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예고 없이 대만 해역서 사격훈련…병력 보내 대응”]
지난 22일 시드니 연안에서 예고도 없이 실탄사격훈련을 한 바 있는 중국 해군이 24일부터 3일간 베트남의 통킹만 인근에서도 실탄사격훈련을 했으며, 급기야 26일에는 대만 인근 해역에서 역시 일방적으로 사격훈련을 통보하고 실시까지 하는 도발적 만행을 저질렀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렇게 주변국 연안들에 접근해서 사전통보도 없이 갑작스럽게 전쟁 훈련을 하는 중국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26일, SNS플랫폼인 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대만 인근 해역에서의 해상 사격 훈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이날 오전 8시 42분부터 중국 J-11 전투기와 KJ-500 조기경보기, 무인기(드론) 등 군용기 총 32대가 대만해협 상공을 비행했고, 이 가운데 2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연장선을 넘어 대만 북부와 남서부 공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어 "중공(중국)은 이 시간 동안 더욱 공공연하게 국제적 관례를 어기고 예고 없이 (대만 남부) 가오슝과 핑둥 외해에서 40해리(약 74㎞) 떨어진 곳을 훈련 구역으로 설정해 사격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했다"면서 "이에 대해 국방부는 엄정히 규탄하고, 즉시 해군·공군과 육군 해안 병력을 동원해 감시·경계를 하고 적절히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공은 국제 공역에서 예고 없이 임시 무선 라디오 방송으로 특정 구역 안에서 사격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선포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 비행과 해상 선박 항행의 안전에 고도의 위험을 초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역 안보·안정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그러면서 “중공이 최근 베트남·호주 외해에서 진행한 사격 훈련과 필리핀에 대해 벌인 군사적 위협 등 각종 현상 변경 행위는 중국이 이미 지금의 대만해협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에 유일하고 가장 큰 위협임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군의 해상 훈련과 대만 국방부의 규탄 성명에 대한 질문을 “그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의 일부분이므로 대만 문제는 외교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호주인근 중국 군함들, 실탄사격 훈련하면서 사전통보 안해]
중국은 지난 21일에도 비록 국제수역이기는 하지만 이례적으로 호주·뉴질랜드 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면서 사전에 제대로 통보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호주 항공 당국이 거의 훈련이 시작된 이후 훈련 실시 사실을 전달받아 이미 비행 중이던 항공기를 포함해 민항기 50편 가까이가 급박하게 해당 지역을 피해 지나가야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호주 항공교통 관제 기관인 호주항공서비스의 롭 샤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의회에서 지난 21일 오전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즈먼해에서 중국 군함이 무선 채널을 통해 발신한 훈련 실시 통보 메시지를 운항 중이던 버진오스트레일리아 항공기의 조종사가 받고 이를 호주항공서비스 측에 전달해줘서 훈련 사실을 처음 파악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 조종사는 호주 항공 관제사에게 “외국 군함이 우리 해안에서 동쪽으로 300해리(약 556㎞) 떨어진 곳에서 실탄 사격을 실시 중이라고 방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피터 커런 호주 항공서비스 부대표는 “그 단계에서는 그 메시지가 잠재적인 사기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메시지가 진짜로 확인되자 호주항공서비스는 즉각 항공사들에 관련 경고를 보내고 호주군에 알려 비행 제외 구역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커런 부대표는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조종사가 중국 측 메시지를 처음 듣기 약 30분 전에 이미 훈련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커런 부대표는 “이로 인해 민간 상업 항공편 49편이 훈련 구역을 우회해야 했으며, 이 중 일부는 자신들이 처음 훈련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미 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항공기 조종사는 군사 훈련이나 로켓 발사 등 운항 공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운항 관련 안전 공지인 '노탐'(NOTAM·Notice to Air Missions)을 통해 경고받으며, 노탐은 일반적으로 이런 이벤트 발생 최소 24시간 전에 제출된다.
문제는 중국 측은 이런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훈련이 임박해서, 또는 이미 시작된 이후에 호주 항공 당국에 간접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이미 비행 중인 민항기까지 다급하게 항로를 바꾸게 하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가증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실에 대한 중국측의 태도다. 호주 정부는 국방부와 외교부를 통해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지난 23일 성명에서 “훈련이 중국 군함들이 안전 공지를 사전에 반복해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국제적 사건에 거짓말로 변명한 것이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어 “호주 정부가 사실을 고의로 과장했다”면서 “훈련이 항공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해군의 사격훈련으로 민항기에 비상이 걸렸다는 현실이 버젓이 있는데도 사과를 하기는커녕 호주 당국을 나무랬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외교관례를 벗어난 후안무치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태즈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인 유도미사일 순양함 쭌이함, 호위함 헝양함,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 중국 군함 3척은 이날 호주 남동쪽 태즈메이니아섬에서 동쪽으로 약 160해리(약 296㎞) 떨어진 호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다시 진입해 운항 중이라고 호주 국방부는 밝힌 바 있다.
[중국, 베트남 인근 통킹만에서도 실탄사격 훈련]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중국 해군의 실탄사격훈련이 이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중국 해군이 24일부터 27일밤까지 중국과 베트남 사이의 통킹만(중국명 베이부만)의 중국쪽 해역쪽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훈련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훈련은 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통킹만 기준선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트남 외무부는 지난 21일 통킹만의 베트남 북부 꽝닌성 연안부터 중부 꽝찌성 연안까지 14개 지점을 표시함으로써 기준선을 표기한 지도를 공개한 바 있다.
베트남 외무부는 “이 기준선이 2000년 베트남과 중국이 체결한 통킹만 경계 설정 협정에 따라 통킹만 내 베트남의 영해 등 해상 영역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외무부는 이어 “이를 통해 베트남은 통킹만 내 자국 영역에서 주권과 관할권을 보호·행사하고 경제 개발 및 해양 관리 등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베트남은 통킹만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남중국해에서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호주에 이어 베트남, 그리고 대만에게까지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중국이 호주의 시드니 연안에서 사격훈련을 한 것은 호주의 남중국해나 대만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훈련 등에 대한 무력 경고라 할 수 있다. 호주 해군이 중국의 앞마당인 남중국해에 와서 얼쩡거리면 우리(중국)도 똑같이 되갚아준다는 중국식 보복작전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해역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한 것도 통킹만 기준선을 발표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 할 수 있다. 영해에 대한 외교적 문제를 중국과 상의도 없이 베트남 독자적으로 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만에 대해 보복훈련을 한 것도 마찬가지 차원이다. 최근들어 미국의 대만 정책이 심상치가 않고 동시에 대만에서도 이른바 독립세력들이 발호하고 있다고 판단한 중국이 대만 국민들을 윽박지르기 위한 방편으로 예고도 없이 대만 해역에서 실사격훈련을 한 것이다.
이 모두 시진핑의 중국이 정상적인 외교 절차가 아닌 무력으로 주변국들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은 원래 그런 나라다. 주변국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무력으로 복속시키려는 침략 DNA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더불어 살펴볼 것은 중국이 국내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말해 중국내에서 시진핑 주석의 지지도에 문제가 있거나 중국 공산당에 위기가 생기게 되면 국내의 시선을 돌리거나 중국공산당에 대한 국뽕식 우호분위기 조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전랑외교를 펼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호주에 이어 베트남, 그리고 대만에까지 무력도발을 일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시진핑식 전랑외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니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이고 중국은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 될 나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