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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중국의 미묘한 변화, 北미사일 도발에 뜬금없이 입장 표명 - ‘논평 없다’던 전과 달리 “당사국들 긴장 완화” 입장 밝혀 - 이례적인 중국의 논평, 그동안 침묵하다가 태도 바꾼 이유? -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중국, 한국 심기 살폈다
  • 기사등록 2025-03-11 11: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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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없다’던 전과 달리 “당사국들 긴장 완화” 입장 밝혀]


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때 ‘논평없다’면서 일축하던 것과는 달리 한반도의 정세 안정을 강조하면서 ‘각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냈기 때문이다.


▲ 마오닝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하며 도발에 나선 것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에 주목했고, 또한 최근 조선(북한)이 미국·한국의 조선과 관련한 군사·외교·제재 등 다방면의 동향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표명한 것에도 주목했다”면서 “우리는 관련 당사국이 반도(한반도) 문제의 근원을 직시하고 정치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을 견지하면서 긴장 국면 완화와 지역 평화·안정 수호를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마디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 협력과 대북 제재 등을 모두 거론하며 정세 안정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중국 외교부의 이러한 반응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북한이 황해도 내륙에서 서해 방향으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나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1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자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며, 특히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이 시작된 날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날 마오 대변인이 언급한 '조선의 입장'은 북한 외무성이 전날 한미 연합 정례 훈련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를 하루 앞두고 발표한 '미국이 람발(남발)하고 있는 완력 행사는 가중된 안보위기로 회귀할 것'이라는 제목의 공보문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이 공보문에서 이번 연습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을 두고 “미국의 군사적 광태”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체질적인 적대 의식에 잠수돼 제재와 압박, 대결에 몰두하는 그들의 태생적인 대조선 관행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례적인 중국의 논평, 그동안 침묵하다가 태도 바꾼 이유?]


그런데 이례적인 것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해도 중국은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으면서 침묵을 지켰다. 또한 중국 외교부의 이번 논평이 더욱 도드라진 것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간의 군사협력과 대북제재를 모두 연관지어 논평을 했다는 점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월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당시에는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발사 관련 활동에 대해 새로운 논평이 없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중국 외교부가 이렇게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은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미 1) 북한에 대한 경고


그 첫째는 북한에 대한 사실상의 경고다. 다시말해 북한이 그동안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의견 표명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상 북한의 도발을 묵인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외교가 사실상 묶여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도발로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려는 것으로 중국은 이해를 해 왔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미중간의 충돌이 예고되고 있으며, 이미 관세 전쟁이 시작된 국제적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중국의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북한의 심정을 이해해주는 척 표현을 하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중국도 적잖이 신경쓰고 있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시말해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모질게 비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주는 척 하면서도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의 성명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중국 외교부가 북한 문제와 함께 한미군사훈련을 콕 찍어 설명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의미 2)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경계심


중국이 이번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정말 신경이 쓰이는 것은 한미군사훈련의 강화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는 한반도에서의 전면전 상황을 전제로 하여 지휘소훈련(CPX)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 시나리오와 연계하여 지상·해상·공중 및 사이버·우주 등 전체 영역에 걸친 야외기동훈련(FTX) 기반의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한미 양국은 이번 자유의 방패(FS) 기간 동안 실기동 훈련인 FTX를 중점으로 실행하게 된다. 야외기동훈련(FTX)은 지난해에는 10회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16회로 대폭 늘어난다. 그만큼 이번 자유의 방패 훈련이 강회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자유의 방패(FS)훈련에서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상황과 사이버·드론 공격을 비롯하여 북한군의 최근 러시아 파병 사태에서 보인 전술적 변화 등을 자유의 방패(FS)훈련 시나리오에 반영하여 연합훈련이 전개되도록 계획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나라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은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할수록, 또 그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한미군사훈련의 질도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리안해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일본을 중심으로 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군 병력이 증강되는 상황에서 한미군사훈련에 항공모함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은 북한 미사일 도발을 거론하면서 특별히 한미군사훈련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중국, 한국 심기 살폈다]


눈여겨볼 것은 중국 외교부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구태여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언급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마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중국도 심기가 불편해 한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한국 당국에 알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중국은 지금 불안하다. 당장 한미군사훈련이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불안한 것이지만, 앞으로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이 강화되면서 중국을 향한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및 강화에도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 중국 방어에 우선할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미국내에서 퍼져 있다. 이는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러한 상황이 도래하지 않도록 막는 방법 중의 하나가 한국 정부를 내세워 원래의 주한미군 역할에 충실하도록 묶어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문제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대 중국 태도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비록 대통령 탄핵 국면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상황이 아니기는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당연히 탄핵되고 중국 친화적인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러한 정국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인들의 대 중국 이미지 변화다. 지난 2월 8일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과 시진핑 주석이 하얼빈에서 나란히 앉아 4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의 중국 외교 관례를 보더라도 파격적 대우를 해 준 것이다. 시 주석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참석해 한중정상회담을 열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한한령의 해제도 언급했다. 한마디로 한국을 향해 미소작전을 대대적으로 펼친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외교 변화는 미중간 갈등이 심해질수록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소중해질 것이라 판단했기 떄문이다. 다시말해 그동안 한국을 막 대하면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촉발해 왔지만 지금부터라도 한국인들의 대 중국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를 느꼈고, 더더욱 다가오는 미중 충돌 시대에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해야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차원에서 중국은 일본과도 외교관계를 상당히 호의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센카쿠 열도에 해경선을 보내 수시로 도발을 했지만 이마저도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할 정도다. 이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 보고 전랑외교에서 벗어나 미소외교로 전환한 것이다.


결국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중국 당국이 언급을 하고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정부와 호의적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측면에서 애매모호한 표현을 외교적 수사로 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중국은 한국의 정세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다. 탄핵정국에도 깊이 개입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한중관계 개선에 적극적 태도를 보일 것이다. 그러한 중국의 외교전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러한 중국의 본심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중국이 아무리 양의 탈을 쓰고 미소를 짓는다고 해서 그 본심까지 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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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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