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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대충돌, 도전받는 시진핑 체제 - 中공산당 기관지와 인민해방군보와의 의견 충돌 - 시진핑의 절대 권력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 - 군부에 대한 반부패 척결이 중국 경제를 위태롭게 한다?
  • 기사등록 2024-12-23 1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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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기관지와 인민해방군보와의 의견 충돌]


중국이 군부의 부패를 두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두고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이 정면 충돌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양상이 주목된다. 문제는 이들간의 논쟁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 충돌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소리(VOA)는 21일(현지시간) “공산당 이론지인 치우스(求是) 16일자에 ‘칼날을 안으로 돌리는 용기를 가지고 자기 혁명을 추진해야 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글이 게재됐으며, 거의 동시에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당내의 집단적 리더십에 대한 중요성을 촉구하는 네 편의 기사가 연이어 실렸다”면서 이 글들이 사실상 중국의 군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눈여겨볼 것은 중국 공산당의 이론지와 기관지가 동시에 군부를 향해 자기혁명을 강조하면서 부패에 대한 칼날을 안으로 돌리라고 촉구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내에서는 시진핑의 군부 부패 사정과 숙청에 대해 군 내부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공산당 이론지와 기관지가 이렇게 입에 거품을 물 듯 강력하게 나올 리가 없다는 것이다.


VOA도 “지금 이 상황은 공산당의 매체들과 군부가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군부를 향한 공산당 지도부의 압박이 중국의 미래를 위해, 특히 중국 경제를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특히 시 주석이 통합된 러더십을 강조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당 이론지 ‘치우스’에 ‘당의 자기혁명을 깊이 추진하자‘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세계 최대의 마르크스주의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은 자기 혁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통치와 혼란, 흥망성쇠의 역사적 순환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시진핑의 글 가운데서 주목할 점은 ’자기혁명‘이라는 단어를 무려 30번이나 언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내의 모순과 문제점에 직면하여 ’칼날을 안쪽으로 돌리는 용기로 모든 종류의 문제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특히 시진핑은 이 글에서 자신의 문제를 적시에 발견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부패의 문제에 빠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시진핑은 이 글에서 ‘자체 혁명의 9가지 핵심사항’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된 지도력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이 강조한 이 대목은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CMC) 정치국 국장 먀오화(苗華)가 '심각한 규율 위반'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것과 비교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 “먀오화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기강 확립을 강조하면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관리들과 부패에 빠져 있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숙청을 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의 글과 인민일보의 기사가 게재되자 이번에는 중국인민해방군 신문인 ‘해방군보’가 '당성 원칙을 견지하는 데 앞장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적 중앙주의'가 중국공산당의 기본 조직 원칙이자 지도체제임을 강조하며 시진핑이 로켓군 여단을 시찰하는 동안 한 연설을 인용해 “민주적 중앙주의를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9일, 해방군보는 “집단적 지도력을 견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각급 당 조직 지도부 내에서 누구든 집단적 지도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주요 사안은 집단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며, 개인은 조직에 복종하고 소수는 다수에게 복종해야 하며, 개인은 절대 집단 지도력 위에 있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마디로 어느 한 개인의 리더십이 아닌 집단적 리더십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시진핑이 촉구했던 1인 지배체제에의 충성을 정면으로 부인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해방군보는 이어 지난 11일과 16일, “당내 민주주의를 앞장서서 추진하자”와 “당의 단결을 앞장서서 유지하자”라는 두 개의 기사를 게재했다. 여기서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된 글은 당 조직내 평등 관계를 강조하면서 “당서기는 반장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자신을 ‘가장(家長)’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면서 “비서실장 역시 팀의 수장이기는 하지만 자신을 가장으로 여겨서는 안되며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최소한의 민주적 요건을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방군보는 “좋은 단결을 위해 민주적 중앙주의를 고수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해방군보의 주장은 한마디로 시진핑 1인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타이베이 국립정치대학 국가관계센터 연구원 쑹궈청은 “해방군보는 군대 내 당 조직의 리더십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사실은 시진핑의 군 통치 철학과 모순되는 군의 권력 체계를 거론하면서 시진핑의 지도노선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진핑 개인 권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쑹궈청은 이어 “해방군보에서 시진핑 1인 지배체제가 아니라 집단지도체제를 옹호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시진핑의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거부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군부에 대한 공격이나 부패청산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해방군보가 제기한 군부에 대한 ‘민주적 중앙집권주의’ 원칙은 장쩌민 전 주석이 제시한 것으로 시진핑의 1인 지도체제보다 민주적 집단지도체제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쑹궈청은 또한 “시진핑 주석이 ‘칼날을 안쪽으로 돌렸다’는 발언은 내부 정화를 지속하고 부패의 근본원인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인민해방군 내부의 부패 문제는 뿌리 깊이 박혀 있으며 서로가 얽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진핑의 절대 권력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


