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려진바와는 상당히 다른 AI 딥시크의 실체]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가 중국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우선적으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전혀 혁신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개인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이는 우리 신문이 줄곧 딥시크의 기술력과 발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과 일맥상통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4일(현지시간) “중국의 AI 딥시크가 중국의 정치체제 등 내부 문제를 탐색하는데 일부 기여하고 있기는 있지만 대외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거센 저항과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RFA는 “딥시크가 미국의 오픈AI의 기술을 훔쳤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정작 오픈 AI는 딥시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아트만이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아트만은 딥시크가 분명 인상적인 모델이기는 하지만, 오픈AI가 앞으로도 훨씬 가술적으로도 뛰어나고 지속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딥시크의 등장을 오히려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구의 기술을 모방하고 훔쳤다는 비판을 받는 딥시크]
RFA는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성과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딥시크가 독자 기술이 아닌 카피 혹은 모방 제품이라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심지어 딥시크가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미국의 선도적인 AI 챗봇인 ChatGPT의 기술을 베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월 29일, “백악관 AI 총책임자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가 이날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기존 AI 모델에 수백만 개의 질문을 던지며 학습하는 디스틸레이션 과정을 통해 오픈AI의 지식을 모방했다”면서 “딥시크는 분명히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FT는 이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챗GPT(ChatGPT) 제조업체는 딥시크가 챗GPT로부터 AI 성능 고도화에 필수적인 특별한 기술, 곧 디스틸레이션(증류) 기술을 차용했다”면서 “이는 Open AI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했다.
디스틸레이션은 개발자가 더 큰 모델의 출력을 사용해 더 작은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특정 작업에서 훨씬 낮은 비용으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는 Open AI의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는 OpenAI의 서비스를 ‘복사’하거나 ‘출력을 사용하여 OpenAI와 경쟁하는 모델을 개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에 거주하며 중국 항공우주대학에서 공부했던 정쉬광은 RFA에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의 개인 정보와 딥시크의 기술적 측면을 근거로 볼 때, 딥시크는 틱톡만큼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딥시크는 공개적으로 선을 보인뒤 며칠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에 올랐고, 이 떄문에 미국의 주요 기술주들이 한떄 일제히 매도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심지어 엔비디아의 주가는 하룻만에 무려 17%나 추락하기도 하면서 AI업계에 충격파를 던져줬다.
그렇다면 딥시크가 AI 업계에 큰 충격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부사장 겸 데이터혁신센터 소장인 카스트로는 RFA에 “특히 놀라운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반영된 것”이라며 “첫째, 중국 기업이 개발한 딥시크 모델이 매우 잘 작동한다는 점, 둘째, 연구 개발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딥시크) 모델의 기능이 매우 우수하고, 이를 개발한 회사가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중국 회사라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준 것인데, 이는 그동안 AI 개발을 주도해 오던 미국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R&D 자금 문제가 있다. 딥시크의 R&D 및 운영 비용은 미국의 관련 R&D 및 운영 비용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는 점이다.
이에 관련해 카스트로는 “애플리케이션 시장 가격이 사용자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성능을 출시할 수 있는 회사도 있지만, 저가 제품도 당연히 시장 공략 측면에서 곧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데이터 수집으로 인한 보안 우려 제기]
그런데 정작 딥시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보안과 관련된 사항이다. RFA는 “딥시크의 출시는 기술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는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기술 도용 의혹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개인 데이터 수집의 안전성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만 매체인 산리뉴스(三里新闻)는 “2021년에 통과된 중화인민공화국 데이터 보안법 제35조는 공안 기관과 국가 보안 기관이 법에 따라 국가 안전을 지키거나 범죄를 수사할 목적으로 데이터를 검색하려면 관련 국가 규정에 따라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 법에 따라 데이터 검색을 수행해야 하며, 관련 기관과 개인은 데이터 검색에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 조항은 딥시크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개인 정보의 기밀 유지에 대해 우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미 여러 나라들에서 딥시크의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적대적 관계인 대만은 물론이고, 호주 역시 모든 정부 사용 시스템과 기기에서 딥시크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탈리아 역시 호주와 유사한 조치를 취했으며, 일본 및 미국의 일부 주에서 딥시크의 사용 금지와 함께 일부 국가들은 아예 딥시크의 다운로드를 차단시키기도 했다. 또한 미국 해군도 안전과 윤리적 이유로 해군 요원들의 딥시크 모델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우리 나라 역시 보안 문제를 우려해 딥시크 금지령이 나오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 부처 중 처음으로 딥시크 사용 제한조치를 내렸다. 딥시크가 학습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해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어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오픈AI와의 공식 파트너십을 발표한 카카오는 최근 “딥시크의 사내 업무 목적 이용을 금지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카카오의 딥시크 이용 금지령은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중 첫 번째 사례다. 역시 딥시크가 이용자 기기 정보와 IP,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집해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는 등 보안 문제 때문이다.
LG유플러스도 이날 딥시크 사용 금지에 대한 정보보안 안내문을 공지했으며, 원전 기술을 다루는 한국수력원자력도 금지조치를 내렸다. 삼성전자와 SK,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활용 중인데다 사내 PC에서 허가되지 않은 외부 프로그램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러한 딥시크 규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중국에 있는 딥시크 본사에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절차는 물론 처리·보관 방법을 확인하는 공식 질의서를 발송한 상태다.
[딥시크 보이콧이 중국 AI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다면 이러한 의혹과 보이콧이 딥시크의 생존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해 미국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카스트로 대표는 RFA에 “한편으로는 데이터 보안 문제로 인해 딥시크의 서비스 센터 서비스에 대한 보이콧이 있지만, 딥시크는 오픈소스 모델”이라면서 “딥시크의 생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스트로 대표는 이어 “누구나 딥시크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비스 센터를 거치지 않고도 모델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정보 및 데이터 수집에 대한 보안 문제를 피할 수 있으며, 기업이나 지방 정부도 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렇게 사용할 경우 진정한 딥시크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RFA는 그러면서 데이터 보안과 관련하여 많은 분석에서 딥시크를 틱톡의 보안 위험과 비교했다. 이에 대해 카스트로는 “딥시크의 데이터 보안 문제가 틱톡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면서 “틱톡은 사용자가 동영상 등을 보는 것에 불과하지만, 딥시크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군사 정보나 회사 내부 정보 등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비스 센터를 거치지 않는다면 이런 걱정은 사라진다.
문제는 딥시크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 민주주의 전환 연구소의 헌법학자 왕톈청은 RFA에 “딥시크 사용시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근거가 있다”며 “중국의 정치 시스템, 법률 시스템, 기업과 국가의 관계로 인해 더 많은 국가들이 딥시크 보이콧에 동참하고 사용을 금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톈청은 중화인민공화국 데이터 보안법 제35조와 관련해 “국가 당국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의 사법부는 독립적이지 않고 감독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공안 국가 기관이 원할 때마다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톈청은 이어 “앞으로 많은 국가들이 딥시크의 정보수집에 저항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AI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톈청은 또한 “AI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 때문에 어떠한 AI도구라도 세계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며, 이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중국의 발전을 어떻게 가로막는지 보여주는 실증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