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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유럽 들었다놨다 하는 머스크, 한국 탄핵사태에도 관심 표명 “와우!” - 유럽 정치를 뒤흔든 머스크, 곤혹스러운 유럽 지도자들 - 머스크 공격에 프랑스 마크롱 반격 주도 - 한국 정치에도 관심 보인 머스크, 그의 숨은 의도는?
  • 기사등록 2025-01-08 04: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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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를 뒤흔든 머스크, 곤혹스러운 유럽 지도자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날이 갈수록 유럽의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머스크의 의견을 일개 기업인의 ‘단순한 의견’이라 치부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트럼프와의 관계를 고려해 머스크와 면담을 하려고 줄을 서기도 한다. 그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엄청난 머스크이기에 그가 유럽 정치에 던진 코멘트로 인해 외교적 혼돈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머스크가 유럽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그가 소유한 SNS X에 쏟아내면서 유럽의 지도자들에게 외교적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면서 “일론 머스크는 이민에서 언론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놓고 유럽의 정치 주류에 수류탄을 던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기술 분야의 억만장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고문인 머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최근 머스크는 유럽 정치에 대한 일련의 선동적인 게시물들을 통해 의견을 표명했는데, 여기에는 독일 선거를 앞두고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것, 영국 총리가 성범죄에 관련있다는 비난, 이탈리아의 판사들에 대한 비판, 유럽의회 의원 비판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머스크의 이러한 게시물로 인해 유럽 각국은 외교적으로도 골치를 앓고 있고, 유럽의 여러 정당들이 곤경에 처해 있으면서도 취임을 며칠 앞둔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가 손상될까봐 함부로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머스크가 SNS X에 올린 글들이 2억 1100만명의 팔로워들에게 반복적으로 게시되면서 이젠 여러 국가들에서 매우 중요한 뉴스 의제로 설정되다 보니 무시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트럼프와의 관계가 갖는 특수성에 X의 소유주라는 점이 결합되면서 전 세계의 정치를 뒤흔드는 엄청난 결과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WSJ은 “머스크의 외교에 대한 접근 방식은 서실상 맨 주먹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직면해야 할 과제들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도 없다”면서 “트럼프 1기때는 백악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쏟아내는 트럼프의 SNS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지만, 2기때는 여기에 머스크의 SNS까지 주목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6일의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과도한 의료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려 했지만 머스크가 지적한 성범죄 관련 글, 곧 스타머 총리가 2008∼2013년 왕립검찰청(CPS) 청장이었을 때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는 머스크의 게시물을 반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어 “정치의 치열함과 활발한 토론을 즐기지만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진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사건을 은폐했다는 일부 주장은 선을 넘은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머스크는 SNS에 다시 글을 올려 “비열한 스타머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어린 소녀와 부모들의 호소를 무시했다”고 했다.


머스크의 글이 영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당장 2월의 총선을 앞둔 독일은 머스크의 게시물로 인해 선거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올라프 숄츠 총리를 ‘무능한 멍청이’라고 지칭했고, 또 최근에는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AfD)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에 숄츠 총리는 “새로운 일이 아니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트롤(troll·관심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이 나라의 대다수는 정상적이고 품격이 있다”며 “머스크의 거짓말이나 개인 의견이 8400만명 인구의 독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번 주에는 X에서 AfD의 공동의장인 앨리스 바이델과 라이브 채팅을 진행했고, 독일의 유명 신문에 AfD를 칭찬하는 기고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문제는 AfD 정당이 상당히 극우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독일의 정보기관은 AfD를 극단주의 조직으로 분류할 정도다. 선거공약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 독일의 EU 탈퇴, 독일의 홀로코스트 기억 문화 비판 등 독일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문제가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중도우파 CDU의 대표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머스크의 선거 개입은 오만하다”며 “민주주의 역사상 우방국이 이렇게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적은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물론 지난 2019년의 EU의회 선거 당시에도 트럼프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브 배넌이 선거에 개입하려 한 적은 있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머스크가 선을 넘었다는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머스크의 유럽 정치에 대한 개입이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는 머스크 CEO가 지지 의사를 밝힌 극우정당이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면서 정권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 달 23일 총선을 앞둔 독일의 경우, 극우성향 독일대안당(AfD)이 지지율 2위(19.5%)로 급부상했다. 반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은 3위까지 밀린 상황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원내 3당으로 도약한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하야를 압박하며 조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


BBC 방송은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영국의 다트 선수)루크 리틀러가 실제 던진 것만큼이나 많은 디지털 다트를 대서양 너머로 던졌다“고 꼬집었다.


영국 언론은 이런 사태에 대해 출범을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스타머 정부의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머스크는 이미 영국 내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며 ”트럼프와 관계에 대한 더 큰 우려도 있다. 트럼프는 이 논쟁에 개입을 자제해 왔으나 머스크와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은 심각한 리스크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공격에 프랑스 마크롱 반격 주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의 계속된 정치개입에 대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관련 언급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대사들과 신년회에서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SNS(X)의 소유주가 국제 반동 운동을 지원하고 독일 등 선거까지 개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면서 머스크의 유럽 정치 및 선거 개입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 역시 현지 공영방송에 ”SNS에 대한 막대한 접근권과 경제적 자원을 가진 사람이 다른 나라 내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동맹 국가간 이런 식은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머스크가 노르웨이 정치에도 간섭하려 시도하면 정치권이 단결해 그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도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한국 정치에도 관심 보인 머스크, 그의 숨은 의도는?]


그런데 이렇게 유럽 정치를 뒤흔들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한국 정치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해 주목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일(현지시간) X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관련 소식을 전한 게시글에 ”Wow(와우)“라며 답글을 달았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머스크가 한국 시위를 두고 조롱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해석을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머스크가 ‘와우’라고 놀란 반응을 보인 것은 'STOP THE STEAL'이라는 문구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당시 공화당 측 후보였던 트럼프는 민주당 측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것에 불복하며 이 문구를 내세웠다. 이는 자신의 패배가 부정선거 때문일 것이라고 암시한다.


또한 팻말 속 작게 적힌 "Fight Fight Fight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라는 구호 역시 트럼프가 지난 7월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머스크는 6일(현지시간)에도 뉴스 계정 ‘비세그라드24’의 한국의 시위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한국은 난세(Wild times in Korea)”라며 “진짜 무엇이 이슈의 핵심인가(What is actually the crux of the issue)?”라고 적었다.


이날 머스크가 공유한 게시물은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기기로 했으며,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게시물에 첨부된 영상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현장이다.


물론 머스크는 아직까지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견해를 밝힌 적은 없다. 그러나 그동안 머스크가 보여온 행동들을 살펴보건데 분명히 한국의 지금 사태에 대해 명시적인 태도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머스크가 한국의 사태에 대해 정치적인 견해를 올린다면 이 역시 한국의 정치 상황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주게될 것이라는 점에서 머스크의 다음 스텝을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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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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