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24 공식통계마저 빈부격차 심화에 국가도 국민도 몰락]
중국의 ‘2024 국가통계보고서’가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빈부격차는 대폭 확대됐으며, 국가의 부(富)도, 국민의 자산도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보고서가 중국 국가통계국의 공식자료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도대체 중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미국의소리(VOA)는 4일(현지시간)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 총리가 제출한 '정부 업무 보고서'의 기초 자료가 되는 중국국가통계국의 '2024년 국가 경제 및 사회 발전 통계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 자료들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들이 있어왔지만 이번 통계는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에 가까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중국 당국의 통계가 그동안 국가는 발전했지만 국민은 후퇴했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통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 발표한 통계는 국가의 부(富)도 줄어들었고 국민의 부(富) 역시 감소했다는 다소 놀라운 통계를 제시했다”면서 “특히 빈부 격차까지 커지면서 시진핑의 제1가는 정책이었던 공동부유마저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고속성장’에서 ‘고품질발전’이란 용어로 대체된 중국경제]
VOA에 따르면 2024 국가통계보고서는 농업, 산업, 무역, 투자, 대외 경제, 소비, 과학 연구, 문화 관광, 환경 자원 등 12개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2024년 중국의 통계 자료를 요약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국립 청쿵 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훙칭푸(Hung Ching-fu)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례 보고서에는 과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고속 경제 성장’이라는 용어 대신에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고품질 개발’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었다”면서 “또한 ‘새로운 개발 패턴’, ‘공영’,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시진핑 사상’, ‘새로운 품질의 생산성’, ‘중국식 현대화’와 같이 시진핑 주석의 정책을 홍보하는 표현에 더 중점을 두면서, 과거 보고서에서 강조되었던 세계화에 대한 중국의 경제 개방의 역할은 경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훙칭푸 교수는 “보고서에 표기된 이런 내용들은 국제 환경의 변화에 직면한 중국 정부의 조정 전략, 특히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국내 시장의 전략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과거에는 세계속으로 나아가는 중국 경제를 적극적으로 내세웠다면 미국의 트럼프라는 거대한 장벽을 만난 지금 경제성장이 아닌 ‘고품질’ 등의 애매모호한 용어들을 사용하면서 경제의 실체를 숨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추구하고, 혁신을 추구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 해석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뽕적 해석일 뿐이다.
일단 이 보고서는 “중국 경제 총생산이 처음으로 130조 위안이라는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고, 도시 신규 고용은 4년 연속 1,200만 명 이상을 유지했으며, 상품 총 수출입이 처음으로 43조 위안을 넘어섰다”면서 “주요 임무와 목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고, 중국식 현대화가 새롭고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공식 보고서의 수치가 대단히 부풀려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성장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 대목부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에 기반을 둔 논평가 탕징위안은 “중국의 국가통계국이 오랫동안 데이터 조작과 모순되는 통계로 인해 비판을 받아 왔다”고 지적하면서 “보고서에서 적시한 GDP 5% 성장이라는 수치 자체가 통계에서 나타난 경제 성과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탕징위안은 이어 “연간 통계에서 부동산 개발 투자는 10.6%, 지정 규모 이상의 산업 기업의 이익은 3.3%, 외국인 투자 기업과 홍콩, 마카오, 대만 투자 기업의 이익은 1.7%, 광업의 이익은 10.0%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5.1%에 달했고, 인구는 139만 명 감소했다”면서 “이러한 모든 요인들이 과거 중국 경제가 성장할 때 핵심 요소들이었는데, 이번 통계에서는 모두 부정적임에도 GDP가 5% 성장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탕징위안은 또한 “실업률만 해도 도시 실업률이 5.1%라고 밝히고 있지만 광대한 농촌지역의 거대한 실업인구는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분명한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탕징위안은 “특히 베이징대학교의 장단단(Zhang Dandan) 교수에 의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23년에 46.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는 공식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면서 “청년 실업률이 사회 및 경제 활동의 가장 직접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이렇게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GDP가 5%의 성장을 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만 국립 청쿵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홍징푸(洪景福)도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수치로는 결코 중국경제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다”면서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과 중국 민간 학자 및 전문가의 분석, 심지어 중국 지방 정부의 재정 보고서를 결합하는 등 제3자 데이터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중국 동북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푸펑(Fu Peng)도 “지난해 경제 추락의 핵심에는 내수 부족이 있다”면서 “아무리 생산을 많이 한다고 해서 중국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올해가 14차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데, 중국 국가통계국은 시진핑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통계를 조작해야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 외국 자본의 철수]
특히 중국 경제를 발목잡는 것 중의 하나가 외국 자본의 철수다. 이에 대해 대만 중국경제연구소 제1연구소의 왕궈천 연구원은 VOA에 “중국국가통계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외국자본 유입은 8,26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1% 감소했으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국가통계국은 외국 자본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입량은 밝혔는데 유출량은 아예 표시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왜곡하려 했다”고 밝혔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경제를 내수지향적으로 몰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속뜻은 외국의 자본이 중국에서 빠져 나가는데다 유입되는 자본도 없다보니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할 것이다.
또한 국가통계국 보고서에서 ‘고정 자산 투자’가 52조 91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증가 자체가 주로 철도나 고속도로, 전력 장비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왕궈청은 “3.1%의 성장도 모두 국유기업에 의한 것”이라면서 “민간기업과 외국자본에 의한 고정자산 투자‘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왕궈청은 이어 “고정자산 투자’가 3.1% 늘어났다고 해서 국유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유기업의 투자마저도 지난 2023년 10%에서 3%로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를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부동산 부문]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이다. 국가통계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부동산 개발 투자는 100조 2,8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6% 감소했으며, 그중 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10.5%, 사무실 건물 투자는 9.0%,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13.9%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중국 경제 성장을 사실상 견인해 온 것이 바로 부동산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것은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추동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고민이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정부의 재정적자]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압박도 증가하고 있어서 과연 중국당국이 어려운 경제여건을 개선할 능력이 있기나 한지 의문시된다. 국가통계국의 자료에서 ‘재정 및 금융’ 항목에 따르면 올해 국가 일반 공공 예산 수입은 21조 9,70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지출은 28조 4,61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이렇게 재정 압박을 받는다면 지방 재정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안정자금을 풀 여유도 없어진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주민 소득 소비 및 사회 보장” 항목을 보면 도시와 농촌간에 가처분 소득 격차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시진핑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던 ‘공동부유’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중국내에서의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중국 공산당의 권력있는 자들의 부만 증식되고 일반 인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것이 공산사회라고 말하는 중국의 진면목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국가통계국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 보고서가 중국 경제의 장밋빛 전망을 보여주려 했지만, 사실은 중국 경제가 지금 침체기에 이미 접어들었고, 중국 당국이 이러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방도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더더욱 중국 경제가 활로라고 생각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는 과잉생산을 통한 밀어내기 수출이 세계 각국에서 저항을 받게 된다면, 중국 경제는 그나마 숨통을 열어주었던 이 분야마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로인해 중국 경제의 붕괴는 더욱 심해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이러한 밀어내기 수출을 중단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밀어붙일 수도 없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고민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