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核무장 빠르지만, 부패가 발목 잡을 것]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군사력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인민해방군(PLA)의 군사력 현황과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중국의 대만 정복 야욕 및 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중국군의 부패가 결국 그들의 거대한 야욕을 발목잡는 핵심적 요인이 될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 중국 국방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핵 무력 증강을 중심으로 한 국방력 현대화와 PLA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국제 질서를 재편할 의도와 능력을 보유해 군사력에서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신국가 건설 100년이 되는 2049년을 ‘위대한 부흥’을 이루는 해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 증강, 기술적 자립 및 제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올해 보고서에서 중국의 빠른 군사력 증강에 주목하면서도 부패 문제가 향후 몇 년 동안 중국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는 점이다.
[핵과 재래식 무기 증강, 미국과의 비대칭성 해소 목적]
그런데 이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중국의 가파른 핵무장 속도로, 중국이 지난 5월까지 600기 이상의 핵탄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0년 보유량의 3배 수준이고, 1년 전보다 100기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2035년까지 핵전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중국이 실제 1000기 이상 보유하게 되더라도 미국 핵탄두수(3708·추정치)에 크게 미치지는 못 하지만, 그러나 미국이 최근 10년간 2200여 기를 줄이며 핵탄두를 감축하고 있는 만큼 미·중 핵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특히 핵탄두 증강과 함께 재래식 공격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과 비교해 비대칭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이 핵탄도 미사일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는 미국 영토를 공격할 수 없었던 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재래식 무장 대륙간탄도미사일 생산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135개 정도의 핵 장거리 미사일과 더불어 또 다른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 부분과 함께 미 국방부가 주목한 것은 중국이 증강한 핵무기로 대만을 겨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재래식 병력으로 대만에 패배해 공산당 정권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면 중국은 핵의 선제적 사용(first use)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중국의 오랜 핵무기 사용 지침인 핵 선제 불사용(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먼저 쏘지 않는다는 것) 원칙과 배치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 지도부는 (중국·대만으로) 분단된 현 상황은 유약하다(weak)고 간주하면서 ‘2049년까지 대만 문제 해결’과 ‘홍콩에 대한 관할권 확고화’를 포함한 ‘완전한 통일’이 국가 부흥의 근본적 조건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국방비, 공식 발표보다 1.5∽2배 많을 것으로 추정]
한편, 보고서는 “중국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국방 예산도 공개적으로 밝힌 액수보다 약 1.5∽2배 많아 2023년 국방비는 공표된 2200억 달러보다 많은 약 3300억에서 4400억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의 육군 규모는 예비군과 준군사조직까지 포함해 약 300만 명으로 추산했으며, 해군은 370척이 넘는 함정과 잠수함을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이며, 2025년 395척, 2030년 435척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함선 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해군은 대만을 포위하는 전례 없는 훈련을 통해 대만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또한 중국 공군과 해군이 함께 3150대가 넘는 항공기(훈련기나 무인기 제외)를 보유했는데 이는 인도태평양에서 최대 규모이며 세계 3위다.
이와 함께 중국은 북부 사막에 320개의 발사 사일로가 있는 3개의 미사일 기지 건설을 끝낸 것으로 보이며, 일부 사일로에는 이미 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시진핑의 최관심 분야인 로켓군은 둥펑-5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수용하기 위해 수십 개의 사일로를 더 건설 중이다.
그러나 중국군 현대화 과정에서 중국의 경기 침체는 향후 5~10년 계속되면 미래의 국방비 증가를 둔화시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현대화 노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패가 인민해방군에 주는 충격 너무나 심각]
그런데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 바로 중국군의 부패와 관련된 대목이었다. 다시말해 중국의 핵탄두와 전략미사일 등 무력 현황과 함께 중국 군부의 부패가 인민해방군(PLA) 현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의 여부였다.
이번 보고서는 마무리 부분에 ‘특별 토픽’ 3가지를 별도로 첨부했는데 첫 번째가 ‘PLA 부패가 주는 충격’이다. PLA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적어도 15명의 고위 군 관계자와 방위 산업 임원이 부패 혐의로 직위에서 해임됐다. 몇몇은 지상 기반 핵 및 재래식 미사일을 현대화하는 것과 관련된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감독하는 일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중국이 방위 산업 내의 부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무기 조달 프로그램이 후퇴하고 군 현대화가 지연될 수 있다”면서 “방위 산업이나 주요 군사 프로젝트에서 부패를 적발하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조사 대상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른 공무원들이 끌려들어가는 ‘나선형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당연히 현대화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PLA의 숙청 효과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슷한 보복을 두려워하는 하위 공무원들을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반부패 드라이브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전쟁 통해 자립 교훈 얻은 중국]
미 국방부의 보고서는 특히 PLA의 해외 진출,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교훈 등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뤘는데, “중국은 방위 정책의 핵심 부분 중 하나로 미국에 대항하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그리고 더 넓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응을 목표로 ‘반개입 접근’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보고서는 중국에 가장 가까운 미국령인 괌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공격의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괌은 미국의 주요 전략 핵자산이 주둔하고 있는 곳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보면서 방위와 기술에 대한 더 큰 자립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고 기술했다.
[대만, 中 침공에 실질적이고 강력한 억제력 보유]
미 국방부 보고서가 상당히 비중을 갖고 분석한 대목 중 또다른 하나는 대만 문제였다. 물론 이 보고서의 부록에 실린 중국과 대만의 군사력 비교를 보면 양측 군사력 격차는 ‘골리앗과 다윗’이다.
육군 병력은 중국이 104만 명에 대만은 10만 4000명으로 10배 차이다. 중국이 보유한 항공모함(3척), 순양함(8척), 코빗함(50척),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6척)은 대만에는 없다. 해경선만 중국 60척에 대만은 43척으로 엇비슷하다.
이같은 재래식 전력은 물론 중국 전략핵 미사일 부대인 로켓군의 전력까지 더하면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인민해방군(PLA)의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 개발을 통한 통합은 통일 노력을 위해 큰 역량을 제공하는 이정표”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PLA의 대만 침공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보고서는 “미국 정보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르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기를 원한다고 믿고 있지만 중국과 대만 간 갈등이 임박했거나 불가피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어 “2027년은 PLA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대만을 침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대만은 실질적이고 강력한 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데 필요할 수 있는 시가전에서 부족함이 있으며 장거리에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면서 “비록 PLA가 성공적으로 대만 해안 방어선을 돌파하고 상륙할 경우에도 정치적 군사적으로 많은 장애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별개로 “파병을 계기로 노골화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을 중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러·북의 협력에 대해 ‘양자 간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데, 여기에 연관될 경우에는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서의 명성에 흠집이 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