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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왜 수많은 中 중산층들이 美로 가는 불법 이민경로를 택할까? - 시진핑 독재 피해 죽음의 불법 이민길 떠나는 中중산층 - 멕시코 경유 불법 이민자만 2023년 37,000명 - 중국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중산층들
  • 기사등록 2024-05-23 04: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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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독재 피해 죽음의 불법 이민길 떠나는 中중산층]


중국의 중산층들이 경기 둔화와 부동산 폭락 등으로 몰락하고 있다. 무려 4억명에 달한다는 중국 중산층의 몰락은 시진핑 독재가 이끄는 중국 사회에 환멸을 느끼면서 결국 중국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중국의 중산층들이 정상적인 이민길이 막히자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불법 이민을 강행하고 있고, 이들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22일, “엄청나게 많은 중국의 중산층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 하지만 정상적인 통로가 막히자 정글을 헤치고 멕시코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닛케이는 이어 불법 이민길을 동행 취재한 내용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콜롬비아 카푸르가나의 외딴 해변의 한밤중은 너무 어두워서 이민을 결심한 왕중웨이는 얼굴 앞에 있는 자신의 손도 볼 수 없었다. 파도가 모래를 때리는 가운데 20여명의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카누를 탔다. 이 배를 타고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악명 높은 다리엔 갭으로 들어가면 이민자 행렬은 며칠 동안 정글을 헤치고 미국 국경으로 향하게 된다.


어느 비 오는 날 밤, 32세의 왕씨는 14개월 된 아들을 가슴에 묶고 아내가 뒤에 앉았다. 7살 딸은 조부모와 함께 앉았다. 두 시간 동안의 여정 동안 파도는 보트를 공중으로 밀어 올리기를 반복했다. 왕 씨 부부는 보트 옆을 붙잡고 비옷으로 아기의 얼굴을 닦아주느라 애를 썼다. 배에 탄 모든 이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몇 주 후 왕씨와 그의 가족이 마침내 미국-멕시코 국경에 도착했을 때, 멕시코 카르텔 조직원들은 1인당 약 800달러를 요구하며 총구를 들이댔다. 이민자들은 카르텔이 국경 통과 지점으로 안내하기 전에 모든 귀중품을 이미 넘겼다는 것을 갱단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속옷까지 벗어야 했다.


위험한 여정이었지만 왕 씨는 “여기까지 걸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에 있는 우리 가족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 경유 불법 이민자만 2023년 37,000명]


닛케이에 의하면 지난해 들어 멕시코 국경을 넘는 중국인 불법 이민자들의 수가 급증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에 따르면 실제 총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멕시코 국경에서 구금된 중국인은 3만 7,000명이 넘는다.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보다 10배나 많은 수치다.


입국자 중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경 순찰대원들은 2023 회계연도인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6,645회, 2023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7,081회 중국 이민자 가족을 만났다고 CBP 데이터는 밝혔다. 이는 2022 회계 연도의 1,151회와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이와 관련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4월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많은 중국 이민자들이 미국에 오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했다”면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은 이어 “중국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아마도 약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약 19만 명이었던 총 이민자 수는 2022년과 2023년 순유출 기준으로 3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친 2020년에는 이민이 급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 전문가인 빅터 시(Victor Shih)는 “중국처럼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인 중간 소득 국가에서 상당한 규모의 불법 인구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불법적인 경로를 택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불법 이민을 행하는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더 절박한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아마도 중국의 공공정책 부재, 곧 미미한 사회 안전망으로 인해 국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체제에 대한 우려 떄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중국 이민자들은 역사적으로 관광 비자를 받거나 미국 대학에 등록하는 등 더 쉬운 경로를 택해 왔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중국 중산층의 일부에게는 이러한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다. 해외 유학은 비용이 많이 들고,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비자 취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의 삶을 위해 강도, 위험한 보트 여행, 부패한 경찰, 산사태, 정글에서의 잠재적 죽음 등의 위협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모든 이민자 가족은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중산층들]


