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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트럼프가 친 외통수에 걸린 시진핑, 취임식 초청 참석 진퇴양난 - 트럼프 취임식에 시진핑 참석 초청, 딜레마에 빠진 中 - 트럼프의 시진핑 초청, 우크라 문제 해결 때문? - 트럼프, 헝가리 오르반 총리와도 우크라 문제 해결 논의
  • 기사등록 2024-12-20 04: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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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에 시진핑 참석 초청, 딜레마에 빠진 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자신의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했지만 중국은 트럼프의 초청 뒤에 숨겨진 불순한 동기를 의심하면서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거부할 수도 없고,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지금 당연히 참석해 미중관계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나오면서 시진핑 주석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통을 깨고 1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면서 중국은 그의 진짜 의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이 마크롱, 젤렌스키와 함께 음모를 꾸미면서 자신을 초청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고 있어서 트럼프 당선인의 초청을 받아들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닛케이는 이어 “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한다”면서 “중국 외교부는 발표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으며, 중국 내 관련 언론 보도에도 제한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사실 시진핑에 대한 취임식 초청은 지난 11일 CBS 뉴스에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하여 처음 보도되었으며, 12일 트럼프 인수위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이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CBS의 보도를 확인해 주면서 공식화됐다.


이에 대해 차기 백악관 공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뿐 아니라 적국, 경쟁국 지도자들과도 열린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번 취임식에 각국 정상들을 초청한 것”이라면서 “시 주석이 이 초청을 수락할지는 전적으로 중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시진핑 초청, 우크라 문제 해결 때문?]


중국 당국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시진핑을 초청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가기는 하다. 사실 미국 국무부 역사 기록에 따르면 지난 1세기 반 동안 미국 대통령의 취임 선서식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트럼프는 왜 취임식에 각 나라 정상들 모두가 아닌 일부 국가의 정상들만 콕 찍어 초청을 한 것일까? 시진핑의 의구심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팀은 11월 초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중국과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후 트럼프가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직후부터 상황이 더욱 급박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정리했다.


이에 대해 미중 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2월 7일의 트럼프-마크롱-젤렌스키 회담이 트럼프의 시진핑 초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12월 6일에 녹화되어 8일에 방송된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번 주에도 소통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마크롱 및 젤렌스키와의 파리 회담이 끝난 후의 일이다.


트럼프, 마크롱, 젤렌스키가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만난 것은 2019년 화재로 파괴된 후 복원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 기념식 행사의 부수적인 행사였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대면은 대선 이후 처음 있는 만남이었으며 우크라이나 내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져 국제적인 주목을 끌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이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그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중 관계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대선 승리 직후 트럼프가 시 주석과 비밀 전화 통화를 했을 수 있다”며 “트럼프가 취임식에 중국의 시진핑을 직접 초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염두에 두고 시 주석의 초청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 사이의 전투를 조기에 종식시키는 데 시 주석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은 다루기 어려운 상대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시 주석의 영향력을 푸틴에게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이런 판단을 내린 중요한 근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초기에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되찾겠다는 당초 목표를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휴전 회담에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가 트럼프의 평화 열차에 탑승할지 여부이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현재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트럼프가 푸틴과의 협상에서 시 주석의 영향력을 믿고 있다는 정황 증거도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시 주석을 초청하기 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원칙을 담은 중국의 대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트럼프가 시 주석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트럼프가 마크롱과 젤렌스키를 만나는 것을 본 후, 그리고 당혹스러운 초대를 받은 후 시 주석은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12월 12일, 그는 예고 없이 베이징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사실 푸틴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료이기도 한 메드베데프는 여러 직책을 맡고 있다. 그는 집권 통합러시아당 의장이자 러시아 안보리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푸틴의 측근이자 보좌관이기도 하다. 메드베데프는 이번 방문에서 푸틴이 시 주석에게 보낸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관영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지난 12일 ”시 주석이 메드베데프와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확전을 최대한 빨리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싸움을 확대하지 말라는 경고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 12월 들어 일련의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항상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트럼프, 헝가리 오르반 총리와도 우크라 문제 해결 논의]


한편, 트럼프는 푸틴을 설득하여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또 다른 중개자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푸틴과 가까운 극우 지도자인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의 취임 선서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실제로 오르반 총리는 열렬히 트럼프를 칭송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또 개인적인 친분도 있다. 12월 9일 파리에서 돌아온 트럼프는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에서 오르반을 만났다. 이틀 후 오르반은 푸틴과 전화 회담을 가졌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트럼프 당선인이 특별한 외교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틴을 설득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잠재적 위험을 수반하는 독특한 접근 방식이기도 하지만 미국은 파워가 있는 나라라서 가능한 방식일 수도 있다.


닛케이는 ”이러한 트럼프의 외교방식에 마크롱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면서 ”마크롱은 지난 14일, 에마뉘엘 보네 고문을 중국에 보내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바르샤바에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를 직접 만났다“면서 ”이에 대해 폴란드 언론은 프랑스와 폴란드가 전쟁이 끝난 후 외국군으로 구성된 4만 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그전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한 많은 영토를 확보하거나 되찾아 휴전 회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트럼프의 초청을 받아들일까?]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트럼프의 취임식 초청에 과연 응할까? 이에 대해 미국의 CBS 뉴스는 ‘아니오’라고 보도했다. CBS는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트럼프의 취임식 초청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중국의 정치 일정이 트럼프의 희망에 반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라 짚었다. ”당장 1월 말에 시작되는 음력 설이 긴 연휴로 이어지는데, 시진핑이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런 일정들을 제쳐놓고 시 주석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지금 사진핑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미중관계를 원활히 함으로써 내수 경제를 살리고 동시에 중국의 국제적 위상 추락도 막아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만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대가 바로 트럼프다. 사실 트럼프가 만나자고 하기 전에 시진핑이 먼저 트럼프에게 대화를 요청했어야 옳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고맙게도 트럼프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왔으니 사실 중국에게는 큰 행운이 저절로 굴러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중국 내 소문처럼 설사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해도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의 초청을 무조건 거절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진핑은 최소한 추후에 워싱턴을 방문하겠다고 약속이라도 하고 싶을 것“이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어 ”시진핑의 미국 방문 여부와 관계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젤렌스키, 마크롱, 푸틴, 오르반이 세계 무대를 공유하면서 국제 정치 드라마는 계속될 것이며 아마도 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일단 시 주석에게는 결정할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하나. 시진핑이 과연 푸틴에게 휴전을 설득할만한 외교적 수완이 있는지는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 시진핑의 외교 스타일은 결코 정면돌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또한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부하들을 통해 문제를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푸틴과 정면 대결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풀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렇게 시진핑이 직접 푸틴과 얼굴을 맞대고 담판을 할 수 없다면 중국에게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운 일이다. 시진핑은 그러한 자신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 직접 뛰어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본격화될 것이며, 본격적인 미중충돌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푸틴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은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시진핑의 고민은 바로 푸틴을 요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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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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