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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동부, 러시아의 우월한 화력에 무너졌다! - 우크라, 동부전선 요충지 부흘레다르서 퇴각 - 부흘레다르 함락의 후유증, 상당히 클 수도... - 러시아군의 전략과 병력 수준이 달라졌다
  • 기사등록 2024-10-03 04:50:58
  • 수정 2024-10-03 05: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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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전선 요충지 부흘레다르서 퇴각]


우크라이나가 동부전선 요충지로 꼽히는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 마을을 러시아에 내줬다.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우크라이나에 내준 후 와신상담하던 러시아가 최근에 병력과 공격용 장비들을 집중 투입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대의 전과를 올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향상된 전술과 우월한 화력으로 우크라이나 동부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부흘레다르 등 포크롭스크 남쪽의 여러 마을에서 2년 반 동안 정체되었던 전장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부흘레다르를 두고 벌인 전투에서 초반에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세를 보이면서 러시아군의 두 분대를 전멸시켰지만, 곧바로 러시아군이 추가로 대폭 증원되면서 대대적인 지원사격까지 벌어지면서 열세에 놓인 우크라 제33기계화여단 병사들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도 “동부전선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코르티치아 전략작전그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위를 피하기 위해 부흘레다르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 서부 구릉지대에 있는 부흘레다르가 동부전선 장악을 하는데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개전 이래 수 차례 공격해 왔다. 우크라이나군도 이 지역이 서쪽 자포리자 방면, 북쪽 포크롭스크 방면 간선도로가 교차하는 교통 요지이기 때문에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집중 방어를 해 왔다. 러시아군은 지난 2022년 10∼11월과 지난해 3∼4월에도 부흘레다르를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펼쳤지만 실패했다.


이에 대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로 진출하는 데 부흘레다르 남쪽 고속도로가 필수적”이라며 “부흘레다르가 도네츠크주 남부의 마지막 요새”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 제72기계화여단을 투입해 방어해 왔다. 제72기계화여단은 지난 2년여 동안 별다른 지원도 받지 못한 채 굳건히 방어를 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결국 그 지역을 러시아군에게 내준 것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몇 개월간 부흘레다르 북쪽 50㎞ 지점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참기지 포크롭스크를 1차 목표로 인근 마을들을 차례로 점령 중이다.


WP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우크라이나군의 10배에 달하며 전투기에서 시도때도 없이 활공폭탄을 쏟아내는 바람에 그동안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일에도 “러시아군이 부흘레다르에 진입해 교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었지만,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30일부터 부흘레다르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헬싱키에 본사를 둔 오픈 소스 정보 분석 집단인 블랙 버드 그룹(Black Bird Group)의 분석가 파시 파로이넨은 “러시아군이 지난 8월과 9월에 2022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영토를 확보했다”면서 “이 압력은 주로 도네츠크 남부 지역에서 느껴졌다”고 밝혔다.


파로이넨은 이어 “이 기간 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점령한 영토가 823㎢ 증가했으며, 그 중 약 694㎢는 바흐무트와 불레다르 사이의 전선을 따라 점령했다”면서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한 시기와 맞물려 가장 큰 영토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8월에 3만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참여한 쿠르스크 기습 공격은 사실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 이 작전으로 말미암아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는 했지만 도네츠크에서의 손실을 자초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이는 우선적으로 재보급을 받은 숙련된 부대들을 쿠르스크로 보내면서 상대적으로 동부전선이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쿠르스크 사태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병력이 부족해져 이미 키이우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인력 문제가 더욱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가 동원 속도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며, 더 많은 작전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흘레다르 함락의 후유증, 상당히 클 수도...]


문제는 부흘레다르 지역을 러시아에 내줌으로써 앞으로 상당한 압박을 우크라이나군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지역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 지역 전역으로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는 주요 통로였던 사실상의 허브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물류 이동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이 지역을 우회하여 병력이나 물자를 이동시키려 하면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기습을 받을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롭 리 선임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큰 손실은 영토보다 병력 손실일 수 있다”면서 “당연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보다 더 많은 손실이 일어나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의 병력자원이 우크라이나군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라 짚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오래 버티는 쪽은 러시아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최소한의 희생을 하면서 버텨야 한다는 또다른 과제가 놓여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전략과 병력 수준이 달라졌다]


그런데 WP는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군은 훈련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으며 전투에서도 인해전술 식으로 대규모로 퍼붓는 스타일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소규모의 분산된 전략에 병사들도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 기본 훈련을 받은 수준으로 향상됐다”면서 “전선의 특정 지역에서는 몇 달 전만 해도 러시아군이 10~20명씩 무리를 지어 방어선을 습격했지만, 지금은 4명 정도의 소규모 팀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변화된 러시아의 전술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의 이러한 전략 변화 뒤에는 전투에서 항복하거나 후퇴할 경우 폭력이나 감옥에 가둔다는 협박과 함께 강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소규모 돌격대 전술은 지난 가을 러시아군이 점령한 마을을 탈환할 때 이 전술을 활용했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익숙한 전술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점은 러시아가 이 개념을 군수품의 장점과 손실에 대한 관용과 결합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통신 장비는 또한 러시아 지휘관들이 공격을 더 잘 조직하고 드론 공격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병사들은 말했다.


[최전선으로 파급되는 동부전선 패퇴의 영향]


러시아군이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함에 따라 그 영향은 최전선에서 파급되고 있으며 민간인들은 러시아군의 무기 사정거리에 있는 마을에서 피난을 떠나고 있다.


WP에 따르면 포크롭스크 동쪽의 작은 마을 미르노흐라드에서는 한 소규모 건설팀이 폭격으로 파괴된 병원에서 작동 가능한 의료 장비를 회수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들은 부츠 밑에서 깨진 유리가 바스락거리는 가운데 마지막 하드웨어인 앞쪽 병원으로 향하는 MRI 기계를 준비하기 위해 앞뒤로 걸음을 옮겼다.


러시아군은 인근의 주요 다리를 파괴해 이 지역의 우크라이나 부대에 며칠 동안 보급품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최전선 마을인 부흘레다르의 건물에 러시아 국기을 게양했다.


그럼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으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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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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