 금융 서비스, 일본은 제조업 기술, 중국은 노동력, 유럽은 고대 귀족 문화에서 비롯된 심미를 수출합니다. 거의 모든 사치품들이 바로 이 유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심미는 역사가 쌓인 것으로 그 전제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연속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화제는 사실 매우 무겁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만 얘기해보려 합니다. 개인에게 있어 심미는 일종의 인품이자 수양입니다.


심미 능력이 낮은 민족은 소양과 품격이 낮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수준도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심미 능력은 기본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 모두 ‘문화 혁명' 이후 세대라는 겁니다.


오늘 졸업식에서 모두 가죽 구두, 넥타이,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쁩니다. 제가 자오 서기님께 졸업식 의상을 이렇게 하자고 요청드렸습니다. 왜입니까? 우리 캠퍼스를 보면 많은 남학생들이 털이 드러나는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으로 정중한 졸업식에 나타나겠습니까? 아름답다고 생각됩니까?


오늘날 세계의 어디를 가든 중국인을 알아보는 기준은 바로 옷과 행동입니다. 개인의 경우 주로 옷을 봅니다. 다른 아시아인들과 비교해 중국인들은 옷, 모자, 양말 등 어울리게 입지 못합니다. 멀리서도 바로 중국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인 중에서 한국인들은 산뜻하고 아름답게 입고, 우아하고 잘 어우러지게 입으면 대부분 일본인입니다.


만약 단체라면 거의 모든 사람이 듣고 있다면 일본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 데 절반은 듣고 절반은 떠들면 한국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적고 대부분 각자 떠들면 거의 중국인입니다.


심미는 일종의 존엄입니다. 일종의 자아 존중이자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예의 없고 멋대로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낮게 보고 타인도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의미에서 심미는 세계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아는 겁니다. 심미는 모든 사람들에게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행위에는 절대 선을 넘어서거나 하지 말아야 할 기준선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이 다소 높아질 겁니다.


다섯째, 고난을 극복하는 능력입니다.


인생에 고난이 있는 것은 정상입니다. 행복은 일시적입니다. 헤밍웨이는 ‘용기는 우아하게 압박에 직면하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우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자주 고뇌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동료들과 얘기하다가 너무 흥분할 때면 후에 스스로 반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아하게 압박을 대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압박 앞에서 우아할 수 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당신이 정말로 어려움을 일상으로 대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여러분 미래의 인생, 직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행복감을 높여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공허한 사명감이나 우리와는 너무 먼 신성한 인물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인생은 단계별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되도록 완벽히 이뤄내고 심지어 청교도들처럼 자신의 직업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일생이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장인 정신이란 본질적으로 이러한 직업에 대한 경외와 사명감에 대한 이해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장인 정신과 공리주의는 관련이 없습니다.


제가 더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의 중국은 더 이상 국토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민족 위기의 상황이 아니나 빠르게 굴기하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중화 굴기를 위해 책을 읽자'와 같은 구호는 더 이상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오늘의 중국은 전례 없는 경제 글로벌화의 거대한 환경에 직면해 어떻게 혁신 국가를 만드냐 하는 중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진정한 사람이 되어야, 즉, 학습 능력, 독립적인 사고 능력,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심미 능력,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만 행복한 일생을 누릴 수 있고,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진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중화민족에게도 진정 희망이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의 건강,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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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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