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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트럼프의 강공에 입닫은 푸틴, 전쟁 종식 놓고 안절부절하는 러시아 - 트럼프 “우크라 전쟁 끝내려 푸틴과 통화" - 사실 확인을 회피하는 러시아, 뭔가 불만이 있는 듯 - 젤렌스키 “트럼프 종전안, 전쟁 종료 넘어 재발방지 담아야”
  • 기사등록 2025-02-11 04: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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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 전쟁 끝내려 푸틴과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놓고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이는 트럼프와 푸틴 양자 대화에서 러시아가 원하는 바를 별로 얻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닌가 보인다.



미국의 뉴욕포스트(NY POST)는 9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독점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푸틴도 (전장에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멈추기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과 그동안 몇 번이나 통화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며, 가장 최근에 통화한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하면서 “(푸틴과의) 통화도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도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대화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눈 어떤 의사소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간의 통화는 지난 2022년 초 이후 첫 공식대화”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정상이 몇 번이나 통화했는지를 묻자 “말하지 않는 게 낫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전장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죽은 사람들 전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당신의 아이들과 같다. 200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전쟁에서 숨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2022년에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푸틴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바이든은 나라 망신거리였다. 완전히 부끄러운 존재였다”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불어 “자신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사람들이 죽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정말 심각하다”며 “이 빌어먹을 일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 배석한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 회의(푸틴과의 정상회담)를 추진하자”며 “그들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도 말했다.


[사실 확인을 회피하는 러시아, 뭔가 불만이 있는 듯]


그런데 이 상황에서 눈여겨볼 점은 러시아의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는 사실 확인조차 해 주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보도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패스코프의 이러한 발언은 외교적으로 통화를 한 사실은 있지만 그렇다고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미정부의 업무가 진행되면서 여러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 소통은 다양한 채널에서 수행된다. 내가 직접 알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앞뒤 정황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미국과의 대화 진전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한마디로 미국과 러시아 양쪽의 대화가 삐걱거리고 있음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 크렘린궁에서 적극적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우선적으로 양자간 대화에 러시아가 내놓고 밝힐 부분이 없다는 뜻이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적 발언에 푸틴은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같으면 크렘린궁이 먼저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공개한다든지 아니면 푸틴은 이러한 주장을 했으며 미국측은 그러한 요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든지 하는 식으로 주절주절 늘어 놓았겠지만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푸틴간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우호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전과 이후 사이에 푸틴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지난 1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푸틴 대통령을 격하게 비판했다”면서 “이는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에 실패할 경우 러시아 제품에 대한 막대한 관세와 제재를 위협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유가가 떨어지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즉시 끝날 것”이라며 “이제 전쟁을 끝낼 때”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언제 끝날 수 있을 것인지는 러시아에게 물어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원이 모스크바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전쟁의 원인은 명백히 러시아에게 있다고 확인했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트럼프-푸틴간 브로맨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방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예고한다.


[백악관 “트럼프, 금주 우크라 종전 논의”]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백악관이 이번 주에 전쟁 종식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백악관이 구상하는 종전 방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이번 주에 국제개발처(USAID)부터 우크라이나까지 모든 이슈를 논의 테이블 위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그 비용(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금)을 회수해야 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천연자원, 석유·가스와 (우크라이나가) 우리 자원을 구매하는 면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왈츠 보좌관은 또 “이러한 대화는 이번 주에 이뤄질 것이고, 기본 원칙은 유럽이 이 갈등(해결)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쟁)를 끝내려 한다. 그리고 안보 보장 측면에서, 그것은 정확히 유럽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대통령보다 앞서가지 않겠다”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구체적 사항을 확인해 주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러시아와) 민감한 대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주에 국무장관, 국방장관, 부통령, 유럽 특사와 함께 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양측을 논의 테이블에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뮌헨안보회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는 JD밴스 부통령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예정이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왈츠 보좌관은 “우리는 모든 당사자를 한 테이블에 불러 모아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시진핑 (중국) 주석, 모디 (인도) 총리, 중동 지역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준비돼 있다. 모든 당사자를 한 테이블에 모아 협상하자”고 밝혔다.


[젤렌스키 “트럼프 종전안, 전쟁 종료 넘어 재발방지 담아야”]


한편,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안은 전쟁 중단을 넘어 재발 방지 대책까지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전쟁을 끝내기만 할 필요는 없다”며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는 우리와 전쟁을 벌일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그러면서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며 모두가 이를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더불어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기에 앞서 수년간 평화 회담을 진행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서 “'동결된 분쟁'은 또다시 더 많은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누가 상을 받고 역사에 승리자로 기록되겠나. 아무도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인 패배가 될 것이다, 중요하게는 트럼프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전 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젤렌스키는 “미국과 유럽이 우리를 버리지 않고 우리를 지원하고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어떤 형식의 회담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우크라이나 종전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연속적으로 표출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들어 자신감에 차 있는 것은 그만큼 미국과 중대한 진전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향후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제공에 달려있다”면서 “희토류를 담보(security)로 원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CBS 방송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14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밴스 부통령이 미국의 정리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해법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여기서 뮌헨 안보회의란 서방의 외교·안보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모이는 연례 국제안보포럼을 뜻한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미국이 구상하는 종전방향이 러시아가 원하는 것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6월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은 유일한 효과적인 안보 보장책이어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우선 종전후 우크라이나 평화보장 방안으로 미국과 나토는 평화유지군 10만명을 우크라이나에 주둔시키는 방안을 밀고 있으나 푸틴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현재 전장에서 확인된 러시아의 점령지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나 우크라이나가 점령중인 러시아 본토의 쿠르스크 지역을 반환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동부의 일정 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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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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