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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친이란 예멘 후티반군 대규모 공습, 이란 핵시설 공습의 전초전? - 트럼프 “예멘 후티반군 겨냥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행동” - “이번에는 끝장내겠다”는 미국, 후티는 과연 굴복할까? - 미국-이란간 핵협상에도 영향 미칠 듯
  • 기사등록 2025-03-17 03: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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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멘 후티반군 겨냥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행동”]


미군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명령에 따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겨냥한 사실상 초토화에 가까운 대규모 공격에 나섰다. 후티 반군이 홍해의 선박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해 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나는 오늘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하라고 미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압도적이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모든 후티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말한다. 너희의 시간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공격을) 그만두지 않으면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지옥이 비처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후티의 지원세력인 이란을 향해서도 경고를 잊지 않았다. 트럼프는 “후티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을 즉각 끝내야 한다”며 “이란이 미국인과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으면 전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의 상업용 선박, 항해의 자유와 지역 파트너를 보호하는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수백 차례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이들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후티 공습은 앞으로 몇 주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취임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미군 작전”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어 “이번 후티에 대한 공습은 미국이 테헤란에 대한 제재 압력을 높이는 한편,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고 시도하는 동안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인터넷매체인 악시오스는 “2주 전 미군 드론이 후티에 의해 격추되자 트럼프는 14일 공습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군 당국자는 “일부 동맹국에 공습 계획을 미리 알렸으며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 이어질 ‘가차 없는 공격’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티반군이 운영하는 보건부의 아니스 알-아스바히는 “미국의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01명이 부상당했으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또한 후티 반군 정치국은 이 공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했다.


후티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이 침략에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면서 “우리 예멘 군대는 확전에 확전으로 맞설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공습과 관련해 “사나의 주민들은 후티 반군의 거점 건물이 공습을 받았다고 말한다”면서 “폭발은 격렬했고 마치 지진처럼 동네를 뒤흔들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또한 “예멘 남서부 도시인 타이즈에 있는 후티 군사 기지도 공습의 표적이 되었다”면서 “이로인해 일부 도시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특히 “이번에 집중 공격을 받은 사다(Saada)의 다얀(Dahan) 지역은 후티의 실질적 지도자인 압둘 마릭 알-후티(Abdul Malik al-Houthi)가 종종 해외의 귀빈들을 만나는 지역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영국 등 서방 선박을 공격해 왔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대변인은 “후티가 지난 2023년 이후 미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나 공격해 왔다”면서 “이러한 공격은 하마스 무장세력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대해 팔레스타인들과 연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박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조 바이든 전임 정부는 후티반군에 대한 공격을 통해 반격 능력을 약화시키기는 했지만 제한적이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더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끝장내겠다”는 미국, 후티는 과연 굴복할까?]


분명한 것은 후티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미군의 공격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에는 아예 끝장내버리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의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X에 “후티가 미국의 군함과 상선을 공격하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를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윽박질렀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어 “이번 이들에 대한 공격으로 홍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압도적인 살상력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마디로 예멘을 상대로 훨씬 더 파괴적인 군사행동을 예고한 것이다.


[미국-이란간 핵협상에도 영향 미칠 듯]


눈여겨볼 것은 이번 후티반군에 대한 공격이 일어난 시점이다. 미국은 지난 7일, 이란과의 핵협상 의지를 담은 서한을 이란 지도부에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곧 이란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나는 (군사 행동보다) 평화 합의를 보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할) 마지막 순간에 와 있다”며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폭스뉴스의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이란 측에 협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이란에 훨씬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혓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러한 서한에 대해 이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개발을 막겠다며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최대 압박' 정책과 관련해 “이란은 항상 협상에 열려 있지만 대화는 공정하고 존중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8일, 테헤란에서 삼부 요인과 민군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라마단 회의에서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면서 “이란은 그들의 기대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이란에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선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하마네이는 12일(현지시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제안을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기만행위”라고 규정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현지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협상에 나설 이유가 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경우 이란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고, 압박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낸 서한을 아직 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러·이란 외교차관 회담…”모든 대이란 불법 제재 풀어야“]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이란 외교차관들이 14일 회담을 열어 한목소리로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불법적인 일방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당사국은 현 상황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제재와 압박, 무력 위협을 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 같은 3국 공동성명 내용을 전했다.


이들 공동성명에는 ”우리(중-러-이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31호와 그 시간 계획을 강조하며, 관련 당사국들에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피하고 외교적 노력에 유리한 분위기와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다국적 회담 재개를 촉구한 것이다.


안보리 결의안 2231호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승인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올해 10월이면 이 협정이 만료돼 이후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로이터는 ”미국이 이란에 핵 협상을 요구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편에 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 회피하는 이란, 트럼프의 승부수는?]


이렇게 갑자기 중국과 러시아의 손을 잡고 3국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적 대화를 회피하고 유엔같은 글로벌 기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이란의 꼼수를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받아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추진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도 회피하고 이를 중국과 러시아가 옹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미국의 불쾌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미국은 일차적으로 후티반군에 대한 초토화 폭격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후티에 대한 공격은 이란에게도 사실상 레드카드를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파괴작전을 결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13일, “미국은 올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미국 정보기관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직전인 올해 초에 이란의 군사력이 약화된 이후 이란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핵개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평가 분석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이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핵시설 공습 감행 가능성을 높인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바로 이러한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한다면 그 다음 수순은 이스라엘을 통한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란이 이러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작전을 막을 여력이 있을까? 그럴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이란도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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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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