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 미사일을 오인 폭격한 러시아, 팀킬했다!]
러시아군이 우군인 북한군의 신형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우크라이나군의 장비로 착각하고 오폭해 파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마디로 팀킬을 한 셈인데 이로 인해 러시아군내에서의 정보소통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다시 드러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집중적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내 여러 지역이 대혼란을 겪었다.
군사전문매체인 ‘더워존’은 13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산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SAM)을 우크라이나 군 장비로 오인 공격해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더워존은 러시아 군사 전문 채널이 텔레그램(@voenacher)에 공개한 영상을 소개하면서 “러시아 드론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폭격하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이는 서방에서 공급한 방공 레이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면서 “8초 분량의 짧은 영상에서 이 장비가 공격을 받은 듯 큰 연기 구름이 피어오르는 것도 포착됐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더워존은 이어 “러시아 매체가 이렇게 서방제 미사일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자랑스럽게 설명을 했는데, 알고보니 파괴된 것이 지난 2020년 10월에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북한제 지대공 미사일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지대공미사일용 레이더 장비는 레이더 기기와 통제실 장비가 바퀴가 10개 달린 차량에 탑재돼 있으며, 차량은 트랙터(견인차)와 그 뒤에 달린 세미트레일러로 구성돼 있다.
또한 북한제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은 러시아의 토르(SA-15)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로, 정식 명칭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외관은 벨라루스 MZKT사가 개발한 바퀴형 Tor-M2K 버전과 비슷하지만, 차축이 5개(바퀴 10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차량은 트랙터(견인차)와 그 뒤에 달린 세미트레일러로 구성돼 있으며, 레이더가 장착된 미사일 모듈이 세미트레일러 중앙에 실려 있다. 다만 폭격 당시 주변에 러시아군이나 북한군이 있었는지, 운용 주체가 어느 쪽이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더워존은 “눈여겨볼 점은 북한제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등장했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러시아의 군사 장비 부족 현상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이 전장에서 수집된 북한 무기를 확인한 결과,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는 122㎜·152㎜ 포탄, 대전차 미사일(불새-4),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다연장로켓포 등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이 지속되면 북한이 러시아의 무기와 기술적 전문성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워존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지상 기반 방공 기술은 북한보다 훨씬 앞서 있으나,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지상 기반 방공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며 특히 장거리 KN-06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지상 기반 방공 시스템을 제공했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전했다.
[우크라 대규모 드론 공격... 혼란에 빠진 러시아]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하면서 러시아의 7개 지역의 주요 시설이 화재로 타격을 입었고, 해당 지역에 항공 교통이 전면 중단되는 등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들이 사라토프, 보로네시, 오룔, 툴라, 타타르스탄 등 최소 7개 지역을 집중 공습했는데, 이날 공격을 감행한 우크라이나 드론은 최대 1000km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Liutiy(‘사나운’이라는 뜻) 장거리 타격 UAV로, 러시아 정유소, 연료 저장소, 헬리콥터 기지 및 기타 전략적 시설에 대한 일련의 성공적인 공격을 통해 높은 효율성이 입증되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로만 부사르긴 주지사는 “사라토프 지역 엥겔스에서 산업 기업이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으며, 텔레그램 채널 ‘Beware News’는 “엥겔스의 석유 저장소가 공격 대상이 되었으며,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두 번이나 공격을 받았다”면서 “피해는 상당히 컸으며 진압을 하는데만 며칠이 걸렸다”고 밝혔다.
키이우포스트는 또한 “타타르스탄의 수도 카잔에서는 드론이 가즈프롬이 소유한 세베로-자파드나야 거리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시설을 공격했다”면서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3개의 연료 탱크가 불이 났다”고 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브랸스크 지역의 화학공장도 타격을 받았다”면서 “소련 건국 50주년을 기념해 명명된 이 공장은 폭발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공장이 드론의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대해 Mash Telegram 채널은 “이 지역에서 사람들은 약 30번의 폭발음을 들었다고 한다”며 “브랸스크는 ATACMS 미사일에 의한 공격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Shot 보고서는 “도시 위에 많은 섬광이 보였다”면서, “TV에서는 이 지역의 미사일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연방 항공운송청은 14일(현지시간) 오전 6시 30분, 칼루가, 사라토프, 탐보프 공항에 임시 비행 제한을 부과했다. 칼루가와 탐보프의 제한은 1시간 이내에 해제되었지만, 펜자와 울리야놉스크 공항에는 새로운 제한이 추가로 부과되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드론 집중 공격에 대해 공식적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사한 북한군, 들판에 나란히... 참혹한 대우받는 북한군]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러시아군 앞에서 ‘총알받이’ 역할을 하다 전사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3일, “친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인폼네이팜(InformNapalm)’은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사한 북한군 약 20구의 시신이 들판에 나란히 누워있는 영상을 공개했다”면서 “이 영상에는 한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의 여파를 보여주고 있으며 북한군은 패배하며 상당한 손실을 입은 모습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인폼네이팜의 영상은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영상에서는 전사한 군인들이 진지로 보이는 곳에 줄지어 누워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영상 속 시신의 얼굴은 대부분 가려져 있어 정확하게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 영상이 찍힌 정확한 장소와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북한군 전사자로 보이는 인물에는 북한 국기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인폼네이팜은 “러시아 군 사령부가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대한 보병 공격에서 북한 군인들을 ‘대포밥(총알받이)’으로 활용하고, 그들을 러시아 부대보다 앞서 보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전사한 북한군 병사들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동영상은 지난 달 15일에도 공개된 바 있다.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는 당시 “우크라이나군이 15일 쿠르스크주에서 러시아·북한군 혼성 부대와 대규모 전투를 치렀다”며 “러시아군이 이날 전투에서 발생한 전사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이 정찰 중이던 우크라이나 드론에 포착됐고,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함께 올라 온 영상에는 눈을 맞은 20여 구의 시신이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 피해규모가 사망 300여 명, 부상 2700여 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이 공개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규모가 약 1만2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미 30% 가까운 병력이 전선에서 이탈한 것이다.
국정원은 또 최근 입수한 북한군 전투 영상을 분석한 결과,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 및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결과적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또한 “쿠르스크 전선에서 희생된 북한군 장병이 갖고 있던 수첩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되기 전 자폭 자결을 강요하는 내용이 발견됐고, 장병이 노동당 입당이나 군 생활 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한 사면을 기대하는 내용도 수첩에서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될 위기에 처한 북한군 장병 1명은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가 사살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세계 드러난 총알받이 북한군 실상, 러시아는 ‘노코멘트’]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군 2명의 초기 조사 내용이 공개되며 그간 외신 보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진 북한군의 비인도적인 상황이 명확해지고 있다.
9일 영국의 더 타임스는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군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군 병사들이 사실상 '인간 지뢰 탐지기'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북한군 생포 사실을 알리며 “생포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면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보통 부상한 동료를 처형해 증거를 없애는 방식으로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은폐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포된 북한군도 자신이 낙오돼 4~5일간 헤매다 붙잡혔다고 말했는데, 러시아군에 먼저 발견됐다면 부상 상태로 방치되거나 처형됐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인들의 열악한 실상을 알리고 러·북의 국제인도법 위반 실태를 공론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이들의 신병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주목된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전쟁포로로 분류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포로 교환 대상이 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북러가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이들의 소속을 끝까지 확인해주지 않으면 포로 지위가 부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로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북한군을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과 교환할 수 있다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북한군 파병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러시아의 태도는 북한군 포로에 대한 공론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