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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이 자신의 충성파마저도 숙청하는 중요한 이유? - 오직 충성파로만 군부를 채우는 시진핑 - 너무나도 심각한 군부의 부패가 시진핑 불신의 원인 - 신뢰가 무너진 중국 군부, 과연 전쟁 치를 능력이 있을까?
  • 기사등록 2024-12-17 11: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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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충성파로만 군부를 채우는 시진핑]


그동안 정적같은 라이벌파들의 숙청에 집중했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최근들어 자신에게 충성하는 우군들이나 자신이 직접 발탁한 이들마저 제거하는 ‘정치적 숙청’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시진핑이 흔히 말하는 독재자들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16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 초기에 라이벌 파벌의 강력한 장군들을 제거하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우군과 추종자로 교체함으로써 세계 최대 군대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했다”면서 “10년이 지난 지금, 인민해방군(PLA)에 구조적 개편을 단행하고 최고위직을 자신의 부하들로 채운 시진핑은 여전히 뇌물과 불충실에 맞선 끝없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역사상 많은 독재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진핑은 자신이 직접 고른 충신들마저도 점점 더 숙청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시진핑은 군부 내 가장 가까운 측근 중 한 명이며 수십 년 동안 인민해방군에 정치적 충성심을 심어주고 고위급 승진 심사를 맡았던 인물을 숙청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진핑이 의장을 맡고 있는 군부의 최고지휘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CMC)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인 먀오화(苗華·69)가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중국에서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심각한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먀오화가 그동안 군부에서 정치 교화와 인사를 도맡아왔던 핵심 중의 핵심이라 할 정도로 고위급이었다는 점이다. 그러한 최고위급마저 시진핑에 의해 숙청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 매우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인민해방군에 대한 부패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로켓군 사령원(상장·대장급)을 지냈던 리위차오·저우야닝 등 로켓군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벌였다. 또한 뒤이어 웨이펑허·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도 반부패 조사를 받았다. 이렇게 최근들어 숙청 대상으로 오른 최고위급 인사만 12명이나 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먀오화의 숙청이 더욱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푸젠성 해안 지방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던 시기때부터 함께 정치 경력을 해 왔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의 먀오화 숙청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군부의 조직적 부패를 청산하고 전투준비 태세를 강화하고자 하는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시진핑은 지난 10년동안 인민해방군을 미군에 맞설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전투력으로 바꾸는 야심찬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현대화 추진의 핵심 목표는 단적으로 대만을 복속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국방대학교의 조엘 우트나우 연구원은 CNN에 “시 주석이 전쟁을 지휘할 수 있는 최고 장군들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난 여름 숙청 과정에서 제기된 바 있다”면서 “만약 그가 자신이나 자신의 의제에 의심의 여지없이 충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 포진되어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최근들어 군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무너지면서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구상하게 되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소위 자신에게 충성한다고 하는 이들마저도 숙청의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CNN은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오랜 측근마저도 숙청한 것은 전임 마오쩌둥을 비롯한 독재자들에게 익숙한 딜레마를 보여준다”면서 “최고 지도자는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한 후 자신의 측근을 포함해 절대적인 권력 장악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너무나도 심각한 군부의 부패가 시진핑 불신의 원인]


CNN은 “먀오와 시 주석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푸젠성 출신인 그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시 주석이 지방 관리로 승진해 푸젠성 성장이 될 때까지 31집단군에서 정치 장교로 근무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의 연구원인 제임스 차는 CNN에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31집단을 정기적으로 방문했으며, 먀오와 개인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러한 인연으로 먀오는 시진핑 집권후인 2014년 이례적으로 중국인민해방군 정치위원으로 대폭 승진했으며, 이어 중국 군부의 핵심인 중앙군사위원회(CMC)로 진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차는 이어 “사실 먀오보다 시진핑에 더 충성한 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만약 먀오마저 뇌물수수 혐의로 문제가 된다면 이는 인민해방군 엘리트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정부패의 정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시진핑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최근들어 문제가 되었던 중국 로켓군 부패에 대한 수사도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부패의 범죄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군마저도 부패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중국의 군부 어느 곳도 썩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고심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어차피 부패 혐의를 받게 될 인물들이 지금 소위 시진핑 충성파로 알려진 군부의 고위급 인사들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 군부가 휘청거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뢰가 무너진 중국 군부, 과연 전쟁 치를 능력이 있을까?]


중국 당국은 먀오를 체포하면서도 그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데 먀오가 그동안 인민해방군 최고 정치위원으로서 집권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보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가 그동안 군의 진급을 감독하고 후보자의 정치적 충성도를 심사하며 해군까지도 그의 수중에 들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파장을 커질 수밖에 없다.


