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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핵폭격기 시베리아에 추락, 무너진 푸틴의 핵 허세 - 러시아 최신 전략폭격기 TU-22M 기체 이상으로 시베리아에 추락 - 너무 빈번한 러시아 전투기 추락, 러시아의 한계인가? - 이 와중에 핵 허세 보이는 푸틴
  • 기사등록 2024-08-17 05: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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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폭격기 TU-22M 시베리아에 추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토(NATO)국과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 공갈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핵 폭격기가 훈련 도중 시베리아에 추락한 것이 확인되면서 러시아와 푸틴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6일, “러시아의 텔레그램 채널인 사이렌 뉴스 에이전시에 의하면 우솔스키 지역의 벨라야 비행장에서 이륙한 Tu-22M 폭격기가 비행중 체렘호프스키 지역의 미하일로프카 마을 입구 근처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인 안톤 게라쉬첸코도 X(옛 트위터)에서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러시아 Tu-22M3 전략 폭격기가 이르쿠츠크 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독립 뉴스사이트인 The Insider도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 보도를 공유하면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Tu-22M3 폭격기가 추락했지만 승무원은 탈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추락의 원인은 기술적 오작동으로 보인다”면서 “무인지역에 추락해 추가적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르쿠츠크 주지사 이고르 이바노비치 콥제프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미하일로프카에서 멀지 않은 육교 뒤 체롬호프스키 지역에서 비행기 추락에 대한 메시지를 확인했다”면서 “밤 10시 18분에 이 기체는 추락했으며, 예정된 비행중에 사고를 당했는데 4명의 승무원 모두 안전하게 탈출했다”고 전했다.


친 크렘린 성향의 SHOT 텔레그램 채널도 “Tu-22M3가 공중에서 불이 붙고 추락한 후 폭발하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됐다”면서 “엔진 중 하나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너무 빈번한 러시아 전투기 추락, 러시아의 한계인가?]


눈여겨볼 것은 러시아의 전폭기의 추락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월에도 SU-34 제트기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북오세티야에서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렇게 비행중 추락사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기술적 오류’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부품 수리나 교환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사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뿐 아니다. 지난 4월에도 러시아의 Tu-22M3 전폭기가 추락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 주장했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또다시 ‘기술상의 이유’로 추락한 것이라 밝혔다. 러시아는 통상 이 전폭기를 이용해 자국 영공에서 우크라이나 타깃을 향해 Kh-22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항공기는 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의 Su-35 전폭기가 마리우폴 작전 도중에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이 역시 우크라이나군은 자신들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다고 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의 공습에 투입돼 우크라이나를 괴롭혔던 수호이(Su)-34 전투기 4대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걸려 잇따라 격추됐다. Su-34는 1990년 초도 비행을 하고, 2014년부터 러시아 공중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라는 점에서 이들의 추락은 러시아 공군의 체면을 완전히 구겨버렸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존은 지난해 9월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수호이(Su)-25 전투기가 이륙 직후 추락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2기로 구성된 수호이-25 편대가 공중으로 날아올랐지만, 1기는 이륙 후 30초도 되지 않아 추락한다. 거대한 화염이 발생했고, 조종사의 비상 탈출도 관측되지 않는다.


해당 영상에 대해 워존은 “장소는 명확치 않지만, 이 전투기들은 우크라이나 공격 임무에 나서고 있었다”며 “사고가 순식간에 벌어져 조종사가 탈출을 시도할 시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호이-25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사용하는 아음속(마하 0.5~0.7) 전투기로, 주로 지상 지원 임무에 투입된다.


물론 사고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조종사의 조작 실수나 기계 고장 등이다. 워존은 어떤 이유로든 실제 전장에 투입된 전투기의 추락은 러시아 공군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BBC와 더타임스는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벨고로드에서의 SU-34 전폭기 추락사실을 전하면서 “지난해 10월 17일 아조프해의 연안도시 예이스크(Yeysk)의 민간인 주거지역에 러시아군의 SU-34전폭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현지언론은 민간인 피해가 없다고 보도했으나 BBC는 “최소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5명 이상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확인했다. 국방부는 조종사 2명은 추락 전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1주일 후인 4월 23일에는 시베리아의 이르크추크(Irkutsk)에 있는 UAC의 항공기 제작소에서 이륙했던 SU-30SM(2인승) 1기가 인수평가 비행 도중 민간인 거주지역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놀라운 것은 이 기체가 추락할 당시 90도 수직으로 곧장 직하했다는 사실이다.


