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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또다른 헛발질, 125조 들인 신도시가 ‘유령도시’가 된 이유? - 완전히 망해버린 ‘시진핑 신도시’, ‘몽상’이 ‘망상’됐다! - 시진핑의 욕심이 가득 담겨 있는 슝안신도시 - 부진한 중국 경제도 신도시의 성장 발목 잡았다
  • 기사등록 2025-01-06 11: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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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망해버린 ‘시진핑 신도시’, ‘몽상’이 ‘망상’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챙기면서 중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초대형 신도시로 만든 슝안신구(雄安新區)가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만 125조원, 이미 계획된 투입예정비용까지 합치면 무려 4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아직도 유령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승부수이자 야심적인 신도시가 시진핑 최대의 실패작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4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110여km 떨어진 슝안은 중국 베이징의 인구 과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되었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으면서 거리는 텅비어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슝안신도시가 인류발전의 역사에서 모범이 되는 도시가 될 것이며 미래형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현실은 값비싼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해 슝안신도시에 대해 보도를 하면서 “슝안신구는 원래 베이징에 대한 인구 압력을 줄이고 주변 허베이성 인근의 거대 항구인 톈진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되었다”면서 “이미 기본 시설들은 사실상 마무리되었으며, 지난해 7월에 열렸던 주요 경제대책 회의인 제3차 전인대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단 시진핑의 슝안신도시는 주변 개발을 포함해 2035년까지 마무리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최종 완공 시점인 2035년까지 2조~2조4000억위안(약 371조~446조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강과 습지가 점점이 흩어져 있는 평원이자 작은 시골 마을이 있던 이곳은 이제 중국의 다른 지역과 물리적, 디지털로 완전히 연결되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약 200개의 국영 기업이 이 도시에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베이징의 여러 대학이 이곳에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두 중국 공산당의 명령하에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대상이 되는 국영기업과 과학 연구소 등은 이전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아무리 기업이나 연구소가 이전한다 해도 직원들까지 이주할 것인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젊은 세대들이 보는 슝안신도시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특이하게도 슝안 신도시는 중국의 대부분의 주요 도시와 달리 고층 빌딩이나 지하도, 고가도로가 없다. 대신 모든 건물은 중간 높이이며, 중국 대도시로는 이례적으로 도시의 70% 이상이 공원과 호수와 같은 녹지 공간으로 제공되고 모든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나란히 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그동안의 중국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상의 신도시가 슝안시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야말로 이상적으로 디자인된 슝안신도시가 그동안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들에서 느끼는 그런 ‘사람 사는 재미’를 전혀 누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의 현실은 어떠할까? 일단 등록된 공식 인구는 120만명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그 엄청난 도시에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사실 2023년 여름까지 주거지역은 이미 완공되었기 때문에 중국 최고의 신도시, 그것도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미래형 신도시에 사람이 차고 넘쳐나야 할터인데 왜 이렇게 인적이 드문 도시가 되었을까?


이에 대해 SCMP는 “금융 지구와 테크 파크가 예정된 룽둥 지역에서는 거리의 상업 공간 대부분이 비어 있는 채로 기업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신도시로서 모든 기능이 가동되도록 했고 여건도 다 준비되었는데 실제 거주하거나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SCMP는 “슝안 신도시가 이렇게 공동화된 가장 큰 이유는 슝안이 아무리 자족기능을 갖춘 새로운 도시이기는 하지만 베이징이라는 수도가 갖는 매력을 슝안 신도시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슝안 신도시에 직장을 갖고 있는 이들조차 주말이면 베이징으로 가서 도시 생활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시 계획가이자 캔버라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인 리처드 후는 “슝안 신도시의 개념이 너무 이상주의적”이라면서 “슝안 신도시가 아무리 시설을 잘 갖춰도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갖는 매력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슝안 신도시가 갖는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슝안신구에 가려면 고속철 슝안(雄安)역에서 내린 후 도심까지 20㎞를 시내버스를 타고 50여분 정도 더 이동해야 한다. 이는 교통 편의성으로 본다면 아주 낙제점이다. 그러니 슝안신구는 그만의 자족도시가 될 가능성이 많을 뿐, 베이징과 연계한 제2의 수도가 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시진핑의 욕심이 가득 담겨 있는 슝안신도시]


