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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트럼프 우크라전 분노 이후 전격 유턴, “광물 관련 협상 전격 재개” 선언 - 고개 숙인 젤렌스키 “광물거래 체결, 즉각 휴전도 가능” - 트럼프, “젤렌스키와의 협상 재개” 선언 - '긴박한 정세'…美·英 국방장관, 6일 美서 우크라 논의
  • 기사등록 2025-03-06 04: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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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젤렌스키 “광물거래 체결, 즉각 휴전도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후 안보보장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는 서한을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응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은 물론 러시아와의 종전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과의 광물거래 협정에 곧바로 서명할 것이고, 러시아와의 종전협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하에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사를 보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지난 주 논란이 일었던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의 회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러한 뜻에 따라 미국은 곧바로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진전은 두 정상이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며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은지 나흘만의 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X에 또다시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원을 했는지 정말로 높게 평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했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는 “지난 금요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의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이며, 이제 바로잡을 때이다. 우리는 앞으로의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광물 협정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이를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는 이 협정을 더 큰 안보와 확실한 안보 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보고, 이 협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썼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미국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굳게 결심했다. 미국은 중요한 파트너이고 우리는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과 유럽, 그리고 G7의 구체적인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유럽 대륙에 실존적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젤렌스키와의 협상 재개” 선언]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의회의사당에서 진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서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면서 “해당 서한에는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보장 없는 즉각 휴전'이란 자신의 종전 구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고 백악관에서 쫓아내듯 했고, 전날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제공을 전면 중단했다.


일단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을 볼 때 미국의 안전보장과 관련한 문구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의 '팔비틀기'에 백기투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광물 협정이 체결된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의 공식적인 안보보장 없이도 충분히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는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젤렌스키는 또한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며 분명한 감사를 표했는데, 이는 백악관 설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고마워할줄 모른다”는 등 비난을 쏟아내며 목소리를 높였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상당히 의미심장한 대목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렇게 고개를 숙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만남 이후 무기 공급까지 중단하면서 강공을 이어가자, 만약 미국이 이대로 발을 뺄 경우 러시아에 맞서 전쟁을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유럽 각국들이 연대 의사를 피력하기는 했지만 유럽의 지원만으로는 전쟁을 계속 유지하기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이렇게 지원할 능력조차 없는 것은 그동안 장기간의 군축으로 보유하고 있는 물량 자체가 없어서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뒤에도 프랑스 등이 유럽내 생산을 고집해 포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까닭에 신속한 움직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진지한 논의를 해 왔고, 그들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고 밝혀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긴박한 정세'…美·英 국방장관, 6일 美서 우크라 논의]


우크라이나 관련 정세가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자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힐리 장관은 이틀 일정으로 이날 미국으로 출발해 6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며, 유럽의 종전 구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힐리 장관은 방문에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주 회담 후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평화의 길을 확보하기 위해 친구 및 동맹국들과 대화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힐리 장관의 미국 방문이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유럽 주요 국가와 캐나다, 나토 등 20여개국이 참석한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유럽이 제안할 평화 계획을 논의한 것들을 미국과 협의를 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힐리 장관은 미국 방문에서 우선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지난 화요일(2월25일) 계획한 것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가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과 중동의 이슬람 국가 격퇴를 포함한 기타 상호 방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을 했는데, 우크라이나 주둔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에서 미국의 후방 지원(backstop)을 설득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전 24일엔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왔다.


한편, 미·영 국방장관이 만나는 6일 유럽 국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2차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1차는 '우크라이나·유럽 패싱' 논란 이후인 지난달 26일 마크롱 대통령의 주재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과연 언제쯤 가능할까?]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종전이 다가오는 부활주일(4월 중순)쯤에 이루어지길 원한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신속한 종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점령지 반환과 전후 안보보장 등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엇갈리는 까닭에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서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국경 회복을 원하지만, 러시아는 헤르손 등 현재 점령하지 못한 지역들도 러시아계가 다수 거주한다는 이유로 러시아 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데다 유럽 각국이 전후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데도 반대해 왔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친러 행보로 서방의 대러 전선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가혹한 조건을 들이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 역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이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전제하에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종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우리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지속적 평화를 실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태세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평화 회담을 위한 ‘예비적 휴전’ 방안도 제안했는데, “첫 단계로 포로 석방과 함께 에너지 시설과 기타 민간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드론·폭탄 공격 금지 등 하늘에서의 휴전과 함께 해상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할 수 있다. 러시아도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모든 다음 단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미국과 협력해 강력한 최종 합의를 내고자 한다”고 했다.


젤렌스키가 이날 언급한 휴전 방안은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를 통해 밝힌 ‘공중·해상 및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 대한 1개월 휴전 계획’과 유사한 것이다. 마크롱은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이러한 방안을 공동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 눈여겨볼 점은 러시아의 태도다. 트럼프와 젤렌스키 간의 백악관 회담이 파괴적 결렬로 마무리되자 환호했던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회담이 전격 재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사실 러시아는 지나치게 김치국물을 드링킹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겉으로 보면 트럼프가 푸틴을 좋아하기 때문에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회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들을 하지만 과연 그렇게 끝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 트럼프가 협상의 대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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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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