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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 우크라전 휴전 압박한 트럼프, 초강경 발언에 화들짝 놀란 러시아 - 종전 시기 늦춘 트럼프…“수백만 명이 전쟁으로 죽어가” - 맞대응하는 푸틴, 시진핑과 화상회담…전승절 행사 맞초대 - 미러정상회담, 어디서 열릴까? 각국 유치 경쟁 나서
  • 기사등록 2025-01-23 11: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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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시기 늦춘 트럼프…“수백만 명이 전쟁으로 죽어가”]


'친(親)푸틴' 성향이라는 평가까지 받아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례적으로 연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 종전을 하는데 러시아도 적극 협력을 해야 한다면서 푸틴을 압박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의 의도대로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극한적 제재를 할 수도 있다는 경고장까지 꺼내들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기자회견 중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에게 개입해 달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20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빨리 종식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면서 “그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가 합의를 하지 않음으로써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그는(푸틴은) 잘못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더 크고 잃을 병력도 많지만 국가는 그렇게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이렇게 강도 높은 표현을 구사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했던 언급 중 가장 비판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푸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집권 1기 때인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회견을 하면서 미국 정보당국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은 일이 대표적이다.


또한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에도 푸틴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압박 전술 차원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종전 예상 시점을 기존보다 늦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추가 제재라는 '채찍'을 언급하면서 미국 의도에 따른 종전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게 평화를 원한다고 매우 강력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 쪽의 협조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빠른 시일내에 곧 만날 것”이라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회동 시점을 묻는 말에는 “언제든 그가 원한다면 만날 것”이라고 적극적 대면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수백만 명이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이는 잔인한 상황”이라는 말도 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인해 대형 빌딩이 폭격을 맞고 파괴됐다”면서 경제적 피해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당신들이 아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죽었다”라고 지적하면서 “전장은 매우 평지고, 그곳에서 총알이 멈추는 유일한 곳은 누군가의 몸”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푸틴 대통령을 향해 “잘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은 처음부터 시작돼서는 안 될 일이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맞대응하는 푸틴, 시진핑과 화상회담…전승절 행사 맞초대]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을 향한 발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 역시 밀리지 않겠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중앙TV(CCTV)는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중러 정상간 통화를 한 셈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상관 없이 작년 12월 합의해둔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시점을 노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푸틴에게 지난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전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화상회담에서도 종전협상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손을 흔들며 친근하게 ‘친애하는 친구’라고 인사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담 내용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며칠 뒤면 춘제(春節·중국의 설)”라면서 “송구영신의 시기에 푸틴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하게 돼 매우 기쁘고 새해 중러 관계가 번창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시 주석과 화상 교류를 하게 돼 매우 기쁘며, 시 주석과 중국 인민들이 새해 복 많이 받고 모든 일이 잘되길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양국 국가 이익이 광범위하게 공통되고 강대국 간 관계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견해가 수렴한다는 것에 기반한다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유라시아와 세계 전체의 불가분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 정책 관계와 공동 작업은 국제 문제에서 안정화 역할을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외부의 불확실성에 저항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중러 관계의 안정성과 견고함을 통해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양국의 발전과 부흥을 함께 촉진하며, 국제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푸틴이 중국에 지원 요청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푸틴의 그러한 요청에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푸틴을 지원해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 의지를 늦추고 있는 시점에 푸틴과 뜻을 함께 하면서 미국에 공동전선을 편다면 이는 중국도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어서다.


푸틴은 시진핑 주석이 끝까지 러시아의 편에 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대상으로 보는 이란을 끌어들여 서로의 이익이 겹치는 범위 내에서 공조전선을 구축해 대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냈다.


푸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7일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 양국 협력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러정상회담, 어디서 열릴까? 각국 유치 경쟁 나서]


이렇게 미러정상회담 개최가 유력해지자 국제사회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트럼프 취임 이후 러시아와 미국 정상 간 전화 대화가 먼저 이뤄진 뒤 이르면 2월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취임식 불과 3시간 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화상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한다”며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해 미국 신(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과 더불어 러시아가 미국과의 대화 희망을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러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서 조만간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러정상회담을 어디에서 여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오는 3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서 이뤄질 수도 있지만, 회담의 성격상 다자회의에서가 아닌 단독회담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스위스, 중국,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중재하려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 정계에서는 ‘2월 베이징 깜짝 회동설’까지 구체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위상만 높여준다는 점에서 미국은 그렇게 내키지 않는 장소라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스위스가 정상회담 개최지로 준비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2021년 여름 그곳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다”고 언급했다. 미-러 정상회담은 2021년 6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국제적 관심도 크고 또 이를 통한 국제적 위상 강화 효과도 있기 떄문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푸틴과 미국전성시대를 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간의 회담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여준 푸틴에 대한 태도가 여간 강경한 것이 아니라서 푸틴은 이러저래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을 어떻게 대하는지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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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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