더욱 더 러시아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러시아군이 자랑하는 최신예 주력 전폭기인 SU(수호이)-34가 자국 영토에 오폭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CNN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전날 저녁 10시15분(모스크바 시간)쯤 러시아군의 공중우주군 소속 수호이(Su)-34 전폭기가 벨고로드 상공을 비행하던 중 항공 탄약이 잘못 투하되는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로인해 일부 아파트가 파손되고 주민 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0년 초도 비행을 했던 수호이-34는 Su-27의 노후화에 따라 레이더를 비롯한 항전 장비와 엔진 등을 전면 교체한 후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 공중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다. Su-35는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이의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이런 대형 오폭 사고를 냈다는 것은 단순한 조종사의 실수라기보다는 전투기의 결함 떄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러시아 전투기의 총체적 난국은 현재 러시아의 공군력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난해 8월 22일(현지시간) “올렉시 그로모프 우크라이나군 부참모장이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2015년 25억 달러에 구매한 Su-35 24대 가운데 겨우 9대만이 문제없이 운용 가능한 상태로 공급됐다고 주장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부터 최소 3개국이 Su-35 도입을 거부하거나 취소했다는 보도에 뒤이어 나왔다”고 전했다.


러시아 공군의 문제점은 또한 러시아의 최신형 공격헬기 Ka-52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4일 공개된 영상을 보면 Ka-52가 우크라이나군의 대공미사일에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채 격추되는 장면이 나온다. Ka-52는 러시아가 자랑해온 최신예 공격헬기이지만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래 20대 이상이 격추돼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격추된 헬기라는 오명(汚名)을 갖게 됐다.


그런데 이해가 안가는 것은 Ka-52의 가공할만한 사양이다. 길이 13.5m로 최대속도는 시속 320km다. 30㎜ 기관포와 로켓탄, 공대공·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으며 폭탄도 장착할 수 있다. 대전차 미사일로는 최대 사거리가 8km에 달하는 아타카와 비흐리-1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의 스팅어 등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에 판판히 당한다는 점이다.


결국 러시아군이 그동안 자신들의 군사력을 세계 최강 미국에 버금갈 정도의 수준이라고 자랑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2년 반을 겪으면서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특히 전쟁으로 인한 서방진영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이젠 기존의 군사력마저도 제대로 유지되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핵 허세 보이는 푸틴]


이렇게 러시아 전폭기를 비롯한 공군의 허상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푸틴은 핵 공포를 말하면서 허세를 작렬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6일,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본토가 적에 의해 침공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푸틴은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데 실패했다”면서 “푸틴은 그동안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으면 반드시 핵으로 보복한다고 엄포를 놓아 왔지만 침공 10일이 지나도록 푸틴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푸틴이 그동안 핵공갈을 해 왔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군사 행동은 서방을 물러서게 하려는 모스크바의 핵심 전략인 핵확산에 대한 공포가 허풍임이 단번에 드러난 것”이라면서 “푸틴의 '레드라인'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이제 서방의 지도자들이 이를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푸틴은 러시아 본토까지 침공을 당했음에도 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걸까?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푸틴이 현재 문제를 마술처럼 해결할 핵 옵션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결국 러시아 영토건 아니건 어느 곳에든지 핵무기를 떨어 뜨리는 것은 그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미국은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러시아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공언해 왔다. 미국은 재래식 무기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나토 영토 밖에 발을 들여놓거나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우크라이나 내부로 침투한 러시아 전쟁 기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핵 사용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더하면 핵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상황으로 본다면 러시아는 비핵 수단으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군대는 형편없이 조잡하고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을 막기 위해 동부전선에서 군대를 철수한다면 그 전선마저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추진력은 완전히 상실했다.


지금부터라도 서방의 소심한 지도자들은 푸틴이 핵옵션을 결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마음껏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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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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