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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살얼음판 걷는 中공산당, 두려움 가득한 시진핑 - 대공황의 집단적 공포감 뒤덮힌 중국 공산당 - 中 공산당 지도부의 탕핑, 두려움 표시한 리창 총리 - 중국에서 사라진 개혁개방,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 기사등록 2024-07-17 04:54:46
  • 수정 2024-07-17 05: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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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집단적 공포감 뒤덮힌 중국 공산당]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열리고 있는 지금, 지난 12년 동안 이어져 온 중국 공산당 노선의 근본적인 실패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같이 내부에서의 파벌 문제나 노선 차이가 아니라 지금의 중국 경제 현실과 관련해 공산당 내부에서 ‘될대로 되라’는 식의 집단적 정치 포기 현상이 정치적 추진력 상실과 이어지면서 진정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는 16일(현지시간) “원래 7월이면 베이징에서는 최고 지도부의 베이다이허(北大河) 휴가 말고는 특별한 정치 행사가 없었지만 올 여름에는 15일부터 중국 공산당에 있어서 아주 의미있는 정치행사인 3중전회가 9개월이나 연기되었다가 이제야 열리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이 ‘자신감과 자립’이라는 기조에 충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국제적 도전과 내부 부패 문제로 전전긍긍하면서 이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번 3중전회가 사실상 시진핑 집권 12년의 근본적 실패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내부의 진정한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중국은 지금 젊은이들의 최악 취업난으로 인해 아예 사회생활을 포기한 탕핑(躺平)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 현상이 중국 공산당 핵심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지금의 경제 상태가 이미 자신들이 수습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도 전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될대로 되라’는 식의 ‘정치적 탕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VOA는 바로 이러한 공산당내 자포자기가 3중전회를 9개월이나 늦춘 주된 이유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中 공산당 지도부의 탕핑, 두려움 표시한 리창 총리]


그런데 지금 중국 공산당이 얼마나 심각한 탕핑에 빠져 있는지는 한달여 전쯤 다보스포럼에서 행한 리창 총리의 연설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리창 총리는 다보스 개막 연설에서 “기본을 더욱 공고히 하며 인재를 양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3중전회의 경제노선을 암시한 바 있었는데, 이러한 리창의 연설에 중국 인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증시마저도 3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리창 총리마저도 현재 중국 경제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를 암시하는 발언들이 담겨 있었지만 그럼에도 해결책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VOA에 따르면 리창은 총리로서 경제 분야를 당연히 책임져야 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자신만의 경제사상도 없고 그저 시진핑이라는 빅 브라더만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전임 리커창 총리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문제는 지금 중국의 최고 지도부 내에서도 지금의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풀어갈 이론가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지금 난항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갈 대책 마련이 전무하다.


이러한 ‘이론적 빈곤’은 중국 공산당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 VOA의 설명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엄청난 수해로 둑이 무너졌던 둥팅호에서 나타난 후난성 당국자들의 무능과 무기력한 모습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중국 공산당내 경제관료들의 전반적인 퇴보와 관련해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한 미국 경제학자 스콧 케네디는 “경제 대책에 대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자유방임적 자세, 즉 소위 듣지 않고, 모르고, 뭔가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고,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태도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총평했다.


스콧 케네디의 이러한 ‘4가지 상관없음(4無)’의 경향은 중국 공산당 내에서 일종의 하향식 탕핑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 현상은 젊은이들의 4無, 곧 “결혼하지 않고, 집을 사지 않고, 차를 사지 않고, 소비하지 않는다”는 개념과 상응하는 사회적 가치로 드러나고 있다고 VOA는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내에서 지도부로부터 청년 세대까지 아예 모든 것을 포기하고 드러누워 버리는 탕핑의 흐름이 사회적 역동성을 사라지게 만들고 있으며 개혁개방과 관련된 모든 정치적 동력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사라진 개혁개방,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3중전회와 관련된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가치는 ‘자주자립’과 ‘개혁심화’라는 점이다. 사실 3중전회는 중국 역사상 중대한 결정을 하는 최고의 회의체로서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결정한 것도, 또 근본주의에서 실용주의로 대전환을 이룬 것도 바로 3중전회를 통해 이뤄졌다. 그만큼 중국 역사를 바꾸었던 중대한 결정들이 바로 이 3중전회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3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3중전회는 그러한 역사적 의미와는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가을에 4차 전체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3중전회가 열렸다는 점도 있고,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시진핑 정부가 해법을 제시할 능력도, 또 그러한 생각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6개월 동안 제조업 중심의 경제회복 정책이 해외와 국내 모두에서 이중의 좌절을 겪었다. 이 와중에 중국의 과잉생산을 통한 밀어내기 수출도 서방진영의 호된 반발에 막혔고 러시아와의 무역마저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에 대해 군사적·경제적 측면에서 최후 통첩을 날렸다.


중국내 상황도 절망적이다. 대량 실업과 기업 파산, 중국 내 전례 없는 빈부 격차로 인해 중국 노동력과 자본에 대한 소비와 투자 의지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시진핑 정권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과 신뢰도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베이징대학교에서 실시한 사회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3중전회가 연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시진핑 지도부는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니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방안도 전혀 없다. 중국 경제의 미래를 제시하여야 할 3중 전회가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무능하고 무기력한 중국 공산당이 그럼에도 이러한 난국을 돌파한답시고 엉뚱한 정책을 내세워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상황 자체가 초위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실상 전시상황으로 보고 현실을 벗어난 대책들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중전회를 열면서 중국 공산당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3중전회의 모든 내용들이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폐쇄조치를 단행했다. 그리고 중앙선전부는 3중전회와 관련해 공식적 보도 외에는 어떠한 내용도 흘러 나가지 못하도록 소위 ‘70개 금지령’을 발표했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심각한 경제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공산당 정부의 집단적 거짓말과 무능, 그리고 급진주의 등이 외부로 드러남으로써 ‘중국식 대공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3중전회도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VOA의 평가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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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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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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