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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에 충성하지 않는 中군부, “살얼음 칼바람이 분다!” - 군부의 충성심 믿지 않는 시진핑, ‘부패’ 명분 숙청작업 -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 흔들리는 중국 군부, 시진핑이 자초했다! - 군부에 불어닥친 권력 투쟁의 그림자, 시진핑은 불안하다
  • 기사등록 2024-07-08 04: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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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의 충성심 믿지 않는 시진핑, ‘부패’ 명분 숙청작업]


중국에서 최근들어 군부에 대한 숙청작업이 대폭 강화된 배경에는 시진핑 주석 및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 부족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러한 분위기를 억누르기 위해 강압적 방법도 써봤지만 분위기가 잡히지 않자 결국 ‘부패’라는 이름으로 숙청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는 6일(현지시간) “중국 군부의 고위층 상당수가 시진핑 주석에게 절대적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지난 6월 27일, 리상푸와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두 사람을 부패를 명분으로 당에서 제명하고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대의원 자격을 박탈하며 장군 계급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도 결국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 결여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VOA에 따르면 실제로 전임 두 국방부장 숙청 관련 정치담화에서 “(이 두 사람은) 정치 규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당을 종합적으로 엄격하게 통치해야 할 정치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런 이유로) 조직적 감찰에 직면했다”면서 그야말로 강력한 부패혐의를 씌웠다. 정치담화는 이어 “리상푸와 웨이펑허의 범죄 혐의는 법에 따라 조사 및 기소를 위해 군 검찰 기관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이 두 전직 국방부장을 같은 날에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비슷한 시기에 외교부장 직에서 물러난 ‘친강’의 처분과는 대조적이다. 친강은 지난해 7월 장관직(외교부장)에서 물러났지만 당원 자격 박탈 등의 강력한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웨이펑허는 사실 시진핑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CMC) 주석에 취임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을 때인 지난 2012년 11월 23일, 당시 CMC 위원이자 제2포병군단 사령관이었던 그를 장군으로 진급시켰다. 시진핑이 진급시킨 첫 번째 장군인 셈이다.


그리고 2015년 12월, 웨이펑허는 로켓군 창설 후 초대 사령관이 되었고, 2017년 10월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3월 시진핑이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으로 임명하면서 부주석으로 승진해 2023년 9월 21일 조사받을 때까지 재임했다.


리상푸는 웨이펑허의 뒤를 이어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에 오른 인물로 역시 2023년 3월 시진핑이 직접 발탁해 중장과 제독으로 승진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장 재임 5개월만에 조사를 받고 낙마하여 중국 공산당 역사상 최단기간 재임 국방부장이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 흔들리는 중국 군부]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사 평론가 장자퉁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중국군 수뇌부에서 매우 불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공산당 최고위층에 진짜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그 위기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집권 조직의 최고위층에서 실질적인 분열이 생겼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전직 국방부 장관 모두 시진핑이 직접 발탁하고 임명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결국 시진핑의 판단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항상 군부에 대해 ‘당의 총 지휘’를 실천해 왔으며 군의 최고 사령관은 항상 중앙군사위원회(CMC) 의장인 시진핑이었다. 시진핑이 군사위원회 주석이 된 후 중국 공산당 군대는 공개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명령을 따르라”는 구호를 줄곧 외쳐왔다.


이에 대해 미국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의 전 작전국장 칼 슈스터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휘두르는 ‘부패’라는 칼은 절대적인 원칙이 아니라 단지 도구일 뿐”이라면서 “시진핑에 절대적인 충성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그들은 부패라는 이름으로 숙청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군부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면서 부패라는 이름을 덧씌웠다면 이는 명분일 뿐 그 속내는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 결여 탓이라고 보면 맞다는 의미다.


또한 중국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러스트는 “두 전직 국방부장의 몰락은 인민해방군이 특히 인사 측면에서 문제와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를 외친다는 것은 그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리상푸와 웨이펑허 전직 두 국방부장에 대한 ‘심각한 정치 규율 위반’과 ‘조직 검열에 맞선 혐의’를 내세웠다는 것은 곧 군 고위 관리들의 시 주석에 대한 강한 저항과 명백한 반항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와 기타 출처의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1월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취임한 이후 최소 91명의 중장급 이상 고위 장성들이 해임됐다.


그런데 낙마한 장군 중 상당수는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임하는 동안 두 차례나 승진한 것으로 보아, 그 정도면 시 주석이 어느 정도는 신뢰했던 사람들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 재임 기간에 중장과 제독으로 진급한 리상푸 외에도 딩라이샹 전 중국공군 사령관과 저우야닝 전 중국공군 로켓군 사령관은 모두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임하는 동안 중장과 제독으로 진급했다.


