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결국 터진 '머스크 리스크', 트럼프도 제동걸며 거리두기 - 머스크와 루비오 내각회의서 충돌...트럼프, 루비오 편 들었다 - 나치 경례·극우당 지지 등 논란, 세계적 밉상된 머스크 - 테슬라 주가 7주 연속 하락, 머스크 정치적 활동 우려 커져
  • 기사등록 2025-03-10 04:41:20
기사수정



[머스크와 루비오 내각회의서 충돌...트럼프, 루비오 편 들었다]


‘글로벌 밉상’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미국 정부 규모의 감축을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이 미 행정부의 내각회의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공무원 해임 방식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그동안 머스크를 비호하며 감싸고 돌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아닌 루비오 편을 들면서 머스크의 행동을 자제시키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내각 요원들간의 긴장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머스크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내각 구성원들이 백악관 내부 회의에서 일론 머스크를 ‘거짓말쟁이’라 부르며 격렬한 충돌을 일으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는 자리였음에도 충돌은 거칠었는데,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마르코 국무장관과 숀 더피 교통부장관 등 세 명의 장관들이 머스크와 충돌을 빚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숀 더피 장관이 전국적인 항공 교통 관제사 인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할 항공 교통 관제사까지 해고하려는 시도에 분노했다”면서 “더피 장관은 특히 머스크가 예산 삭감을 주장하지만 그 데이터에 오류가 많다면서 격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렇게 두 사람 간의 논쟁이 격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교통관제사로 MIT출신 직원들을 고용하라고 지시하면서 충돌은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재향군인부 장관인 더그 콜린스도 머스크의 무차별적 예산 삭감으로 인해 재향군인 병원에서 수술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머스크가 이를 부인하고 나서자 콜린스 장관은 강하게 반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역시 나서서 무리하게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면서 충돌은 일단락됐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이번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교통부장관이나 보훈부장관이 머스크를 가리켜 ‘거짓말쟁이’라며 맹공을 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심지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까지 나서서 머스크를 향해 무분별한 인력 감축 등의 예를 들면서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회의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원 감축을 위해선) ‘도끼’보다는 ‘메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머스크의 역할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의 주재로 약 20명의 각료가 참석한 임시 내각 회의에서 머스크와 루비오가 말다툼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백악관 ‘캐비닛 룸’의 한가운데 마호가니 탁상을 사이에 두고 머스크와 대각선으로 앉은 루비오는 이날 트럼프 2기 정부의 ‘상왕’이라 불리는 머스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시작은 머스크였는데, 그는 루비오에게 아무런 ‘해고 실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유일한 사람은 DOGE에서 파견나간 직원일 것이라고 비꼬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이러한 머스크의 도발적 발언에 대해 루비오는 “국무부의 1500명 이상의 조기 퇴직자는 해고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루비오는 머스크를 비꼬듯 “그 사람(조기 퇴직자)들을 다시 고용해, 또다시 ‘해고 쇼’를 하려는 게 당신 생각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머스크도 발끈하면서 “루비오 장관이 TV에는 잘 나온다”고 맞받았다. 한마디로 특별히 하는 일은 없으면서 TV에만 자주 나온다고 비꼰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격해지자 팔짱을 낀 채 두 사람의 언쟁을 지켜보던 트럼프가 결국 나서서 루비오를 변호하기에 이르렀다. “루비오가 할 일이 많고, 잘하고 있으며 출장 다닐 일도, TV에 출연해야 할 일도 많다”며 “서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양측을 다독거렸다.


NYT는 이와 관련해 “이날 회의는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징후가 분명히 나타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머스크의 조치에 소송이 잇따르고 공화당 의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부 정부 수장들은 트럼프에게 직접 불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도 머스크에게 적절한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장관들은 정부의 낭비를 줄이자는 머스크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조율되지 않고 정부를 뒤집으려는 ‘전동 톱 스타일의 접근 방식’에 분노와 좌절을 나타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날 회의에서 머스크가 루비오뿐 아니라 다수의 내각 구성원과 인원 감축과 관련해 논쟁을 펼쳤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이날 회의가 하루 전인 5일 저녁에 갑자기 잡힌 것도 내각 사이에서 머스크의 무차별적 해고 요구 때문에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는 머스크의 임무를 지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접근 방식은 조금 더 세련되게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특히 이날 트럼프의 교통정리도 눈여겨볼 만한데 트럼프는 “이제부터 장관들이 책임을 지고 하되, 머스크팀은 조언만 할 것이라며 교통 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NYT는 밝혔다. NYT는 이와 관련해 “머스크의 초토화 방식을 분명히 언급하는 것”이라며, “향후 정부에서 머스크의 역할이 지금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치 경례·극우당 지지 등 논란, 세계적 밉상된 머스크]


