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위성 궤도로 ‘우주무기’ 발사한 러시아]
러시아가 미국의 위성 궤도로 우주무기를 발사한데 이어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서 전술 핵무기 사용 훈련을 시작했다. 한마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광인(狂人; 미치광이) 전략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ABC News는 22일 “러시아가 다른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대(對)우주 무기로 추정되는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면서 “특히 이 위성은 미국 정부의 위성이 있는 궤도에 배치돼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지난 16일 미국 정부의 위성이 있는 같은 궤도에 새로운 대우주 무기를 배치했다”면서 “러시아의 새 위성은 2019년과 2022년에 배치된 대위성 (무기의) 페이로드(탑재물)와 유사한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페이로드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 등 정보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최소 몇 주 전부터 러시아의 발사를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와 미 북부사령부가 이를 추적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대우주 무기가 폭발하면 엄청난 에너지 파동을 일으켜 위성을 파괴할 수 있으며 수많은 상업 및 정부 위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대우주 무기를 발사한 때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코스모스-2553’(Cosmos-2553)을 쏜 2022년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서방과의 ‘우주 전쟁’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술핵 훈련 돌입한 러시아. 나토 위협 본격화]
러시아는 또한 21일(현지시각) 예고했던 전술핵무기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극초음속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킨잘' 등이 동원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으로 총참모부 지휘 하에 남부군관구에서 전술핵무기 준비 및 운용을 위한 훈련 1단계가 시작됐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이어 “항공우주군 항공부대는 킨잘 미사일을 포함한 항공 무기에 특수 탄약을 장착하고 순찰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이번 훈련은 서방 관리 개개인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러시아 국가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과정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장 분명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전술 또는 비전략 핵무기는 적의 도시 전체를 완전히 파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전략 무기에 비해 덜 강력하지만 막대한 파괴 잠재력을 지닌 무기를 의미한다.
훈련이 진행된 남부 군관구는 로스토프나도누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남부 지역을 비롯해 러시아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새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과 크름반도를 관할한다.
[러시아가 이렇게 광기어린 행동을 하는 이유?]
러시아의 이러한 도발적 행동은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우주 전쟁을 통해 미국과도 맞붙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공멸의 길로 가자는 것으로 소위 ‘벼랑끝 전술’ 또는 ‘광인(狂人)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푸틴의 러시아는 왜 이러한 광인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그 첫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연관이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서방의 무기가 아직 제대로 도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대해 대대적인 작전을 펼쳤으나 작전 개시 2주일만에 사실상 작전을 중단했다”면서 “푸틴의 러시아는 전승절인 5월 9일까지 하르키우를 점령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러시아군의 피해는 재앙에 이른다고 할 정도로 엄청났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번 하르키우 공략은 어쩌면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래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투였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만 1740여명의 사상자를 냈는데 이는 최근 들어 가장 큰 희생자 수”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이번 작전을 치르면서도 확실한 군사적 목표도 없었으며, 심지어 엄청난 물량을 퍼붓고도 중요한 지형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하르키우 전투로 말미암아 700 마일 전선을 따라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기회를 낭비했다”고 혹평했다.
결국 우크라이나 북부에 대한 지난 3주간의 공세는 아무런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대가로 겨우 얻은 것이 남쪽으로 겨우 5마일 정도 진전한 것 뿐이라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지적이다.
지금까지의 전황을 본다면 러시아군이 하루키우를 점령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도 서방의 무기가 본격적으로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그 정도인데 앞으로 미사일 등이 도착하기 시작한다면 그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푸틴은 “하르키우를 점령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푸틴 말대로라면 점령할 생각도 없었는데 왜 공격을 한 것일까?
이러한 전황은 한마디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과 맞붙었을 때 앞으로도 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잠재적 능력을 크게 오판하고 있으며, 특히 서방의 무기가 본격적으로 전장에 도착하게 될 7월 경이면 우크라이나군을 러시아군이 공격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크름반도에서의 러시아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흑해함대의 미사일 운반선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사라졌다. 이는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이다. 또한 19일에는 러시아 해군 함정 하나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또 침몰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크름반도의 러시아 공군기지인 벨베크 비행장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됐다. 이날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MiG-31 전투기 2대, Su-27 항공기 1대, 손상된 MiG-29 전투기 1대를 포함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일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 무기의 러시아 본토 허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등 우방국의 군사 지원이 더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서방을 향해 보다 적극적인 전쟁 관여를 압박했다.
특히 그는 이웃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의 군사력이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발사되는 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 서방의 무기를 사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국제 파트너국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를 러시아 본토를 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면으로 요청한 셈이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하는 내용들이 그 일부라도 수용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세는 완전히 뒤집힐 수 있고, 특히 러시아 본토 공격이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허락이 된다면 러시아는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러시아내의 주요 군사 목표물은 물론 주요 대도시를 향해 직접 공격도 할 수 있어서다. 다시말해 러시아가 키이우 등의 도시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해 올 경우, 우크라이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의 도시들을 향해 미사일 발사를 하게 된다면 러시아는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자금 푸틴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점이다. 푸틴이 지금 광인전략을 펼치는 것도 미국이 그동안 레드라인으로 고수해 왔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결코 풀어서는 안된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보면 무방하다.
또 하나, 지금 나토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토군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미 프랑스는 파병 의사를 확고하게 밝힌 적이 있고, NATO도 우크라이나 군대의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군의 1인자인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은 “훈련 교관의 배치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면 결국 우리는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 이런 우크라이나 내부에서의 노력은 많은 나토 훈련 교관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이는 귀중한 방공망을 전장 근처의 우크라이나 인프라 대신 훈련 교관들을 보호하는 데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는 만일 우크라이나군 훈련 지원을 위한 파병이 이뤄질 경우 현지 방공망은 우크라이나 인프라보다는 파병군 보호와 관련해 더 많은 임무를 수행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브라운 합참의장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파병에 선을 그은 미국을 비롯한 나토 동맹국들의 기존 입장에서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이는 획기적 변화다. 이러한 기류 변화는 푸틴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러울만 하다. 이러한 발언들의 현실화를 푸틴은 죽기살기로 막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광인전략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푸틴의 광인전략이 과연 먹힐지는 두고 봐야 한다. 광인전략의 특징은 이를 구경하는 사람이 겁을 먹어야 효력이 있는 것인데, 미국을 비롯한 나토 주요 국가들이 이러한 푸틴의 속내를 꿰뚫고 있으니 푸틴의 계략이 먹힐 리가 없다. 그만큼 푸틴은 지금 초조하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