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 몰린 중국의 금융시스템, 루머들 난무]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금융계에서는 온갖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4일(현지시간) “지금 중국 금융계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루머들이 횡행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에서는 그 모든 루머들은 가짜이며 무시하라는 경고를 남발하고 있지만, 현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년 전의 2.8%에서 하락한 1.65%로 사상 최저치를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당국의 발언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사실상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이미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닮은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수익률 하락의 원인을 단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주거용 부동산의 평가 절하로부터 기인된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중국의 부동산 문제는 이미 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중국의 폐쇄적인 금융시스템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은행들 가운데서 심각한 위협에 빠져 있는 곳들은 대부분 국채를 많이 매입한 은행들인데, 중국 당국이 주택 위기 해결을 위해 지방정부로 하여금 미분양주택을 대대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실제로 약 3,200만 채의 주택이 매입 준비가 되어 있고, 나머지 4,900만 채는 휴면 상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계획대로 이루어지려면 지방 정부가 주택 가격을 낮추는 협상을 통해 대규모 자산 평가 절하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을 50% 이상 낮춰야 할 수도 있다. 그래야만 지방 정부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매입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은행은 미분양 아파트와 부동산 개발업체의 보유 토지를 대출 담보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가치 하락은 은행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다할 정도로 최악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을 낮추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즉각 대출의 질을 재평가해야만 한다. 또한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 감소는 물론이고 자칫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는 은행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중국 당국이 하는 행태를 보면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중국 금융 전체를 흔들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정책의 상상 수준이 단편적이고 한 단계 건너 어떤 일이 복합적으로 벌어질지 계산도 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낳게 만든다.
사실 중국에서 부동산 문제는 그동안 은행을 압박하는 여러 문제 중 하나였다. 지난 2015년에도 가계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의 형태로 신용을 쌓았고, 그 해 대출 증가의 43%를 차지했다. 그리고 당시 기업과 국가 기관은 각각 신규 대출의 28%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 이후 은행 상황은 극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금융전문가인 제이슨 벧포드(Jason Bedford)가 230개 이상의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가계 대출은 급감했고 회복 속도가 느려 2023년 대출 증가율의 1%에 불과했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에는 신규 가계 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은행에서 가계의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반면 기업의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역시 놀라운 일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신용대출을 선호하며, 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행하는 저금리 정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편, 은행 예금과 이에 따른 이자 지급은 급증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에 대한 열망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2023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인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기피하게 되었다. 인출에 제한을 두고 더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은행 정기예금은 이제 많은 저축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이 되었다.
[더이상 은행을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악몽이 다가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지금 중국 은행들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중앙은행은 지난해에 예금 금리를 강제로 인하했고 조만간 또다시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5년 전 4%가 넘었던 국영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1.6%로 떨어졌다.
문제는 그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예금으로 지불하는 금액의 차이인 순이자 마진은 추락하고 있다. 상하이은행의 예대마진은 3월에 0.9%에 불과했고, 샤먼국제은행은 6월에 0.6%를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다른 안전 자산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과 보험사, 펀드 매니저들이 국채로 몰려들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개방되어 자금이 유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중국의 수많은 트레이더들은 정부가 직접 주식을 매입하고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 주식시장 가치를 끌어올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모든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채권 시장에 대한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그러나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면서 “2024년 기업 수익은 3년 연속 감소하여 중국이 봉쇄로 마비되었던 2022년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게다가 중국 정부가 어떻게든 호황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밸류에이션과 기업 펀더멘털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 이후 폭락의 빌미를 제공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해결책은 국채 공급을 늘리는 것일 수 있다”며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있었는데, 실제로 12월 국채 발행량은 1조 8,000억 위안(2,500억 달러)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차입금의 대부분은 지방 정부의 부채 상환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면서 “추가적인 증가는 정부 지출을 늘리거나 세금을 감면하려는 의지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정부의 계획이 아직 불분명하지만, 1월 10일 재무부장(장관)은 올해 중국의 재정 정책을 ‘매우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해볼만 하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중국의 금융당국이 그동안 해온 행태를 보면 언제나 실망만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과연 중국 당국의 금융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중국의 해외 투자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에 채권 시장의 압력을 완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본 통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면서 “문제는 중국의 경제 전망이 악화될수록 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무엇보다도 금융당국자들은 자본이 중국 밖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채권 금리가 얼마나 낮아지든 올해 통제를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유지분 업체도 디폴트, 깊어지는 中금융리스크]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로 인한 금융리스크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채권리스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점이다. 중국내 지방 중소 은행들의 부실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심지어 국유자본이 참여한 금융리스사까지 디폴트 상황에 처하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중국의 중앙은행은 중국내 전 금융기관의 채권 리스크에 대한 긴급 점검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들은 중국내 은행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실리콘밸리 은행과 같은 붕괴를 촉발할 수 있는 시가평가 리스크에 대한 중앙은행의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중앙은행의 이러한 금융기관 점검이 눈길을 끄는 것은 지금 중국의 금융기관 부실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회사 상하이산업금융리스(SIFL)가 지난해 8월 5일 약 4억위안(약 764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사모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국유자본도 참여한 상하이의 금융리스사가 디폴트 상태에 놓였다는 점에서 금융리스크가 여신금융회사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 각지에서 부실 중소 은행 간의 해산·합병 등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 리스크'가 지방 은행을 넘어 여신금융회사까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내에서 금융위기가 감지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미 지난해 7월 4일(현지시간) “수많은 중국의 은행들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문제가 있는 은행들을 처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해 중국의 금융 위기가 이미 레드라인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게 중국의 금융시스템은 지금 언제 붕괴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 그나마 중국 공산당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으니 속이 골병들고 썩어 있어도 유지되는 것이지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면 이미 무너져 내렸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렇게 중국경제는 이미 깊은 중병에 걸려 있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