흥미로운 것은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막강한 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미국 본토는 물론 해외에서도 ‘밉상’으로 등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가 특히 미움을 받는 것은 유럽이다. 머스크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식에서 유럽에서 금기시되는 나치 경례 제스처로 반감을 산 바 있고, 이후에도 영국 총리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데다 독일 총선에서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등 내정 간섭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파문을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트럼프가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자,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오던 유럽 내에서 반(反)트럼프가 확대되면서 덩달아 반머스크 정서까지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최근 런던의 일부 버스 정류장에는 머스크를 나치에 비유한 포스터가 붙어 화제를 모았다. 포스터에는 테슬라 전기차에 올라타 나치 경례를 하는 머스크의 사진과 함께 ‘3초 만에 0부터 1939까지’ ‘테슬라, 스와스티카(swasticar)’라는 문구가 적혔다. 여기서 1939는 나치가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를 의미하고, ‘스와스티카’는 나치 독일의 문양(하켄크로이츠)과 비슷한 ‘절 만(卍)‘ 자를 뜻하는 ‘스와스티카(swastika)’의 끝음절을 테슬라를 상징하는 ‘카(car)’로 변형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볼 점은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경영 위기다. 지난달 독일에서는 테슬라의 매출이 70%나 급락했다. 한마디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것이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머스크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NYT는 이와 관련해 “테슬라 충전기에 불을 붙이는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는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후 테슬라를 상대로 일어난 일련의 공격 중 최신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미국 내에서 이렇게 반 머스크 정서가 확산된 것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공무원들의 해고를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큰 데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에선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을 짓는 등 권력을 등에 업고 과도한 오버액션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미 전역 곳곳에 머스크를 반대하는 시위도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 90여 개의 테슬라 매장 및 충전소 앞에서 시위가 열렸다. 이 중 뉴욕 테슬라 쇼룸 밖에선 300여 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펼쳤고, 그 중 9명이 체포됐다. 이 같은 시위가 이어지자, 일부 테슬라 매장 및 사무실 창문에는 “우리도 머스크를 싫어해요”와 같은 쪽지가 붙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 7주 연속 하락, 머스크 정치적 활동 우려 커져]


이와 함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7주 연속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하락의 시작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도지) 수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한 1월 20일부터다.


이에 대해 미 CNBC는 8일 “머스크가 워싱턴에 간 이후 테슬라 주가는 매주 하락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백악관에서의 활동이 테슬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평가하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0.30% 내린 262.67달러(38만818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미 대선일(11월 5일) 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대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보다는 무려 44%나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8천448억8천만 달러로 쪼그라들며 1조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고점 대비 6천908억4천만 달러(1천조원)가 증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주가는 이번 주에만 10% 넘게 하락하는 등 7주 연속 내림세다. 이러한 하락세는 2010년 6월 상장 이후 주간 단위 최장기간 하락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하락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정치적 요인에 의한 주가 하락이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에서는 차량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잇따라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테슬라의 신규 차량 판매 감소와 머스크가 발표했던 '저가 모델'에 대한 최근 업데이트 부족 등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490달러에서 380달러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도 유럽, 중국, 미국 일부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 감소를 지적하며 목표 주가를 345달러에서 3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테슬라의 진짜 문제는 단순하게 판매와 생산 수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매체인 CNBC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과 백악관에서의 활동이 테슬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평가하려 한다”면서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관이 수요 예측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일으키면서 테슬라 영업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를 오랫동안 지원해 온 미 전기차 전문 매체 크린테크니카는 최근 칼럼을 통해 “테슬라 소유자들이 차량을 팔아야 하는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를 CEO로서 해고해야 하는지 검토할 때가 됐다”는 충격적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심지어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도 “테슬라 강세론자들이 머스크의 도지(정부효율부)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세계적인 부정적 감정 앞에서 벽에 몰린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테슬라 강세론자들에게 중요한 시험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결국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권력을 얻었지만 그에 반해 사업적으로는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고, 자칫 그러한 부정적 요소는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각 구성원들과 충돌하고 심지어 트럼프로부터 거리두기까지 당하게 되었다는 그 충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18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