또한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임하는 동안 리즈중 전 중국군 중앙작전사 부사령관과 주신춘 전 남부작전사 해군 사령관도 소장과 중장으로 두 차례 진급했다.


[중국군의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시진핑]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시진핑 스스로가 중국 군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중국인민해군사령부 중령 참모장교 출신인 야오 청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집권하자마자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전임자가 임명한 간부들을 숙청하고 동시에 ‘반부패’라는 이름으로 시진핑 일파와 친하지 않은 200~300여명의 기득권층 장군을 체포해 많은 고위 간부들로부터 엄청난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고 밝혔다.


야오 청은 이어 “이러한 시진핑의 반부패라는 이름의 군사개혁으로 말미암아 중앙군사위원회 지도기관이 모두 제거되어 권력을 잃었다”면서 “이로인해 군부의 지휘체제도 무너지고 군부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군의 핵심 속성이라 할 수 있는 명령체계가 일시에 무너짐으로 인해 지휘체계도 흔들렸으며 더 이상 군부를 통솔할 능력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오 청은 또한 “지난 2017년에는 시진핑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하겠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이길 수 없더라도 싸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시진핑의 이러한 발언은 군부를 모욕하고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군부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군부에 불어닥친 권력 투쟁의 그림자, 시진핑은 불안하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지 10년을 넘어가지만 아직까지도 군부를 확고하게 장악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중국 정치를 연구하고 관찰해 온 뉴욕시립대 정치학 교수 샤밍 박사는 “군 고위 장교 상당수가 후진타오 또는 장쩌민 통치 기간에 승진했으며 시진핑에 대한 개인적인 감사나 충성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두 전 국방장관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시진핑의 깊은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VOA에 설명했다.


샤밍 박사는 이어 “시진핑은 체계적 관점에서 볼 때 군부가 자신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벌어지는 군부에 대한 숙청은 군부내 업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시진핑에 대한 높은 수준의 충성심을 가진 집단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샤밍은 또한 “시 주석은 반부패라는 명분을 이용해 군 고위 관료들을 강압적으로 억누르고 있으며, 군사위 부주석 2명을 숙청한 데 이어 전 국방장관 2명을 동시에 숙청함으로써 군 고위 관료들의 개인적인 충성심을 얻어 군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진핑의 숙청 작업은 사실 매우 큰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샤밍은 최근 일부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대통령궁으로 진입한 볼리비아의 예를 들며 시진핑의 숙청작업이 군부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군부가 집단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본 것이다.


사실 독재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안보를 위해 주변에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숙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실제로 범죄 여부와 관계없이 그저 독재자의 생각에 따라 숙청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중국 군부 상황은 시진핑이 더 강력한 독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충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왕과 동행하는 것은 호랑이와 동행하는 것과 같다'는 속담처럼 시진핑과 가까울수록 충성을 더 엄격하게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왕쥔타오의 설명이다.


왕쥔타오는 이어 “시진핑은 자신이 아무런 능력도 없고 정치적 업적도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았고, 자신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신하들에 대한 두려움과 권위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7월 1일은 중국 공산당이 창립된 지 103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를 고수하라”며, “당과 군의 전반적인 엄격한 통치를 계속 추진하고(......), 정치 훈련을 계속 심화하며 부패가 번성하는 토양과 조건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군부 기관지인 해방군보도 6월 보도에서 “당의 총 지휘의 생명줄을 단단히 비틀고 군사위원회 주석의 책임 제도를 전면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준수해야 할 최고의 정치적 요구 사항, 유지해야 할 최고의 정치적 규율로 삼아야 한다”며 단호하게 “총은 내 말을 듣고 나는 당의 말을 듣는다!”, “시 주석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시 주석에게 책임을 지고, 시 주석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인민일보가 시진핑 주석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을 강조한 날, 전직 두 국방부장에 대한 처리 결정을 동시에 발표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7월 중순에 열리게 될 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의 지도부들에게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필요한 것은 이달 중순으로 날이 잡힌 3중전회 의제에 대해 그동안 심각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 문제는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지난 6월 28일, “‘新시진핑 時代 시즌2’, 중공 3중전회 7월 열린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781회)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그만큼 지금 중국 내부에 분열과 혼란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공산당내 기강을 다잡기 위해 두 전직 국방부장에 대한 엄한 기율위반 숙청으로 겁을 주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살얼음판을 걷는 위기 속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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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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