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돌격대' 띄우는 김정은, '젊은층 이탈' 불안감]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젊은이들의 충성심 저하와 이탈을 막기 위해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활약상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청년 세대의 마음을 휘어잡기 위해 안달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북한 김정은이 청년들을 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은 북한 전역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고 있다”면서 “비록 북한의 인민들은 그를 신과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만 41세의 독재자에게는 한 가지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은 북한 젊은이들의 불충성”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WSJ은 이어 “김정은은 정보가 차단된 북한 주민들이 할리우드 영화나 K팝 앨범 등을 통해 외부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김정은이 ‘위험한 독극물’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콘텐츠를 소지하거나 유포하게 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으며, 심지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WSJ은 “지금 김정은은 북한을 사회주의 낙원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북한에 대한 환상을 계속 갖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권력 유지의 핵심”이라면서 “문제는 북한의 젊은층이 이념적 이탈에 가장 취약한 세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러한 젊은 층들의 북한에 대한 충성심을 고수하기 위한 체제 선전전의 핵심 역할을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 맡겼다”면서 “10대와 20대로 구성된 이 돌격대는 북한의 대형 토목·건설 공사에 수시로 파견되는 청년단체로 지난해 여름 수해를 입었던 압록강 유역 평안북도 지역 복구에 공을 세운 것을 계기로 이 단체의 활약상을 적극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30만명에 달하는 대원들이 즉각 복구작업에 자원했고, 그 결과 4개월간 1만5000여채의 주택과 학교, 병원 등을 재건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은 돌격대원들이 평안북도 지역에 배치된 이후 매달 그들의 활동을 보도하고 애국심과 의욕을 칭찬하는 등 집중 보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도 이들의 활약상을 두고 “국가의 정신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정은도 지난달 연설에서 스스로를 이 단체의 “자애로운 아버지”라고 칭했고, 북한 최고인민회의도 이들의 활약상을 두고 “국가의 정신을 보여줬다”라며 경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WSJ에 “김정은이 젊은층을 육체노동에 몰두하게 만들어, 그들이 한국의 TV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불온한 사상을 키우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한 김정은, 탈출구를 찾고 있다]
문제는 김정은이 지금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지만 그 해결책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WSJ은 “김정은은 당장 해결해야만 하는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며 “러시아에 12,000명의 병력을 배치한 것에 대한 내부적, 외부적 반발도 피해야 하고, 제재 위반 행위를 통해 무너진 경제를 부양해야 하는 책임도 안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4년을 어떻게 더 보낼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에게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그러면서도 “김정은에게 닥친 가장 큰 과제는 북한의 가장 젊은 세대를 진정한 자신의 신자로 유지하는 것으로, 이는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아니하면 장기적 정권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WSJ은 “특히 국가의 청소년을 세뇌하는 것은 그의 정권이 수십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며 “만약 김정은이 이러한 선전 캠페인에서 실패하면 북한은 당장 불안정해질 수 있고 또한 그의 결정에 대한 저항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북한은 이렇게 청년들의 사상을 철저하게 김정은 중심의 충성심 배양과 고취를 위해 최소 10년 동안 군대 복무를 해야 하고, 또한 매일 세뇌 작업을 당하고 있다. 북한의 청년들이 얼마나 충성심이 강한지는 러시아 쿠르스크로 보내진 북한 사병들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 및 해외로부터의 정보 유입이 북한 붕괴 재촉할 수도]
김정은은 지금 상황에서 한국 및 해외로부터의 정보 유입을 막는 것이 당장 북한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WSJ은 “김정은이 1년 전 남한과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서울을 북한의 새로운 1순위 적대국으로 선언한 것은 그가 외국의 영향력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으로 생각하는지 보여준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김정은은 미니스커트나 남친(남자친구)과 같은 남한식 문화나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것도 모두 비슷한 두려움의 연장선상”이라고 봤다.
이후 북한은 국경선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불법 출입자나 탈북자로 보이는 이들에 대해 사격 명령을 내리고 북한 주민의 이탈도 막고 동시에 외부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
[최악 상황에 놓인 북한 청년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다!]
눈여겨볼 점은 지금 김정은이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충성스런 전사로 만들려하는 청년들의 삶이 최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2년여전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투쟁정신으로 거대한 온실을 짓다 사고를 당해 응급수술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18세의 ‘처녀 군인’을 칭찬하며 치켜 세운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일기에 김정은 수령에게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제대로 관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하는 내용을 일기장에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젊은이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작업을 하다 숨지는 청년들이 수두룩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들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취해 주지 않는다. 당연히 그럴 여력도, 또한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WSJ은 지난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조충희 씨의 예를 들면서 지금 북한의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예를 들었다. 조충희 씨는 17세에 청년돌격대에 들어갔는데, 이유는 돌격대에 들어가면 일단 신분이 안정되고 또한 노동당 당원 자격을 얻는데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조충희 씨가 처한 노동 환경은 그야말로 열악했다. 아침에 해가 뜨기 전에 작업장에 투입되어 어떤 날은 자정까지 일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터널 굴착 공사를 할 때는 천장이 무너져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당시 동료 중 일부는 사망했고 어떤 이들은 다리나 손이 부러지기도 했다. 공사는 추운 겨울에도 이어졌는데 마땅히 잠잘 곳도 없어서 길거리에 텐트 하나치고 노숙하는 날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쉬는 날은 일년에 10여일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게 40년을 돌격대에서 일하다가 결국 탈북을 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연구소 김영수 소장은 WSJ에 “북한 청년들 어느 누구나 일단 돌격대에 들어가면 철저히 세뇌를 당하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차게 되어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내 북한군 일부 최전선서 일시 퇴각”]
한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최전선에서 일시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8일, 올렉사드르 킨드라덴코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제73 해군특수작전센터가 배치된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참가했던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퇴각하고 있다”면서 “북한 병력이 주둔지에서 회복하며 3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보강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의 약 50%를 탈환했으며 현재로선 북한군의 추가 파병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9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 군인 2명의 사진, 동영상이 TV와 소셜미디어(SNS)등에 노출된 것에 대해 “국제인도법 아래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살몬 보고관은 “제3협약(제네바협약) 13조 2항에 따르면 전쟁 포로는 폭력과 협박, 모욕,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행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의 보호는 포로의 신원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전쟁 포로에게 본질적으로 굴욕적인 만큼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살몬 보고관은 “이들 포로는 북한으로 송환되면 심각한 인권 침해에 직면한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박해나 고문을 당할 수 있는 국가로의 송환을 금지하는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