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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인도-베트남-필리핀에 포위된 중국, 과욕이 화를 불렀다! - 中 견제 위해 뭉친 인도-베트남, “남중국해 평화·안정 보장” - 베트남·필리핀 해경, 첫 해상 합동훈련, “중국 견제” - 인도-필리핀과 군사적 유대 강화, 대 중국 견제
  • 기사등록 2024-08-04 04: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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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 위해 뭉친 인도-베트남, “남중국해 평화·안정 보장”]


중국의 과욕이 화를 불렀다.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거나 중국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는 인도-베트남-필리핀 3개 나라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맞잡고 군사훈련과 함께 중국의 확장주의를 막기 위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AP통신은 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날 뉴델리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인도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에 4천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 해상 전력 증강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의하면 양국은 우선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인도는 베트남 해상 안보 강화를 위해 3억달러(약 4천12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도는 또한 베트남 군인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교육하는 시설인 '군 소프트웨어 파크'를 베트남 냐짱에 개설했다.


양국의 공동성명에서 눈여겨볼 점은 남중국해 항행·비행 자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법, 특히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위협이나 무력 사용에 의존하지 않는 평화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결을 추구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의 모디 총리는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해 일치하는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 기반으로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특히 중국을 겨냥해 “인도는 확장주의가 아닌 발전을 옹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의 찐 총리는 “양측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성장의 기관차이지만 강대국들의 정치가 격렬하게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적이고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접근법과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특히 중국이 반대하는 베트남의 남중국해 대륙붕 원유·가스 탐사도 공동으로 추진할 의향을 밝히면서 석유·가스 분야의 양국 협력이 서로에게 혜택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와 베트남 양국은 앞으로 5년간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반도체, 친환경기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


한편, 옵저버 리서치 재단 싱크탱크의 연구 및 외교 정책 담당 부사장이자 킹스칼리지 런던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하쉬 V. 팬트(Harsh V. Pant)는 닛케이아시아에 “두 나라가 대외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에는 놀라운 유사성이 있다”면서 “두 나라는 모두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주요 강대국들과 다자 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팬트 교수는 이어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미국과의 격동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 요인이 외교 정책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가운데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평온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닛케이에 따르면 인도에게 있어서 중국은 외교 정책의 관심사이다. 양국은 2020년부터 동부 라다크에서 국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인도는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완곡한 표현인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보장하는 데 있어 아세안의 중심 역할을 강조해온 4자 안보 대화(Quad)의 핵심 회원국으로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코스카 아시아 태평양 연구회의 한 응우옌 연구원은 “인도-베트남 관계에 대해 팬트의 말에 어느 정도 동조한다”면서 “찐 총리의 인도 방문을 통해 베트남은 헤징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중국 같은 강대국에 일방적 대접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했다.


AP에 따르면 2022년 양국 간 양자 무역은 27% 성장하여 141억 4천만 달러에 달했다. 인도 외무부는 같은 기간 동안 인도의 베트남 수출은 67억 달러에 달했고, 인도의 베트남 수입은 74억 4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찐 총리는 인도 상공회의소 연맹과 뉴델리 주재 베트남 대사관이 주최한 행사에서 “양국 간 무역을 2023년 현재 148억 달러에서 앞으로 200억 달러로 늘리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의 베트남 수출 품목으로는 철강, 면화, 곡물, 육류 및 수산물, 전기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부품, 시멘트, 화학 제품, 의약품 등이 있다.


또한 인도의 베트남 수입 품목은 주로 전기 및 전자 장비, 무기 화학물질, 기계 및 기계 제품, 구리 및 고무, 커피 및 차, 향신료, 철강 등으로 구성된다.


베트남 외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에너지, 광물 탐사, 농업, 정보 기술 및 기타 분야에 약 19억 달러로 추산된다.


베트남은 주로 제약, 정보기술, 화학, 건축자재 분야에 2,855만 달러 이상을 인도에 투자했다. 베트남 총리가 인도를 방문하는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베트남·필리핀 해경, 첫 해상 합동훈련, “중국 견제”]


또한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과 손을 잡고 첫 합동 해상 훈련에 나섰다.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은 2일, “베트남 해경의 2천400t급 CSB 8002함이 베트남 중부 꽝남성 키하 항에서 합동 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7월 31일 필리핀으로 출발했다”면서 “CSB 8002함은 필리핀 해경 선박과 함께 수색·구조 훈련, 화재 예방 훈련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해상 안전 중심의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VNA에 따르면 베트남 해경들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스포츠 교류, 문화재 방문 등의 행사도 가지면서 친목도 도모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베트남과 필리핀 간에 최초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동 훈련이 포괄적 협력을 증진하고 해상에서 법 집행 능력을 개선하며 관련 해역과 이 지역에서 평화·안정·안보·안전 유지에 기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중국해 사고 예방'과 '해양경비대 협력'에 관한 2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이렇게 베트남과 필리핀이 손을 맞잡은 것은 중국과 영유권 문제로 대립하는 동병상련의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과 베트남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공동 대응을 통해 강압적 태도를 보이는 중국에 대항하기로 했으며 남중국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 훈련과 관련해 베트남 해양전문가인 비엣 황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베트남과 필리핀의 협력을 바라보는 중국은 매우 불쾌할 것”이라면서 “베이징은 하노이가 다른 지역 국가들, 특히 베트남과 중국이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와 관련해 관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항상 우려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엣 황은 이어 “중국은 베트남의 이러한 외교 정책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항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비공식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국방 분석가인 응우옌 더 푸옹도 RFA에 “중국이 베트남에 강력히 항의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지역 해안 경비대간의 협력은 아세안 국가들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정도로 가볍게 치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간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얻어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베트남 등 주변국과 대립하고 있다.


[인도-필리핀과 군사적 유대 강화, 대 중국 견제]


베트남-필리핀, 인도-베트남간 유대관계 강화에 이어 인도와 필리핀간 군사협력 강화도 이미 이루어진 바 있다. 지난 5월, 인도태평양 등지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의 전함 유도미사일 구축함 델리호와 유조선 샥티호, 대잠 호위함 킬탄호 등 3척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마찰을 빚는 필리핀을 친선 방문했다.


인도 전함 3척은 나흘 일정의 필리핀 방문 기간 필리핀 해군과 훈련과 인적 교류 등을 진행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이번 필리핀 방문이 인도가 지난 4월 자국산 초음속 순항미사일 '브라모스'(BrahMos) 시스템 3기에 대한 필리핀 인도를 시작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는 양국이 2022년 1월 맺은 3억7천500만달러(약 5천100억원) 규모 계약에 따른 것이다.


인도는 또 정기적인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싱가포르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회원국들과 국방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필리핀 등 아세안 회원국들과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도는 중국이 인도양 해역에서 위성 및 미사일 추적 기능을 지닌 선박을 운용하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을 두고 국경을 마주한 인도와 베트남, 그리고 남중국해 문제로 분쟁을 거듭하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 또한 중국이라는 빌런을 두고 치열한 견제를 계속하고 있는 인도와 필리핀이 힘을 합쳐 중국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는 것은 중국의 외교적 입장을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인도와는 국경을 두고 중국이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이고, 베트남과 필리핀과는 남중국해를 두고 역시 중국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서 생겨난 외교적 참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욕심을 내려놓을 줄 모른다. 그러한 과욕이 결국 중국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음을 중국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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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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