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5-02-07 04:37:07
기사수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하고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지면서, 중동 내 미국 동맹국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동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장악 발언 직후 성명을 내 가장 먼저 규탄 목소리를 냈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에 대한 입장을 확고하고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입장도 명확하다고 재확인했다.


사우디는 중동 외교적 중심지이자 18억 무슬림 인구의 정신적 고향이다. 무슬림 대부분 가자지구 전쟁에 분노하고 있지만, 사우디 최고 권력자 빈살만 왕세자의 입장은 대중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빈살만은 하마스 소멸을 기대하고 있다. 자국 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용납하지 않는 빈살만 왕세자로선 하마스는 언젠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존재다.


CNN은 "모든 무슬림 독재자에게 하마스는 저주와 같은 존재"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빈살만을 포함한 독재 정권을 전복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는 데도 적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중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인 아브라함 협정을 이끌었는데, 두 번째 임기에서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중재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의 무기와 안보 도움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대미 투자를 바라고 있다.


동시에 빈살만 왕세자로선 무슬림 성지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분노한 중동 민심을 달래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반(反)이스라엘 정서는 들끓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폭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처로 지목한 요르단과 이집트도 딜레마에 빠졌다.


요르단과 이집트 모두 1948년과 1967년 아랍-이스라엘 분쟁 당시 팔레스타인 주민 수백만명을 대거 유입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제안대로 가자 주민들을 받으면 국내적으로 더욱 불안정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단 두 국가 모두 강제 이주에 반대하고 있다. 압둘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용납되거나 허용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들 땅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반대 뜻을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가자 주민들이 이집트로 이주하면 하마스 역시 유입될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 영토에서 팔레스타인 세력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다음 전선은 이집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요르단은 인구 절반가량이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국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동시에 요르단과 이집트는 미국의 군사 원조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경제 위기에 처한 이집트는 미국이 최대 주주로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폴 살렘 국제 협력 담당 부사장은 NYT에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건 농담이 아니다. 이집트와 요르단의 경우 더욱 그렇다"며 "아랍 지도자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155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