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국가존망의 최대 위기에 빠진 이란, 美는 선제타격 초읽기 - 민심 흔들리고 외부에선 선제타격 우려, 최악상황의 이란 - 극심한 사회불안, 이란을 뒤흔들고 있다 - ‘저항의 축’ 세력의 타격, 이란 안보마저 뒤흔들었다
  • 기사등록 2025-01-07 05:17:46
기사수정



[민심 흔들리고 외부에선 선제타격 우려, 최악상황의 이란]


중동내 저항의 축 세력들을 이끌면서 패권을 추구하던 이란이 국가 존망과 직결되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물가가 치솟으며 국민의 불만이 가득한데다 철권 통치에 대한 반발 역시 민심을 폭발직전으로 모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선제타격을 준비하고 있어 혼돈은 극에 달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이란은 2024년 국내에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중동에서도 좌절을 겪으면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적 외교에 직면해야 하는 힘든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트럼프 2기 정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인데다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타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란은 우선 국민들에게도 인기가 없으며, 이란의 경제는 사실상 이미 마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이란은 워낙 깊은 부패 속에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정부 사무실, 학교의 폐쇄, 공장의 가동 중단 등이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당국은 지난 2022년 여성들에게 강제로 히잡 착용을 요구하고 이를 철저하게 단속하면서 범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한마디로 스스로 만든 위기로 인해 가장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형국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WSJ은 이와 관련해 “이란이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불안이 심화되고 외부에선 동맹들이 속속 군사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대결까지 벌여야 하는 힘든 한 해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사회불안, 이란을 뒤흔들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서방의 강한 제재에도 살아남은 이란이지만 최근 이란의 국내외 상황으로는 이러한 강화된 압박을 버티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WSJ은 “지난해 7월 마수드 페제스키안 대통령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사회개혁과 경제부흥, 서방세계와의 관계 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란 국민들은 그에게 걸었던 기대들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면서 “경제 위기는 사회 불안을 높였고, 이란 당국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된 2012년 이후 이란의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으며 그간 이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절반에 가까운 45%가 감소해 4465달러에 그쳤다.


또한 이란은 산유국이면서도 최근 수년간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관리에도 실패하면서 현재 이란은 학교와 정부 시설 등이 수시로 정전되는 등 만성적인 전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의 전력생산은 발전 가능용량의 41%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로 인해 가금류와 육류 공급업체의 생산량까지 영향을 미쳐 식량안보까지 위협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력난으로 비료 생산까지 중단되면서 올해의 식량생산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폐 가치는 지난 1년 사이에만 40%가 급락하며 2024년 마지막 날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물가는 급등해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37%를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이란 정부는 그간 강한 철권통치로 반정부 여론을 진압해왔지만, 국민의 3분의 1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최악의 경제난에 민심도 폭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말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초유의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인들은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으며 퇴직 공무원 등 연금 수령자들은 연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WSJ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와 관련해 “이란의 최대 외화 수입원인 석유 부문 노동자들도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3개월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불만 여론은 점점 이란 정부의 전쟁 도발 행위나 히잡 착용 강요 등의 정책 등으로도 향하면서 이란 정권의 핵심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이어 “이란내 시위는 날이 갈수록 정치화되고 있다”면서 “더이상 이념 투쟁은 그만 두고 국민들의 민생에 집중해달라는 요구들이 빗발쳤다”고 설명했다.


WSJ은 “에너지 위기는 년간 37%의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식품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육류 가격은 5배가 올랐고, 감자 가격은 1배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란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 약 3,200만 명의 이란인(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는데, 2017년에는 1,800만 명이었다. 7년만에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저항의 축’ 세력의 타격, 이란 안보마저 뒤흔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주도하는 비공식 동맹인 '저항의 축' 세력들의 강한 군사력마저 지난해 크게 타격을 입었다. 팔레스타인 내 이란의 핵심 동맹인 하마스는 1년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풍비박산이 났으며, 이란의 가장 강한 동맹 세력인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지난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도부 상당수를 잃었다.


WSJ은 이와 관련해 “이러한 상황은 이란이 앞으로 제재와 핵무기 개발 등을 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벌일 '줄다리기 대결'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대폭 좁혔다”고 짚었다. 일단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협상력을 얻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란은 그보다 우선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협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보름여 앞둔 지난 3일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협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즉시 핵 프로그램에 관한 건설적인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은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 기관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등 오랜 악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장 사남 바킬은 “이란 지도부가 아마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도전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이란 정부가 강한 협상 의지를 보이고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이 팔고 싶은 것이 생기는 모멘텀을 갖게 되는 좁은 기회의 창이 있기는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은 날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중동의 화약고라 할 수 있는 이란을 아예 짓밟아 버려야 한다는 여론이 트럼프 2기를 지배하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이란을 용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2기의 이란에 대한 의지다. 트럼프 팀은 이미 이란에 대한 선제타격을 고려하고 있다. 심지어 조 바이든 대통령마저 트럼프 2기 출범 전에 이란의 핵무기 제거를 위한 공습을 시행할 가능성도 살아있는 카드다. 트럼프 2기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에서다.


미국의 온라인매체인 악시오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는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경우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국가안보팀은 약 한 달 전 회의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와 시나리오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아 현재까지 보류되고 있지만, 만약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징후만 있다면 언제든지 이란에 대한 선제타격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뜻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레드라인은 이란당국이 우라늄을 핵무기급인 순도 90%로 농축하는 등 핵무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징후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일부 참모는 “이란의 방공 및 미사일 역량이 저하되고 이란 대리 세력이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공습이 성공할 확률이 올라가고 이란의 보복과 역내 긴장 고조 위험이 감소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만큼 미국 정부도 이란의 핵개발이 초미의 관심사다. 바이든 정부가 이럴 정도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더더욱 강력한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고 이란 정책을 세우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WSJ은 지난 12월 13일에도 “트럼프 팀은 당선인 측근들이 경제적 압박만으로는 테헤란을 봉쇄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을 위해 공습을 포함한 군사적 옵션을 검토 중”이라면서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옵션은 테헤란의 동맹국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몰락, 역내 미군의 미래, 이란을 호위해 온 헤즈볼라 및 하마스 격멸 상황에 따라 지금이 바로 이란의 핵야망을 바로잡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이어 “최근 사태들로 인해 이란의 지역적 입지가 약화되고 최근 테헤란의 핵 개발 야망까지 폭로되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면서 “물론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만으로도 핵폭탄 4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핵무기 국가 중 유일하게 60%의 무기급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국가이다. 따라서 비축된 우라늄을 무기급 핵연료로 전환하는 데는 단 며칠이면 충분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의 대 이란 정책은 한마디로 지금의 이란 정권을 완전히 뒤흔들고 대신 서방친화적인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란이 더 이상 중동의 평화를 흔드는 ‘악의 축’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2기는 무엇보다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이란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서 트럼프의 입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125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