남미를 여행하는 많은 중국인 가족은 왕씨와 마찬가지로 한때 중국에서 편안한 삶을 살았다.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이 3년간 지속되고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사업주와 회사 직원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왕 씨 가족은 중국에서의 미래, 특히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모두 잃은 채 멕시코를 통해 위험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뉴스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는 비극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부동산 위기만 보더라도 곧 은행의 위기로 확산될텐데 이런 환경에서 중국 경제가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21년부터 중국 중산층들의 삶을 원천적으로 무너뜨린 원인으로 부동산 거품이 꺼진 것을 들었다. 그로 인해 중산층들의 가계 저축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특히 중소기업가들, 곧 소상공인 사이에 만연해 있다. 왕 씨는 남부 공업도시 원저우에서 여성용 블라우스를 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수출하는 의류 공장을 운영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30~40명의 직원이 있었고 매년 약 3만 달러에서 6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와 그의 아내는 집과 자동차를 가지고 편안하게 살았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왕 씨는 공장을 폐쇄해야 했다. 그 후 왕 씨는 부채 상환에 시달리게 되었다.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포용아카데미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소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보유 현금 부족, 차입 능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는 1,800만 근로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주로 제조업과 소매업에 종사하는 2,34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종종 고액 과외를 전제로 하는)이 가중되면서 사회적 계층 이동에 대한 가족의 꿈이 무너지고 있다.


이에 대해 빅터 시(Victor Shih)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사회적 계층 이동성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농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드물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규모 기업가의 경우 자리를 잡고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그들은 정부 주도의 일에 참여하기 위해 막대한 뇌물을 지불하거나 온갖 약탈 행위를 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일거리를 찾으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왕 씨는 결국 지난 2021년 공장을 폐쇄한 후 디디추싱의 차량 호출 플랫폼에서 운전기사가 되었고, 그곳에서 ‘대부분 수출 사업을 했던’ 다른 운전자들을 만났다. 그 일자리에서 일부 저축은 했지만 경제적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심지어 매일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온 세상이 감옥 같았고 희망이 없는 것 같았다”면서 “공장 폐쇄,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등 모든 사소한 일들이 절망에 빠뜨렸다”고 회고했다.


그런 그에게 이미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던 왕 씨의 형이 미국으로 가는 '도보 여행길'에 대해 알려주었고, 왕 씨는 곧 중국의 단편 동영상 사이트인 더우인(Douyin)과 유튜브를 보며 여행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여정을 완주한 중국 이주민들의 동영상을 보며 왕 씨는 미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는 이주 아동이 미국 공립학교에 무료로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왕 씨는 집과 자동차를 팔고 가족들의 저축을 모두 챙겨서 미국으로 떠났다.


[정글 지나 무작정 이민 떠난 이들, 과연 행복을 찾았을까?]


안후이성 쑤저우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32세의 판 멩겐은 2023년 1월 아내, 12세 딸, 9세 아들과 함께 미국에 도착했다. 판씨는 “경제가 나쁘고 인권이나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으며, 아이들이 중국에서 자라면 길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저는 제 아이들이 미래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현재의 사회 계층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기에 우리는 떠나야만 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같은 도시에서도 판 씨의 수입은 높은 편에 속했지만, 그는 중국의 정치가 불안정해지고 소비자 지출이 약해지면서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까봐 두려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 불법 이민자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강행하는 이유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갈수록 희망이 없는 사회로 전락하면서 미래를 기약할 수가 없다는 판단하에 차라리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민을을 떠나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닛케이가 소개한 여러 이민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었다.


닛케이가 인터뷰한 이민자들에 따르면 미국에 도착한 후 가족들은 일반적으로 구금 시설에서 짧은 시간 동안 머물게 된다. 가족, 여성, 어린이는 종종 샌디에이고의 국가가 후원하는 호텔로 보내지기도 한다. 정부 버스가 구치소에서 호텔까지 이주민들을 데려다주며, 이주민들은 호텔 안뜰에서 대기하며 정착을 기다린다. 독신 남성인 경우는 다른 도시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교통 광장에 내려진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미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서다.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쉽게 입학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집도 살 수 있다.


닛케이와 인터뷰를 했던 판 씨는 미국에 정착한 후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이 제가 항상 원했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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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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