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망치는 주범, 마오쩌둥의 유물 신분차별제도]
중국을 망치는 주범으로 마오쩌둥 시대때부터 내려오는 신분차별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마디로 농촌에 터를 둔 사람들은 그 자녀대까지도 영원히 농촌에만 있어야 하고, 그들이 도시로 나와 살아도 일반 도시인에게 주는 혜택을 전혀 주지 않는 신분세습제가 그것인데, 21세기에 살고 있는 지금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에 아직도 신분을 차별하고 세습하는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중국 사회를 망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중국에 존재하는 후커우(戶口; 호적)는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을 일종의 천민(賤民)으로 취급하는데, 이렇게 퇴보적인 제도가 지금도 중국사회에 남아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신분 차별만 해체해도 중국당국이 원하는 부동산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데 시진핑 정부는 그러한 방책을 쓰지 않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FT는 이어 “중국의 후커우 제도는 1958년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많은 학자들이 신분차별적인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내에서는 이렇게 후커우가 농촌에 있으면서 대도시로 나와 일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농민공 또는 ‘국내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s)로 부른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농민공은 지난해 기준 2억9천753만명이다. 문제는 이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며 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도시에 살면서도 도시 호적이 없다는 이유로 각종 의무교육과 의료, 사회보험 등 각종 복지에서 배제돼 중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의 닐 토마스 연구원은 “후커우 제도를 폐지하면 시진핑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되살리는 데 필요한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후커우 제도는 지방정부 서비스를 모두 다 누릴 수 있는 권한을 관리하게 되는데, 만약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방자치단체, 곧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후커우를 보유하게 되면 중국내 최고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안정적인 일자리 및 다양한 특권을 노릴 수 있다”면서 “반면 태어날 때부터 농촌 출신인 경우 상하이같은 대도시로 이사를 와도 후커우가 없기 때문에 완전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이 후커우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인민을 평등하게 대한다면 더 많은 농촌 근로자가 도시에서 더 생산적인 일자리로 이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최근 수십 년간 중국 농촌 태생들이 도시로의 대규모 이주로 인해 중국의 도시화율은 2005년 43%에서 지난해 기준 66%로 상승했지만, 도시 거주자의 4분의 1 이상이 도시 후커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닐 토마스 연구원도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베이징 북부의 위신좡과 같은 대도시 변두리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후커우제도를 폐지하면 이주 노동자들이 공중 보건과 교육에 더 잘 접근할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어 중국이 직면한 광범위한 경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커우 제도 폐지를 시진핑 정권이 하지 못하는 이유?]
문제는 중국의 후커우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고 공산당 정권의 이념에도 맞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정권은 이 제도의 폐지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에서 후커우 제도 폐지는 그렇게 쉬운 작업은 아니다. 사실상 천민으로 간주되면서 ‘이주 노동자’ 취급을 받는 이들을 정상 국민으로 대우해 주는 것이 뭐가 어렵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에 후커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반발 때문이다. FT는 이에 대해 “후커우 제도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 지금 대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반대한다”면서 “이유는 자신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특권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농민공들을 향한 추가적 인프라와 서비스에 투자해야 하는데 거기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민공들은 도시에 거주하면서 저임금에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FT는 이어 “게다가 공산당은 여전히 사회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후커우 제도의 유지를 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에 대해 “후커우 제도는 개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공안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후커우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회 통제를 더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리서치 그룹 가베칼의 애널리스트 에르난 쿠이는 “중국 정부가 근본적인 정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후커우 제도를 오히려 더욱 더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저명한 교수이자 작가인 야오 양도 “일부 소도시에서는 점진적인 개혁의 일환으로 후커우를 완전히 포기했지만,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후커우를 얻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이징 후커우를 취득하려는 외부인은 대학 학위, 전문 능력, 납세 능력 등을 고려한 점수 시스템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다른 국가에서 외국인 이민자에게 부과하는 기준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이다. 베이징 후커우는 결혼을 통해 또는 출생으로 취득할 수도 있다. 상하이의 시스템도 거의 비슷하게 엄격하다.
이와 관련해 야오 양 작가는 올해 초 공개 연설에서 “중국의 1선 도시에서 후커우를 발급받으면 20가지 권리를 누릴 수 있다”면서 “여기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중심부에 위치한 중국 최고의 학교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학생들에게 우수한 대학 진학 준비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실제로 베이징에 뿌리를 둔 집안 출신인 베이징 주민 왕 씨는 “베이징의 엘리트 중심가인 시청구의 후커우 소지자로서 부모님이 좋은 정부 직장을 얻었고 자신도 일류 학교에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아이들도 학교 교육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베이징 후커우만 있으면 이런 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후커우가 없는 사람들은 금전적으로나 다른 방식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베이징 후커우 소지자에게 부여되는 가장 중요한 특권 중 하나는 수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 시험인 가오카오(한국의 수능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권리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 집중되어 있는 중국 최고의 엘리트 대학은 일반적으로 해당 도시에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에게 더 높은 입학 할당량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인구가 많은 중부 허난성에는 상하이와 베이징보다 약 20배 많은 학생이 가오카오에 응시하지만 허난성 학생들의 입학률은 대도시 지원자의 약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러한 특권 때문에 베이징 후커우의 가치는 매우 높아 일부 고용주들은 후커우를 급여 패키지의 일부로 제공하기도 한다.
후커우 제도가 사실상 불평등을 초래하지만 중국내에서 이러한 후커우 제도를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어 있다. 후커우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것 자체가 중국 공산당 정부에 대해 정면 도전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후커우 제도로 인한 역차별이다. 예를 들면 베이징 후커우가 없는 사람은 아파트에 거주하더라도 관리비가 훨씬 비싸다. 또한 자동차를 소유하더라도 모든 면에서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 이러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후커우가 그 사람의 일생을 따라 다니면서 차별을 받게 만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베이징에 후커우가 없는 농민공이 자녀를 베이징에서 낳는다 하더라도 부모의 후커우가 베이징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의 후커우가 있는 지역에서 등록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베이징에서 출생했다고 해서 베이징 후커우를 갖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결국 농촌 출신의 후커우는 대대로 그 신분을 가지면서 천대받는 21세기의 천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가 21세기에도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가지만 공산주의를 주창하고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공산당이 그러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소외받아 왔던 농민공, 시진핑은 해결 의지 없다!]
마오쩌둥이 후커우 제도를 도입한 지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후커우 제도는 수많은 중국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며 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도시에 살면서도 도시 호적이 없다는 이유로 각종 의무교육과 의료, 사회보험 등 각종 복지에서 배제돼 중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사회내에서도 이들 농민공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워낙 뿌리깊게 박혀 있어서 지금 이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어려움들을 중국 당국이 나서서 해결해 줄 능력도 없고 또한 실상 그럴 마음도 없다는 것이다. 단지 중국 당국이 바라는 것은 이들 농민공들이 집단적 시위나 반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다.
그런데 지금, 사회 의식에 점점 눈을 뜨는 농민공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사회가 날이 갈수록 불안해 하고 있다. 3억에 가까운 인민공들을 마치 노예부리듯 마음껏 써먹었던 중국 공산당의 후과가 지금 사회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담하지만 이들이 反시진핑으로 묶여지기라도 한다면 그땐 중국 공산당도 끝이다. 이렇게 인간의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해 주지 않는 중국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런 나라가 무슨 인권을 말할 수 있겠는가?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