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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경악할만한 5가지 시나리오 - 각기 다른 방법으로 급진적 변화 추구하는 美中러 - 트럼프의 의도 파악에 분주한 서방 세계 - 세계 권력의 공백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
  • 기사등록 2025-01-01 04: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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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방법으로 급진적 변화 추구하는 美中러]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개막과 같은 날인 1월 20일에 열린다. 냉전 종식 이후 전 세계 비즈니스 및 정치 지도자들이 모이는 연례 다보스 회의는 엘리트 주도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다보스 참석자들은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트럼프는 ‘관세’를 활용한 ‘미국우선주의’ 무역정책을 지지한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거슬러가는 정치 지도자라 할 수 있는데,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월 2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가 2025년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소련의 붕괴 이후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세계질서에 대한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수정주의 강대국이 되었다”면서 “푸틴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침공을 개시했을 때, 그는 러시아의 위대함에 대한 비전을 위해 서방과의 경제적 유대 관계를 희생했으며, 시진핑의 중국은 대만에 대한 행동에서 더욱 민족주의적이고 위협적으로 변했고, 트럼프는 국제 무역 시스템과 미국의 동맹국과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이 세계 질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러시아는 과거 초강대국으로서 잃어버린 영향력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가 자국의 야망을 수용하기를 원하는 떠오르는 강대국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당혹스럽고 가장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미국의 수정주의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다. 달러는 세계 기축 통화이며 미국의 동맹 체제는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의 안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국제적 약속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생각을 실제 실행한다면 나머지 세계들은 미국의 방식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카고 글로벌 문제 위원회의 이보 달더는 “우리가 직면한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모든 문제는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에서 시작되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미국 자신이 되었다”고 정리했다.


FT도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은 미국의 권력 행사 방식의 변화로 인해 가장 큰 위협을 느끼는 국가들 중 하나”라면서 “영국, 일본, 캐나다, 한국, 독일, EU 전체와 같은 중견 민주주의 국가들은 미국 시장이 개방되어 있고 미국이 위협적인 권위주의 국가에 대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세계에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나토의 상호 방위 조항인 5조를 포함한 미국의 안보 보장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국방비 지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나토 국가들에 대해 러시아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겠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트럼프의 의도 파악에 분주한 서방 세계]


이렇게 트럼프 관세에 대응할 것인지, 또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서방 세계 전역에서 외교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발언을 한 트럼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해답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나라들이 헷갈리는 것은 트럼프의 이러한 위협적 발언이 협상을 위한 기선제압용인지 아니면 진짜로 기존의 시스템을 완전히 뒤집는 혁명적 제스처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EU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단순히 협상 전술일 뿐이며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확대되기 전에 합리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진짜로 혁명적인 관세위협 공세를 강화해 온다면 EU도 당연히 반격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미 무역 흑자가 큰 일본은 트럼프 관세의 훨씬 더 확실한 잠재적 타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관리들은 설사 트럼프 정부가 공세적 관세정책을 쓰더라도 미국을 향해 반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세계 권력의 공백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


이렇게 미국의 동맹국들이 무역 우선순위와 국가 안보의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성을 도전받고 있지만,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기존의 힘의 균형도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연설에서 시진핑은 “‘격변과 변화로 정의되는’ 새로운 글로벌 시대의 도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푸틴도 트럼프 당선 이틀 후인 11월 7일 소치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의 눈 앞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 질서가 등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어떻게 보면 시진핑과 푸틴이 마치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같은 흐름의 주장을 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FT는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모두 서방이 주도하는 G7에 대항하는 균형추로서 BRICS를 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시진핑과 푸틴은 특히 영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이런 차원에서 푸틴은 러시아가 이미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당연히 고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외교 및 안보정책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하고 키이우에 러시아 친화적인 정부를 세움으로써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종식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욕심이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21년 12월, 나토에 보낸 최후통첩에서 소련 붕괴 이후 나토 동맹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에서 모든 나토군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승리는 나토에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며 중국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이에 대해 “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의 승리는 시진핑이 아시아에서 자신의 수정주의적 야망을 추구하도록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면서 “시진핑의 대만탈환은 중국몽의 핵심이며 실제로 중국이 대만을 복속시키게 된다면 중국은 아시아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이어 “시진핑의 나이가 현재 71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자신의 치적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대만 침공을 앞당길 수 있지만 트럼프는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바이든과는 달리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시대의 5가지 시나리오]


FT는 지금까지 언급된 모든 사항들을 고려할 때 새로운 세계 질서가 어떻게 진화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5가지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나리오1) 새로운 강대국 간 협상:


트럼프의 거래적 성격, 전쟁을 피하려는 의지, 민주적 동맹국에 대한 경멸로 인해 미국은 러시아 및 중국과 새로운 그랜드 바겐을 체결하게 된다. 미국은 암묵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해당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을 허용한다.


