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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은 왜 트럼프 만나기를 두려워할까? 미국 방문을 꺼려하는 진짜 이유? - 미중정상회담 앞두고 망설이는 시진핑 - 시진핑의 딜레마, “트럼프 만나야 하지만 방법을 못찾았다!” - 미중정상회담, 시진핑은 꼭 해야 하지만 위험부담도 크다
  • 기사등록 2025-03-16 04: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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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정상회담 앞두고 망설이는 시진핑]


미중간 관세전쟁이 확대되면서 지금 당장 시진핑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그래야 시들어가는 중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이미 했어야 할 전화 통화도 미루고 있고, 대면 회담의 장소 선정부터 의제 모두 결정하지 못하고 그저 망설이고만 있다. 시진핑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13일(현지시간) “전화회담도 미루고 대면회담도 망설이는 시진핑, 과연 무엇 때문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해 20%의 특별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협상도 제대로 시도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와 시진핑 두 사람 모두 생일이 6월이고 날짜도 하루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 날을 전후로 소위 ‘생일회담’을 여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의 양국 관리들이 미중정상회담을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4월중에 중국에서 열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RFA는 이와 관련해 “현재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더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무부 차관보로 일했던 데이비드 스틸웰은 RFA에 “올해 ‘양회’에서 나온 분명한 신호는 중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라면서 “부패와 불투명성이 이러한 곤경의 주요 원인이지만, 지난 7년 동안(트럼프 임기 2기와 바이든 임기 포함) 미국의 경제 보호 정책도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미국 정부는 올해 2월, 펜타닐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중국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3월 4일에는 20%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문제는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이다. 중국은 이미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 당국은 이미 부동산 위기, 외국 자본의 철수, 디플레이션과 같은 일련의 구조적 경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추가 관세폭탄까지 쏟아지다보니 중국 경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시진핑의 딜레마, “트럼프 만나야 하지만 방법을 못찾았다!”]


눈여겨볼 것은 미중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중국의 반응과 태도다. 캐롤린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지난 2월 중국에 대한 첫 번째 관세 부과를 발표한 후, 트럼프와 시진핑이 며칠 안에 관세에 대해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이 상황은 중국이 더 다급하게 미국과 논의를 바라고 또 정상간 통화를 하자고 요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은 중국과의 실무적 논의를 거쳐 정상간 통화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음에도 정작 중국측이 시간 확정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스틸웰은 RFA에 “중국 입장에서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는데, 사실 미국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다는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면서 “바로 이 점 떄문에 양국 관리들이 정상회담 장소를 놓고 협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양국이 참석할 예정인 글로벌 회의에서 만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가 양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야말로 부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별장이 있는 마러라고로 가서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 당장 시진핑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시진핑은 지금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야만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트럼프의 안방으로 쳐들어가 담판을 짓는 것이 지금 중국이 처한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SCMP도 “마러라고는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개인 소유지”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두 지도자가 만난 적이 있던 마러라고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정상회담, 시진핑은 꼭 해야 하지만 위험부담도 크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절대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왜 미중정상회담에 대해 소극적일까? 이에 대해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연구원 마이클 커닝햄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회담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여전히 그러한 회담의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양측이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하고 공식적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진핑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꺼릴 수 있다”면서 “비록 합의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지라도, 중국이 이를 승리로 홍보할 수 있다면, 대화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진핑은 중국 내 정치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남을 가질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FA는 이에 대해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것 외에도 시진핑 주석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은 것과 유사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하여 RFA는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국제 정상회담의 부대 행사일 것”이라면서 “만일 상호 방문이 이루어진다면, 트럼프의 중국 방문이 시진핑의 미국 방문보다 약간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 방문은 시진핑에게 너무 큰 정치적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비판, 내부적으로는 美와 접촉강화하는 中]


분명한 것은 지금 중국이 미국과의 극한 대립을 막기 위해 트럼프 팀과 적극적인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11월 당선 이후 중국이 새 정부와 잠재적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워싱턴에 대표단을 파견했다”면서 “중국은 또한 트럼프 팀의 핵심 멤버들과 접촉하기 위해 미국 학계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익명의 중국학 연구원은 RFA에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중국 관리들이 보수적인 미국 싱크탱크의 학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의 모든 보수적인 학자들이 이러한 접촉을 거부했다”면서 “이들이 중국측과 접촉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 관리들과의 과도한 접촉이 새 정부에서의 자신들의 평판을 나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고, 정부에 들어갈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학자들은 여전히 중국 측과의 접촉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미국 아시아 정책 선임 연구원인 잭 쿠퍼(Zack Cooper)도 RF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첫 임기와 비교했을 때, 베이징이 트럼프 새 행정부와 직접 접촉하는 것이 이전만큼 원활하지 않다”면서 “그렇다고 양측간 대화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다만 전반적인 상호 작용의 깊이가 지난 트럼프 1기 이전 때나 임기중 만큼 광범위하지 않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렇게 미중간 대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특히 중국이 더욱 더 간절하게 요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고 개척자적 정신이 부족한 시진핑 입장에서는 미중정상회담을 과감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형국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미중간 사이는 더욱 소원해질 것이고 당연히 중국 경제에는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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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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