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내부로부터 무너지는 러시아, 푸틴은 제어할 능력이 없다! - 우크라 전쟁이 불러온 화근, 러시아 내부를 붕괴시키고 있다! - 우크라 전쟁이 러시아 안보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렸다! - 이슬람 세력들의 결집, 푸틴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 기사등록 2024-06-26 11:41:55
기사수정



[우크라 전쟁이 불러온 화근, 러시아 내부를 붕괴시키고 있다!]


러시아가 내부로부터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전으로 치르면서 국내 안보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탓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5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연방 내부의 불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크렘린궁은 이러한 러시아 내부의 긴장을 결코 해결해 나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텔레그래프는 북 캅카스의 다게스탄에서 일어난 잔인한 테러 공격도 러시아 당국은 책임 회피를 위해 또다시 외부의 세력이 러시아 내의 인종 간, 종교 간 불화를 조장하기 위한 서방세계의 음모론을 꺼내 들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러시아 당국이 이러한 테러에 대해 전혀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만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게스탄에서의 테러 이후 러시아 지도부 내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정보기관들이 이번 공격을 실행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1999년 모스크바 아파트 폭탄 테러가 일어났을 때,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군이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직접 타격하면서 자신을 이슬람 테러의 위협에 맞서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이미지메이킹을 했고 이를 계기로 푸틴은 러시아의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러한 강한 이미지가 있었기에 푸틴은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여러 위기가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러시아의 대통령으로서 자리할 수 있었는데, 바로 그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이미지 손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나토 등으로 책임을 돌리는 음모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지난 1년 동안 푸틴 유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안전한 러시아라는) 사회 시스템은 놀랍게도 붕괴되었다”면서 “바그너그룹 에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도 그 중 하나이고 이젠 무슬림 세력에 의한 테러로 러시아의 사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 전쟁이 러시아 안보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렸다!]


그렇다면 그렇게 강력했던 러시아 안보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텔레그래프는 푸틴에 의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안보 체제 자체를 무너뜨렸다고 판단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022년 2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정보국(FSB)이 러시아 내부의 안보 관련 업무를 사실상 포기하고 전쟁과 관련된 임무를 맡으면서 러시아를 지켜왔던 안보 시스템도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지역에 진주하면서 FSB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성분이나 러시아에 대한 충성도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여과 수용소(filtration camps)’를 운영하는 일에 투입됐다. 또한 2022년 말,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굴욕적인 패퇴를 당한 후 푸틴은 FSB에 외국 정보기관과 반역자들에 대한 단속 강화 임무를 부여했다.


이러한 푸틴의 방침은 당장 크렘린궁과 러시아 내부에서 국내 안보 포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3월의 모스크바 공연장에서의 테러 사건이 벌어진 것도 결국 FSB가 러시아 내부의 안전에서 손을 뗀 것이 사전 진압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점이 지적된 것이다. 심지어 미국의 정보기관도 파악했고 또 이를 FSB에 통보까지 해 주었음에도 FSB는 이러한 사안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러한 정보를 캐내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아예 미국 정보기관의 테러 경고가 가짜뉴스라고 비판하고 무시해 버리는 참담한 실수까지 저질렀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야당 활동가인 이반 즈다노프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인을 감시하고 반전 반체제 인사들을 처벌하는 데 집착하는 FSB가 이젠 그러한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지적들이 러시아 내부에서 제기되기 시작하자,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러한 대중의 분노를 우크라이나로 돌리면서 비판을 회피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언론의 지원 때문에 FSB는 테러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도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지적이었다.


[이슬람 세력들의 결집, 푸틴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책임 회피는 다소 엉뚱한 곳에서 또 다른 문제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 내부에서 소외된 소수민족 지역의 불만이 악화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러시아의 사회적 안정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테러가 벌어졌던 다게스탄도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희생 지역 중의 하나였다. 지난 2022년 5월까지 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희생자를 기록한 지역이 바로 다게스탄이었다. 실제로 당시 최소 130여 명의 다게스타니아인이 사망했는데, 이 숫자는 지난해 4월에는 최소 806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렇게 사망한 장병들의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희생당한 것에 대한 보상금을 받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 당국이 전국적으로 징병하면서 유독 다게스탄 지역의 남성들이 다른 지역들보다 많이 차출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들과 비교하면 그 비율 차가 엄청났다.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다게스탄 사람들만 전쟁의 화염 속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다게스탄 지방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다는 것은 명예로운 것으로 러시아의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다게스탄의 젊은이들은 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푸틴의 크렘린에 대해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요인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다게스탄의 정치적 폭력, 급진화, 테러를 불러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다게스탄에서의 테러 이후에도 크렘린 당국은 테러의 근본적 원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크렘린궁은 다게스탄에서의 테러에 대해 문제의 본질은 전혀 고려도 하지 않고, 단순하게 IS-집단에 의한 테러라고만 말하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선동에 의한 우발적 사건이라면서 덮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이러한 크렘린궁의 태도가 러시아 내부의 안전을 깨뜨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결론이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과 내부 시민사회 탄압이 러시아 내부의 안보 우선순위를 뒤바뀌게 했으며, 안보 자원의 쏠림이 나타나면서 이슬람 세력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법 집행기관의 인력이 전국적으로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CNN은 그 실례로 우크라이나전 초기 다게스탄 공화국에선 예비군 동원령 반대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는데, 러시아 본토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차출되자 대규모 항의 움직임이 나타났고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텔레그래프의 보도와 같은 맥락의 분석을 한 것이다.


이러한 지역적 차별 의식이 푸틴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되어 있는 가운데 과거에 푸틴이 무슬림들에 대한 폭력적 태도까지 다시 회자되면서 이들 세력들의 집단적 반발 조짐도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체첸 등지에서 잔혹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 침공 과정에서 무슬림들에게 잔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무슬림들은 푸틴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을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강해지면서 이들은 더욱 급진적으로 변했고, 급기야 국제테러단체 ISIS에 충성을 맹세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난 3월의 모스크바 테러도 그렇고 이번 다게스탄에서의 테러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정학·사이버 위험 컨설팅업체 S-RM의 마르쿠스 코호넨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이슬람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중의 우려를 돌리려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와 서방 비난에 집중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을 '실존적 전투'라며 일관된 노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적어도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발생한 두 차례 대규모 테러 공격은, 러시아 내부의 안보 실패를 부각시켰다”며 “이들 공격 배후에 있는 정보 실패는 분명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안보 체계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 와중에 이슬람 세력들에 대한 차별 등으로 분노 의식을 일으키면서 이젠 이슬람 세력들이 행동으로 반 푸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러시아 내 이슬람 세력들이 IS집단과 손을 잡으면서 세력화하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이 러시아 내부의 잇따른 테러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러시아의 안보 체계는 무너지고 있고, 이젠 이슬람 세력들까지 반 푸틴 움직임으로 IS세력들과 손을 잡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는 앞으로 더욱 혼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많아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엄청난 승전보를 러시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러시아 내부의 혼란은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32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