미국은 또한 멕시코와 캐나다를 압박하고 파나마 운하를 되찾고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등 자국 지역의 지배권을 주장하는 데 집중한다. 트럼프는 안보 보장 없이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을 강요한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완화되고 푸틴은 마러라고에서 추수감사절 만찬에 초대받는다.


중국과의 협상에는 중국의 미국 제품 구매와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의 중국 내 거래에 대한 대가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제한과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는 또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싸움에 관심이 없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새로운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국의 방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것이다.


*시나리오 2) 우발적 전쟁:


서방 동맹국들이 서로 무역 전쟁을 벌인다. 유럽에서는 트럼프와 푸틴에 동조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부상하면서 정치적 불안정이 확산된다.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이 합의되었지만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언젠가는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널리 퍼져 있다. 트럼프 자신도 미국의 동맹국 방어 의지에 의문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또는 이들 강대국의 일부 조합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군사 행동을 개시하여 서방의 혼란을 이용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계산을 잘못한다. 아시아와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반격하고 결국 20세기에 두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미국도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


*시나리오 3) 리더 없는 무정부 상태의 세계: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 안보, 국제기구에 대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은 리더십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침체되고 있다. 수단과 미얀마 등의 국가에서는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유엔은 강대국 경쟁으로 인해 약화되어 개입할 힘이 없다. 대신 이권과 자원을 차지하려는 지역 강대국들의 경쟁이 분쟁을 부추긴다. 아이티와 같은 더 많은 국가가 폭력적인 무정부 상태에 빠지게 된다. 서방으로의 난민 유입도 증가한다. 자유 민주주의를 경멸하는 포퓰리즘 정당이 사회적, 경제적 불안정 분위기 속에서 번성한다.


*시나리오 4) 미국 없는 세계화:


미국은 관세 장벽 뒤로 물러나고 세계무역기구를 탈퇴한다. 미국의 물가는 상승하고 상품은 더욱 조잡해진다. 나머지 세계는 경제적 상호의존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의 독주에 대응한다. EU는 라틴아메리카와의 새로운 무역 협정을 비준하고 인도 및 중국과 새로운 협정을 체결한다.


유럽은 또한 중국이 EU 전역에 공장을 설립하고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침략을 억제하는 대가로 중국 전기 자동차와 친환경 기술에 대한 시장을 개방한다. 글로벌 사우스와 중국 경제의 통합은 더욱 심화되고 브릭스는 새로운 회원국과 영향력을 얻게 된다. 글로벌 통화로서 달러의 사용이 감소한다.


*시나리오 5) 미국 우선주의는 성공한다:


미국이 갖는 힘의 거부할 수 없는 본질에 대한 트럼프의 믿음이 입증된다. 투자가 미국으로 몰리면서 기술 및 금융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강화된다. 유럽과 일본은 자국 국방비를 급격히 늘리고,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관세는 중국의 성장을 극적으로 감소시켜 중국 체제를 위기에 빠뜨린다. 이란 정권은 군사적, 경제적, 국내적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마침내 무너진다. 트럼프의 명성은 국내외에서 치솟는다. 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은 겁에 질려 침묵하고 트럼프의 정적들은 감옥에 갇힌다. 주식 시장이 최고치를 기록한다. 향후 4년간의 현실은 이러한 시나리오와 예상치 못한 몇 가지 다른 상황들이 기묘하게 결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1920년대 후반에 다음과 같이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낡은 것은 죽어가고 새로운 것은 태어날 수 없으며, 이 간극에서 매우 다양한 병적 증상이 나타난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데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서있는 한국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권력 싸움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업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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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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