CNN은 이와 관련해 “과거에는 이러한 역할이 뇌물, 특히 진급을 위한 뇌물의 비옥한 토양이 되어 왔다”면서 “먀오 장군의 전임자인 장양 장군은 뇌물 수수 혐의로 징계 조사를 받던 중 자살했다”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 대학의 정치학 교수 빅터 쉬도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국 해군의 군함 및 기타 무기 조달도 급격히 증가해 부패의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빅터 쉬 교수는 이어 “먀오의 몰락 뒤에는 군부 내 파벌을 육성하려는 시도가 너무 분명했기 때문”이라는 문제도 제기했다. 실제로 시진핑은 그동안 당과 군대내에서 파벌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반복해서 경고해 왔다. 물론 그렇게 중국 내에서 파벌을 형성할 수 있는 이가 시진핑밖에 없기는 하지만 먀오가 군부를 실질적으로 장악하면서 왕후빈 로켓군 사령관, 둥쥔 국방부장(장관) 등 해군 내 여러 측근을 주요 직책으로 승진하도록 추천한 것 자체가 먀오의 인맥을 만든 꼴이 되었고, 이러한 문제가 결국 시진핑으로 하여금 칼을 들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월 27일, “미국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둥쥔 현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사정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FT 보도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편집장 출신 시사평론가 덩위원은 “둥쥔(국방부장)은 먀오화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은 소규모이지만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FT 보도 후 뜬구름 잡는다는 뜻의 '포풍착영'(捕風捉影·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쥔다)이란 네 글자로 둥 부장 조사설을 부인했고, 중국 국방부도 이날 ‘완전한 날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리고 며칠 후 둥쥔은 한 안보포럼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재를 과시했지만 실제로 둥쥔에 대한 시진핑의 신뢰는 이미 거둬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CNN은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먀오가 너무 강력하고 독립적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영향력의 요새로 여겨지는 먀오를 뿌리 뽑고 싶었을 수 있다”면서 “시진핑의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최고권력자는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군부 권력에 대한 시진핑의 불신과 실력이 아닌 인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중국군부가 과연 전쟁을 제대로 치를 능력이 되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어차피 부패할 수밖에 없는 중국 군부의 속성이 이미 내재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진짜 군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군부에 대한 숙청, 시진핑 체제하에서는 끝이 없을 것]


주목할 점은 시진핑 체제 이후 군부에 대한 숙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먀오의 몰락은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해임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일어났다.


중앙군사위원회에는 시 주석의 충성파로 여겨지는 6명의 위원들이 있었는데 먀오까지 해임되면서 지금은 두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되었다.


이에 대해 빅터 쉬 교수는 “전 소련 지도자 조셉 스탈린부터 마오쩌둥에 이르기까지 많은 독재자들이 결국 자신의 제자들에게 등을 돌렸다”면서 “진정한 경쟁자가 모두 사라지면 독재자는 '이제 모든 위협이 사라졌으니 안심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자신과 매우 가까웠던 사람을 포함해 새로운 위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해 숙청은 어차피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오쩌둥의 말기 권력 장악을 다룬 '약자의 연합'의 저자인 빅터 쉬 교수는 이어 “독재자는 항상 누군가 자신에게 반기를 든다는 점점 더 미묘한 징후를 찾고 있다”면서 “마오쩌둥은 말년에 자신의 오랜 제자이자 전 국방부장이며 후계자였던 린뱌오를 쿠데타 음모로 비난하며 숙청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시진핑의 건강이 예전만큼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역학 관계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권력에 대한 잠재적 도전의 징후에 대한 그의 민감성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예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은 부패와의 전쟁을 계속 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미다.


시진핑은 이달 초에도 중앙군사위에 남아있는 충성파 4명과 함께 인민해방군 정보지원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우리는 군대가 절대적으로 충성스럽고 절대적으로 순수하며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16일 시 주석이 올해 1월 중국 최고위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당의 자아 혁명 심화 추진' 제하의 연설을 게재하면서 부패 등 당내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에 '칼'을 빼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시 주석은 “형세에 맞는 임무와 외부 환경의 변화, 당원 대오의 자기 변화에 따라 당내에 각종 모순(문제 혹은 분쟁)과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칼날(刀刃)을 안으로 향하게 하는 용기를 내 적시에 각종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고, 당의 생기와 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이어 “이것이 바로 당의 자아 혁명을 심화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당의 '자기 혁명'을 심화하려면 당 중앙의 집중·통일 영도를 확고하게 하고 '위대한 사회 혁명 인도'를 당의 근본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 시점에서 또다시 반부패를 꺼내든 것은 단순히 군부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또다시 반부패 숙청을 이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당적 제명 처분을 받고 고위 간부(中管幹部·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임면하는 간부로, 통상 차관급 이상)는 50명을 넘어 시 주석 집권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만큼 시진핑은 집권 이후 13년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부패 타령을 하면서 숙청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회 지도층에서 부패가 끊이지 않는 것은 도대체 누구 탓이고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이 연이어지는 것일까? 결국 시진핑 때문인데 시진핑은 자신을 돌아볼 줄은 모르고 부패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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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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