사실 슝안 신도시 계획은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으로 절대적 권력을 추구하던 지난 2017년, 중국 역사에 절대적 치적을 남기겠다는 야심으로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도시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포부하에 계획되기 시작했다.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중국의 자유시장 진입의 의미를 담은 주강 삼각주의 선전 신도시를 건설한 것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이미 인구 1800만명의 급성장하는 신도시 선전은 중국 발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상하이의 국제금융 지구이자 중국 세계화의 중심인 푸동의 고층빌딩은 덩샤오핑의 후계자 장쩌민이 만들었다. 시진핑도 이렇게 역사에 남을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중국의 엘리트그룹이 총집결하는 베이징 대체 신도시 슝안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슝안신도시에는 소비재 조립 공장이 아닌 '친환경', 디지털 및 기타 신기술 기업, 연구 기관만 입주하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슝안 신도시의 인구 유치 목표는 5백만명이다. 특히 시진핑이 슝안을 베이징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계획한 것은 베이징이 갖고 있는 몇 가지 문제 때문이다. 자연환경적으로 볼 때도 베이징은 담수와 바다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고, 북쪽 산의 지형은 독특한 기후를 만들면서 기온을 떨어뜨리며 도시의 유명했던 스모그를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시진핑은 베이징의 문제점들을 극복하면서 미국식 자본주의가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계획 신도시, 이상적인 신도시를 역사적 과업의 하나로 건설하려 했던 것이다.


물론 중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강제성이 강하기 때문에 국영기업을 비롯해 주민들까지도 강제로 슝안 신도시로 이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미 일부 국영기업은 본사를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중이다. 또한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중국 지구과학대학, 베이징 항공우주대학을 포함한 9개 대학이 이전하거나 분교를 개설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차마 알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슝안 신도시가 베이징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로 우뚝 서려면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적, 그리고 외교적 위상까지 갖춰져야만 한다. 그러나 이는 강제할 수가 없다. 시진핑 스스로 거주지를 슝안 신도시로 이전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진핑의 사무실과 거처를 포함한 중국 정부의 핵심들은 슝안으로 이전할 계획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베이징이라는 세계적인 도시를 슝안신도시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의 한계는 날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다.


남은 방법은 중국내의 대형 민간기업들을 옮겨오는 일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인 생존집단이다. 당연히 민간 대기업들이 베이징이 아닌 슝안 신도시로 옮겨간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들다.


심지어 국영기업마저 활동의 주무대를 베이징이 아닌 슝안으로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지금 슝안 신도시에는 많은 국영기업들이 주소를 두고 있다. 실제로 관영매체들은 많은 기업들이 슝안 신도시로 이전해 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주소만 옮겼지 직원들이 근무하지는 않는다.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관계자도 “슝안신구로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부진한 중국 경제도 신도시의 성장 발목 잡았다]


특히 슝안 신도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중국내 부동산 경기의 악화다. 그러다보니 슝안신도시의 토지 매각률도 완전 스톱됐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2022년말까지 토지 매각률은 겨우 10%에 불과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그 이후로 계속 침체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슝안의 토지 매각률이 급상승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슝안 신도시는 부동산 투기 자체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이나 개인 모두 실사용자가 아니라면 토지를 구매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도 슝안 신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결정적인 약점도 하나 있다. 바로 대홍수 피해다. 2022년 7월, 신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인 융허(永河)강이 범람하면서 도시의 저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수해 피해가 신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의 저지대까지 확장됐다는 점이다. 당연히 그 피해는 어마어마했다.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도 수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신도시가 과연 기상이변으로 생길 수 있는 대홍수를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슝안 신도시는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이다 보니 시 주석의 운명에 따라 도시도 부침을 거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슝안 신도시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앞으로도 십수년이 더 걸릴 터인데 그때까지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장악하고 버틸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의 미래도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하나 더. 중국의 인구는 이미 감소세에 들어섰다. 그런데 인구과잉을 우려해 신도시를 짓는다? 한마디로 소도 하품할 일이다. 그러니 시진핑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슝안 신도시는 수백조원을 허공에 날린 대실패작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시진핑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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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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