VOA는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당 기관지와 군 기관지 사이에 이러한 논쟁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철옹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진핑의 노선에 반대자도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러한 논쟁만으로 시진핑의 권력이 위기에 몰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중국인민해방군의 기관지인 해방군보가 이렇게 정면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중국내 두 권력간의 충돌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인민해방군 입장에서는 군부 부패 문제가 더 이상 시진핑 주석의 주도하에 군부 내부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시도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군부 부패 문제를 강력하게 강조하고 중국공산당이 이에 호응하고 나서자 위기의식을 느낀 군부가 해방군보를 앞세워 더 이상 군부의 부패 문제를 파고들지 말라고 저항하고 있는 형국이라 보면 된다.


사실 군부가 이렇게 강력한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은 중국 군부의 구조 자체가 부패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당이 주도하여 군부의 부패를 파고든다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중앙군사위원회의 먀오화(苗華)까지 조사를 하고 나서자 군부도 발칵 뒤집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중국군사력평가보고서’에서도 “군 부패 문제가 워낙 심각해 유사시 미사일이 제대로 발사될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니 시진핑 주석이 군부 숙청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VOA는 이와 관련해 “군부가 이렇게 강력 반발하고 나섰음에도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부패 척결이 추가로 이루어질지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 지도자에 대한 부패 수사가 이루어진다면 군부의 부패 척결을 위한 시진핑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만약 군부 지도부에 대한 수사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산당과 군부가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을 이루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홍콩중문대학교의 쉬젠 교수는 “공산당과 군부의 정면 충돌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시진핑이 아니라 군부내에서 국가를 위해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와 하급장교 간의 관계가 마치 갱단처럼 부패로 얽히고 설켜 있다는 것으로 금전적 이득에 따른 뇌물 수수 등의 부패가 그들 관계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군부에 대한 반부패 척결이 중국 경제를 위태롭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당과 군부가 정면 충돌 양상으로 흐르게 된다면 중국 경제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베를린의 정치학자 장준화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칼날'이라는 단어와 같은 문화대혁명 시대의 언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가 자신의 지배 구조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면서 “시진핑이 당내에서 직면하고 있는 반대는 궁극적으로 경제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VOA는 “중국 경제가 나빠질수록 당내에서 시 주석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는 군부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경제는 군 인력 및 장비 건설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고위 정치 및 군사 계층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진핑이 당내 반대파들을 숙청할 수 있는 힘은 분명히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군부에 대한 지나친 숙청이 자칫 군부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면서 ‘능력있는 군부 건설’ 자체를 완전히 흔들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의 고민은 크다. 군부의 현실을 보면 과연 이 모습으로 전쟁을 치를 능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고, 그렇다고 강력하게 부패를 청산한다고 해서 언론이나 사회의 감시 체제가 전무한 지금의 중국 시스템 자체가 부패를 반드시 수반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와 공산당간의 정면 충돌이 어떻게 진정될지 관심을 모은다. 관건은 어떤 방식을 택하든 시진핑 입장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대대적인 충돌로 이어지면서 중국 사회 전체가 쑥대밭이 돨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이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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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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