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 파병 군인 '떼죽음' 원인 조사하러 고위 장교 파견]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에게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개 여단이 전투 불능 상태인데다 사기가 떨어지고 과음 등으로 군기마저 완전 실종된 상태에 이르다보니 북한 당국이 긴급히 실태 조사를 위한 고위장교들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이보케이션 인포’는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병력 손실과 참혹한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군 고위 장교를 긴급 파견해 조사에 나섰다”면서 “북한 인민군 고위장교는 지난 12월 27일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위치한 러시아군 기지를 방문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보케이션 인포’는 이어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된 지 약 열흘 만에 4개 여단 중 1개가 전투 불능 상태가 됐다”면서 “이들 고위 장교가 방문한 동안에는 북한 군인들의 전투 참여가 중단되었으나 현재는 재개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에 의하면 지난해 러시아군을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 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전장에서 무더기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3천명 이상이 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기도 완전히 빠진 북한군, 사기 떨어지고 음주도...]
이런 북한군의 실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RBC-Ukraine’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의 텔레그램 브리핑을 인용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전선에 투입된 북한 군인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과음을 하는 등 음주 관련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데, 지난 12월 31일, 새해 전날에도 전투에 참여한 북한군들이 술판을 벌여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RBC는 이어 “북한군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러시아군의 끊임없는 선전을 통해 세뇌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RBC는 또한 “러시아군 하급 지휘관들이 상부에 사상자 수를 줄여서 거짓으로 보고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상당한 인원 손실을 겪으면서 러시아 사령관은 새로운 북한군 병력을 쿠르스크에 배치하고 있으며, 북한군 부대가 지난 달 31일과 이달 1일에 쿠르스크주의 군 기지 근처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최악의 팀킬까지... “오발사고로 러시아군 3명 사망”]
한편, 전투에 참가한 북한군이 최악의 팀킬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이미 북한군에 의한 팀킬 사례들이 연달아 보도되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군의 오발로 러시아군 3명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크렘린윈드'는 지난달 29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습격한 뒤 퇴각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면서 “쿠르스크에서 작전 중이던 북한군이 퇴각 도중 오발 사고를 일으켜 러시아군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친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인폼네팜'도 30일 “북한군과 러시아군 간 아군 오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양측의 불협화음이 전선에서의 사상자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 "러 파병 북한군 전과 신통치 않아"]
중요한 것은 북한군의 전과가 러시아군이 기대했던만큼 되지도 않고 오히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12월 31일,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전과가 신통치 않다고 평가했다”면서 “북한군 파병이 전황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으며, 사상자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약 1만2000명의 병력을 파견했는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추가 파병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나 그렇다고 파병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아사이방송(RFA)은 “친우크라이나 국제민간단체인 ‘인폼네팜’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로가 북한군 실태를 밝히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알료신 알렉세이’라는 이름의 이 포로는 러시아군 제352 기계화 소총 연대 소속으로 쿠르스크 지역에서 포로가 됐다. 그는 지난 10일부터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포로는 “북한군은 자체 지휘체계를 갖고 있고, 통역도 없어 러시아군과 언어 장벽이 심각했다”면서 “북한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오해로 인한 오발 사건으로 사상자가 자주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 포로는 또한 “북한군은 사망자 시신을 전장 밖으로 어떻게든 데려가려 한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인포네팜은 “북한군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군 "러 쿠르스크 지역 지휘본부 공격"]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주 마리노 마을에 있는 러시아군 지휘 본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이번 공격은 러시아 연방이 무고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군 지휘 본부에 대해 정밀 공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공격에 사용한 무기의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 센터장이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의 제810 여단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면서 “쿠르스크 당국도 릴스크 지역의 이바노프스코예가 포격을 받아 기숙학교, 우체국, 쇼핑센터, 주택, 문화회관 등이 피해를 봤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dpa 통신은 “알렉산드르 한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는 피해 규모가 적었다고 말했지만 릴스크 지역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건물이 심각하게 파괴된 모습이 담겨 있었다”면서 “파괴된 건물에는 군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 점령하면서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의 주둔 기지 역할을 하는 몇몇 소규모 마을을 포격하고 있다.
이에 대해 dpa 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을 포격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에서 제공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과도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특수작전군(SSO) 제6특수작전연대는 31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의 한 마을을 탈환했다”면서 “이 마을에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전투 끝에 이들을 소멸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RFA는 “이들이 함께 공개한 영상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에는 빨간색 테이프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북한군이 아군 식별을 위해 빨간색 띠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 4개월간 쿠르스크에서만 병력 3만8천명·장비 1천개 손실]
쿠르스크 전투와 관련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기습한 이후 4개월 동안 러시아가 지금까지 병력 3만 8000명과 장비 1000개 이상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계속 점령자들을 파괴할 것이며 그들이 러시아 여권을 갖고 있든, 북한 여권을 갖고 있든 상관없이 전투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쿠르스크 점령지를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잠재적인 협상 카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