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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전 종전협상 급물살…푸틴, 3년 고립상태 타개할까? - 트럼프 “러-우크라 종전 협상 성공 강력한 느낌 든다” - 트럼프, “푸틴과 만날것…사우디서 첫 회동 전망" - 트럼프, “종전협상시 러시아-우크라간 영토 교환 이뤄질 것"
  • 기사등록 2025-02-14 04: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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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우크라 종전 협상 성공 강력한 느낌 든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연달아 통화하면서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럽국가들이 소외된데다 종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혼선도 극대화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년만에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면서 “양 정상은 90분 동안 통화를 했다고 밝혔는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하면서 푸틴과의 통화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유럽을 방문 중인 J D 밴스 부통령과 만나 종전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했다. 트럼프는 이 글에서 “나는 막 푸틴과 길고도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력, 그리고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어 “먼저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 긴밀히 협력함과 아울러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면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두 정상이 거의 1시간 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푸틴과 만날것…사우디서 첫 회동 전망”]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과 관련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 1호지로 거론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로 결정되어 있는 상태다.


통상적으로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영국이나 캐나다 등 동맹이나 인접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트럼프는 2017년 첫번째 임기 당시 사우디를 가장 먼저 방문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0일 2번째 임기를 시작한 날에도 사우디의 미국 상품 구매 확대를 전제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사우디를 가장 먼저 방문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결국(ultimately)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 회동이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종전협상시 러시아-우크라간 영토 교환 이뤄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해 “푸틴도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며, 6개월 후에도 더 이상 싸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단 종전이 되면 안전보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또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트럼프의 발언으로 드러난 것은 종전을 한다고 해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탈해간 크름반도까지 우크라이나가 되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현재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는 우크라이나의 품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 우크라이나가 점령중인 러시아 본토의 쿠르스크 지역을 러시아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되돌려 받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을 놓고 흥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날 “크렘린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쿠르스크 지역 일부와 교환하는 것은 결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크렘린궁의 발언은 이번주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러시아와 직접적인 영토 교환을 제안할 의향이 있다”면서 “여기에는 우크라이나가 점유한 쿠르스크 지역을 이전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한 대목에 대한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패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은 쿠르스크 지역과 우크라이나 영토간의 맞교환 거부가 아닌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 이전에 러시아가 총공세를 가해 쿠르스크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패스코프는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곧 추방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젤렌스키 "트럼프, 푸틴 제공 선별적 정보에 놀아나면 안돼"]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종전협상에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와 푸틴간의 양자회담 결과가 전반적인 종전 방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경제 전문 매체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이 양자 협상을 벌인다면 러시아가 제공하는 선별적 정보에 미국 측이 놀아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푸틴이 처음부터 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진짜 의향을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14일 개막할 뮌헨 안보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얘기할 예정이며 그 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에 응할 용의는 있지만 협상과 휴전만으로는 평화를 유지하기에 부족하며 러시아가 또 침략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안전보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작년 14만명에 이어 올해 추가로 15만명의 병력을 증원했다”며 “러시아를 내버려두면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나 폴란드를 침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220개 여단을 보유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110개, 유럽은 80개밖에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가 없으면 유럽은 (러시아에) 점령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개 여단은 장병 3천500∼5천명으로 구성된다.


한편, 프랑스,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EU 집행위원회 등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함께 파리에서 외무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들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우리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어떤 협상을 하든,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참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금은 푸틴과 트럼프의 세계'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나 유럽의 안보를 보증해 주는 데에 관심이 없다”며 “미국 측이 이런 점을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못박았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전투 경험이 가장 풍부하고 능력이 있는 군대를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군대와 방위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유럽은 테이블에 앉기를 원하는지, 메뉴에 올라가 있는 것을 원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美재무, 우크라 첫 방문 "광물 협정, 전후 안보 보호막 역할"]


이런 상황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양국 간의 광물 협정이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호막'(security shield)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내로 광물 협정 체결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미국의 군사 지원에 상응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 자원을 제공받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베센트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 및 국민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의 경제적 투자를 늘림으로써 이 분쟁이 끝난 이후에도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장기적인 안보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전 휴전 회담에 숟가락 얹은 中]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러정상회담을 통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서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으로부터 묵살당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관리들이 최근 몇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 측에 미-러 정상회담 개최와 휴전 성사 후 평화유지 노력과 관련한 제안을 보냈다”면서 “중국이 휴전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보증인' 역할을 하는 내용도 들어있었지만, 중국과 러시아 간의 긴밀한 관계에 따른 우려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의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실상 묵살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과 관련해 숟가락 얹으려다 망신만 당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트럼프와 푸틴간의 통화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최대 관건은 종전 회담이 타결되면서 3년간의 고립상태에 빠졌던 푸틴이 과연 서방으로부터의 제재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과거 바이든 정부에서는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서방세계의 제재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 경고해 왔었다.


이와 함께 2023년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중요한 주목대상이다. 푸틴은 그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브라질 등 우호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물론 종전협상이 쉽게 타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종전이 시급한 러시아의 입장에서 끝까지 고집을 부릴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의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주는 조건에서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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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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