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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식량 부족에 가격도 폭등한 북한, “이러다 다 죽는다!” 아우성 - 풍년이라 선전한 북한당국, 완전 가짜였다! - 알곡 생산량 107%? “연간 수요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 - 식량 부족, 식량 가격 급등에 올해도 ‘식량난’ 예상
  • 기사등록 2025-01-13 05: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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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이라 선전한 북한당국, 완전 가짜였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식량 생산량을 107% 달성했다며 ‘풍작’이라고 선전했지만, 북한 주민은 여전히 식량 부족에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이러다 다 죽는다”는 아우성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에서는 지금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쌀과 옥수수 등 식량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풍작이라는 북한 당국의 말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곡물 거래를 강력히 통제하는 북한 당국의 정책이 오히려 식량 가격 상승을 부추기면서 그 부작용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12월 29일, “농업 부문에서 과학 농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또다시 풍년을 안아오고 관개 건설 및 환원 복구 2단계 공사가 4월까지 전부 결속되어 농업생산의 물질적 토대가 한층 강화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또한 지난해 12월 진행한 제8기 11차 전원회의에서 인민 경제발전 12개 중요 고지를 성공적으로 점령했고, 특히 농업 부분에서 알곡을 107% 초과 달성했다며 풍년이었음을 선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전혀 딴판이었다. RFA는 북한 주민들이 “풍작이면 식량 가격이 내려가는 게 정상이지만, 식량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 않다”거나 “식량 가격이 올라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오는 3월 정도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는 등의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황해남도의 소식통은 RFA에 “지난해 10월 말 가을걷이가 마무리되고 도정을 진행하면 12월 말에서 1월 초에는 한 해 농사의 수확물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당연히 보통 식량 가격이 가장 저렴한 시기도 1~2월”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풍작이라고 선전했음에도 식량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식량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만, 공급량은 적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당국의 선전을 거짓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어 “식량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바로 돈이 없다는 것”이라며 “식량 부족도 문제지만, 식량 가격이 상승해 (돈이 없는) 주민들은 더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식량 가격 상승으로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RFA는 이와 관련해 “한국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북한의 지난해 식량 작물 생산량은 478만 톤으로 전년 대비 약 4만 톤, 약 0.8% 감소한 수치”라면서 “이는 전년도 생산량인 482만 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수치지만, 가파른 식량 가격 상승으로 주민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북한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이 시점에 물가급등이라는 주목해야 할 상황이 생겼다”면서 “지난 11월 말경부터 매우 심각한데, 백미가 2024년 1월에 비해 현재 한 1.65배, 휘발유는 2.15배, 그리고 미국 달러는 3.4배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어 “문제는 이것도 비공식 가격이라는 점”이라면서 “여기에다 양곡 판매소의 식량 가격, 이건 공식 가격인데 이것도 많이 올랐다. 그래서 지금 난리가 나서 사람들이 ‘그렇지 않아도 현금 수입이 많이 줄었는데, 이걸로 어떻게 살겠냐’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월 3일 현재 북한에서 쌀 1kg은 북한 돈으로 8천800원, 옥수수 1kg은 3천9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일 년 전에 비해 쌀은 약 3천 원, 옥수수는 약 1천 원 정도 오른 금액”이라 밝혔다.


[알곡 생산량 107%? “연간 수요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


RFA는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의 견해를 빌어 “북한 당국이 알곡 생산량을 107% 달성했다면 곡물이 약 600만 톤은 생산했어야 한다”면서 “지난해 기상 여건과 경제 상황,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현황 등을 고려하면, 전년도보다 작황이 잘 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군수 부문에는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비료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던 상황이라 작황이 좋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연간 식량 필요량은 576만 톤으로, 지난해 북한의 수확량(478만 톤)은 북한 주민이 연간 필요한 양보다 약 100만 톤이 부족하다”면서 “북한을 18년 연속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식량 부족, 식량 가격 급등에 올해도 ‘식량난’ 예상]


RFA는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신양곡정책’을 펼치며 시장 안에서 곡물 거래를 금지하고, 양곡 판매소에서만 곡물을 구매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신양곡정책이 식량 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의 임송 부연구위원은 9일 RFA에, “식량 가격 상승은 곡물의 총공급량, 곡물에 대한 수요, 그리고 양곡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최근 곡물의 총공급량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봐서, 수요와 소득 증가, 양곡 정책 등이 곡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주민들의 고충이 커졌고, 지난해 9~10월부터 평안도, 양강도 지역에서 ‘물물교환’, 즉 초기 시장 상태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내가 따뜻한 양털 외투가 있는데, 차라리 이것을 팔고 쌀을 사서 밥을 먹고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가죽 소파를 팔아서 쌀과 바꿔 먹어야 되겠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며 이겨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실에 맞지 않는 식량 정책이 ‘식량 부족’과 ‘식량 가격 급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으며 일반 주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조충희 소장의 결론이었다.


RFA도 “올해 북한의 농업 정책이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된다면, 작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봤다.


[시장 물가까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오른 북한]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10일, “1월 초 현재 북한 시장의 품목 가격 대부분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북한 원·달러 환율의 경우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평양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2만 21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초 1만 8000원 수준이던 북한 원·달러 환율이 12월 들어 2만원대로 뛰어오르더니 새해 들어서도 계속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데일리NK는 “5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나 양강도 혜산 등 북한 주요 도시 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평양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일리NK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초 평양의 원·달러 환율은 8300원으로, 이와 비교해볼 때 현재 달러 환율은 166.3% 오른 상태다. 과거 북한 시장 물가 데이터에서 1년 만에 환율이 이렇게 크게 급등한 사례는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처음이다.


데일리NK는 “북한 원·위안 환율도 지난해 1월 대비 2배 이상 급등했지만, 달러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지난 5일 평양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3200원으로 지난달 22일 가격인 3150원보다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1월 위안 환율인 1250원과 비교하면 현재 가격은 156%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데일리NK는 이어 “이렇게 외화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북한 시장에서 수입 재화 가격도 2배 가까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면서 “지난 5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1kg에 2만 4400원, 2만 1300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 가격인 1만 2700원, 1만 1300원보다 92.1%, 88.5% 오른 상태”라고 밝혔다.


데일리NK는 이렇듯 북한 시장 물가가 1년 새 2배 가까이 상승되면서 직장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직급이 낮고, 시장 수입도 많지 않은 경제적 빈곤층은 이 같은 물가 상승에 생계 위협을 느끼고 있다.


주식을 쌀에서 옥수수로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간신히 끼니를 해결하고 있고,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절량세대(絶糧世代·식량이 떨어진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복수의 내부 소식통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을 더욱 절망케 하는 것은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에게 곡물 대신 평가절하된 화폐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농장 노동자들에게 곡물로 급여를 지급해 왔었다.


전통적으로 집단 농장 노동자는 1년 동안 일한 것에 비례하여 작물의 일부를 받지만, 국가와 군대의 할당량은 일반적으로 그들이 받아야 할 것의 40-60%로 그들의 몫을 줄여왔다. 이 시스템은 노동자들을 빈곤에 빠뜨렸지만, 적어도 부족 시 기본적인 식량 안보를 보장했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돌연 현금으로 급료를 지급하면서 실제로 곡물 할당량이 화폐 가치가 떨어진만큼 적게 받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겨울 북한 노동자들의 쌀 배급량은 사실상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광란의 물가상승과 화폐 가치의 추락, 배급량의 급감 등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이러다 다 죽는다”는 아우성이 지금 만연하다. 이것이 지금의 북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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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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